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김정은 "전쟁 기회 주면 南 초토화"…푸틴과 '원팀' 자신감?
<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북한이 지난 연말에 '대사변,' '영토 평정'을 운운하더니, 이제는 "기회만 오면 주적인 대한민국을 초토화하겠다."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 중심으로 한 주간 한반도 상황 정리해보겠습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핵심 내용들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 군사적인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전쟁할 기회가 오면 남한을 초토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북한군이 서북 도서 인근에서 잇달아 포성을 울리며 본격적으로 대남 무력시위에 나섰습니다.
이에 우리 군은 이제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완충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탄도미사일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인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북러 간 무기 거래는 불법이지만, 딱히,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앵커]
2024년, 이제 2주가 지났는데,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걱정되는데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과 동족 관계를 끊고, 영토 평정을 준비한다고 했죠.
이번 주 군수공장 시찰 때는 대한민국이 주적이고, 전쟁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기회만 주면 남한을 초토화하겠다고 했는데요
먼저 관련 발표 들어보시겠습니다.
대남 심리전을 이끌고 있는 동생 김여정도 나서서 "북한 군대의 방아쇠는 안전장치가 해제돼 있다."고 거들었습니다.
남매의 말