말 한마디에 美 국채 금리 흔들...‘리틀 버핏’이라 불리는 이 남자 [지식人 지식in]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 알리기 시작
쿠팡 초기 투자로 8배 이상 차익 내고
美장기국채 금리 예측으로 수천억원 수익
‘반유대주의’ 논란 게이 하버드대 총장 사임 압박
“기부 무기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애크먼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역사학 학사학위와, MBA석사 과정을 모두 거쳤습니다. 1992년 MBA 졸업 직후 1993년 ‘고담 파트너스’라는 헷지펀드를 창업한 그는 일찍이 인상적인 수익을 내는 투자자가 되었습니다. 고담 파트너스는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헷지펀드였습니다.
10여년 뒤 애크먼은 곧 세계적인 헷지펀드가 될 ‘퍼싱스퀘어 캐피탈매니지먼트(퍼싱스퀘어)’를 설립합니다. 이후 그의 투자 스타일은 행동주의 투자로 바뀝니다. 지배구조나 경영상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 지분을 대거 확보한 뒤 경영진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방식의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겁니다.
가장 유명한 그의 행동주의 투자 사례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캐나디안 퍼시픽 철도입니다. 2011년 캐나디안 퍼시픽 철도의 지분 14.2%를 순식간에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된 퍼싱스퀘어는 경영진에게 비용을 20% 가량 줄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기존 경영진은 ‘퍼싱스퀘어가 캐나디안 퍼시픽의 경영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맞섰습니다. 그러나 여론전까지 동원한 퍼싱스퀘어의 압박에 못이겨 결국 사퇴합니다.
당시는 소비자물가 지수가 5% 이상을 막 기록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빠르면’ 2022년 3분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금리 인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했습니다. 실제 미국 금리는 이듬해 3월부터 인상됐고 5월부터는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6월부터는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애크먼은 미국 장기국채 금리 움직임을 예측한 절묘한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5%에 가깝게 치솟았던 지난해 10월에 앞서 장기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해 큰 돈을 번 것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7월 중순 3.8%에서 10월 중순 4.9%로 급등했습니다. 이후 현재는 3%대 후반으로 다시 진정된 상태입니다. 퍼싱스퀘어는 지난해 8월 미국 장기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했습니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는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니 금리가 오를 것이라 예측한 겁니다. 이유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며 “장기 국채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발발하며 국채 금리는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그가 예상한 5.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요.
그럼에도 애크먼은 X 계정을 통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기세입니다. 게이 총장이 사임하겠다고 하자마자 ’샐리는요?‘라며 콘블루스 총장의 사임도 종용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모교인 하버드대에 이렇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건 그가 쌓은 커리어와 명성 때문도 있지만 그간 애크먼이 모교에 기부한 엄청난 양의 재산 덕분이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애크먼은 수년간 수천만 달러를 하버드대에 기부해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는 쿠팡의 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한데, 2017년 1000만달러어치의 쿠팡 비상장 주식을 하버드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특히 교육과 보건 분야 자선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단체 퍼싱스퀘어 재단은 지금까지 수백만 달러를 말라리아 퇴치, 교육 접근성 개선을 위해 기부했다고 합니다.
그를 실제로 만났다는 국내 한 투자업계 인사는 그가 “젊은 나이에 비해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애크먼은 평소 직원들이 집보다 회사를 더 좋게 느끼게끔 하는데 특히 신경쓴다고 합니다. 여름 휴가를 멕시코 칸쿤으로 떠난 적이 있는데 직원들, 직원들의 가족들과 함께 떠나기도 할 정도입니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점은 그가 자신이 죽을 때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크게 신경쓴다고 말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그 신념에 맞게 바꾸어가려는 그의 행보가 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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