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의 재재재…발견, ‘사랑한다고 말해줘’[多리뷰해]
말하지 않아도…감성을 두드리는 클래식 멜로
2배속으로 보면 안돼요
나이 50에 이렇게 멋지면 반칙이죠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정우성의 11년 만 멜로 복귀작. 1995년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를 기록한 일본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원작. 스튜디오앤뉴와 정우성이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스튜디오가 공동 제작. 정우성이 13년 전 리메이크 판권을 구매. 드라마 ‘그해 우리는’ 김윤진 감독과 ‘구르미 그린 달빛’ 김민정 작가 ‘ 감성메이커’의 만남.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매주 월화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에서 방송. 디즈니+에서도 공개 중. 16부작.
[줄거리]
원인 모를 열병으로 청력이 손실된 뒤 청각장애 화가로 살고 있는 차진우는 제주도에서 우연히 정모은을 마주침.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는 정모은과 짧지만 강렬한 만남과 우연을 반복하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온 차진우에게 ‘정모은’은 낯선 떨림이었지만 상처를 주기 싫었던 차진우. 거리두기를 했으나 각자의 결핍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며 사랑을 키워나감. 그런데 아트센터 관장이자 차진우의 옛 연인인 송서경(김지현 분)이 등장하면서 세 사람 사이에 새로운 변화. 미대 화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되면서 송서경이 차진우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고, 정모은과의 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차진우와 지쳐가기 시작한 정모은. 두 사람이 소통의 시차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캐릭터 소개]
정모은의 동생인 정모담은 넉살 좋은 친화력의 ‘핵인싸’ 트레이너. 오지유 역의 박진주와 코믹 로맨스로 극의 활력을 더함.
# 세상이 음소거 되는 순간…대사 백 마디 보다 눈빛 한 번
오디오 사고 아니다. 정적이 흐르는 파격의 드라마. 그들의 손과 눈빛에 오롯이 집중할 수밖에 없다. 두 주인공은 눈빛을 언어 삼아, 표정을 고백 삼아 사랑을 완성해 간다. 차진우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올 때 “심장을 두들기는 것 같은 느낌”. 음성이 아닌 수어로 감동과 깊은 여운을 안기는 귀한 드라마. 자극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멋진 대사를 날리지 않아도 작품이 주는 감동과 여운은 온 몸을 휘감는다.
# 역시 멜로는 정우성이지
‘비트’(1997)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2011)…11년 만에 화면을 가득 채운 정우성의 눈빛 연기가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 말하지 않아도 깊고 풍부한 표정과 눈빛으로 차진우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 고요함 속에서 따뜻한 교감을 나누는 정우성과 신현빈의 따스한 케미는 고전 명작에서나 뽑아냄직한 그림. 두 사람의 비주얼에 김윤진 감독이 구현한 서정적인 영상미가 얹어져 매 장면이 수채화 같은 그림체. 이 드라마를 잘 찍기 위해 “5개월간 금주했다”고 밝힌 정우성. 덕분에 “톰 크루즈처럼 멋지게 늙어간다”는 반응.
정통 멜로 드라마 실종 시대. 시대가 흘러도 가장 사랑받는 장르는 러브스토리, 곧 멜로다. 사랑은 세대와 상관없이 인간의 삶에서 빠지지 않는 영원한 이슈이자 화두다.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깊고 진하게 스미는 클래식 멜로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의 결핍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서서히 마음을 나누는 모습은, 시련 속에서 꽃피운 사랑이라서 더 고귀하고 아름답다. 설령 가시밭길이라 해도 함께라서 외롭지 않을 듯 하다.
# 감성 OST·미친 영상미
“정우성 테마곡 뭔가요?” “키스하던 그 바닷가 어딘가요?” “고즈넉한 돌담길 가고 싶어요” OST와 촬영지에 대한 문의가 많은 드라마. 10CM, 세븐틴 승관, 김경희, 김뮤지엄, 너드커넥션 서영주 등 감성 뮤지션들이 총출동.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미스터 선샤인’ ‘도깨비’ 등에서 활약한 남혜승 음악감독이 프로듀싱에 참여. 정우성 집으로 나온 낙상공원 성곽길 카페는 주말마다 인증샷 행렬. 스치는 밤 공기마저 한 폭의 예술로 승화시킨 감각적인 영상미는 비주얼 폭발.
[쓴소리]
정우성의 말마따나 “속도가 빠르고 달짝지근한 강한 맛을 주진 않아서” 시간 없는 사람에겐 인내력이 필요한 드라마. 그렇다고 2배속으로 보면 명장면 다 놓친다. 특별히 까르르 웃을 일도, 그렇다고 티슈를 찾을만큼 눈물샘을 자극하지도 않아서 누군가에겐 “안드로메다급 판타지”로 느껴지고, 누군가에겐 고구마 10개는 먹은 듯한 드라마가 될 수도.
# 호불호 갈리는 정우성·신현빈 케미
멜로 드라마의 생명 중 하나는 여주인공의 매력과 상대 역과의 궁합. 정우성 신현빈의 케미와 조합에 대한 호불호 갈림. 선이 곱고 아직 많이 소비되지 않은 신현빈만의 색깔과 매력, 밀도 높은 연기력에도 손예진 한지민 임팩트가 너무 강했을까. “역대급 캐스팅” “둘이 열애설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공감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흡인력이 다소 부족하다” “그냥 비지니스 커플로 보인다”는 일부 반응도.
일본에선 1995년 방영 당시 28.1%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국내에선 1~2%대. 뜨거운 화제성을 갖는 드라마도, ‘엔딩 맛집’도 아니지만 시청률이 의미 없을 만큼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누군가에겐 인생작, 또 어떤 이에겐 평생 소장 가치 있는 명작으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던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나 탕웨이 현빈 주연 영화 ‘만추’처럼 세월이 흘러서도 다시 찾게 될, 또 회자 될 드라마.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정주행하기 좋을 작품.
[시청자소리]
호
“정우성에 1도 관심 없다가 이 드라마 보고 요즘 완전 꽃힘” “우리들의 사랑은 얼마나 상대에게 예의를 갖춘 사랑인가 되짚어보게 하는 드라마네요” “기럭지, 목소리, 머리숱도 많고. 눈빛 어쩔” “정우성 신현빈 너무 잘 어울림. 둘이 사귄다고 말해줘” “수어가 배우고 싶어졌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였는지” “자기 맘을 들여다보고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이 스토리에 쫒기지 않고 템포를 유지해서 너무 좋아요” “처음엔 좀 싱거웠는데 두 번 보면 가슴 저미고, 세 번 보면 펑펑 울게 되는 드라마” “1화부터 모든 화를 최소 5번 이상 봤는데도 또 보고 싶네요. 따뜻한 커피향 같은 드라마” “연출력이 뛰어나요. 특별한 언어나 기교 없이 연인의 사랑, 부모의 사랑, 친구의 우정… 여러 관계의 사랑이 따스하게 전하네요“ ”난 이렇게 인간적이고 멋진 한국 드라마는 ‘나의 해방일지’ 이후 처음이야” “평생 소장하고픈 아름다운 드라마. 아껴가면서 보는 중”
불호
“수면제가 필요 없어요” “보면 맥이 탁 풀리고 기분이 가라앉아요. 톤이 올라가면 또 어색하고 민망해서” “서경이 나올 때마다 짜증. 잔잔한 드라마 막판에 산통을 깨네” “대사톤이 잠이 와요” “OTT 중 점유율이 가장 많은 넷플릭스엔 절대 안푸는 욕심쟁이 KT 우후훗”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정우성은 아직 폭발하지 않았다(진향희 기자)
# 별점 ★★★★
퇴근 후 지친 몸, 잔잔하고 고요해서 힐링(일간지 문화부 기자)
# 별점 ★★★★☆
정우성은 이제 내 마음 속 톰 크루즈,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요’(40대 워킹맘)
# 별점 ★★★★☆
아… 옛날이여! 추억이 몽글몽글(홍보대행사 대표)
# 별점 ★★★☆
메이킹이 더 설렜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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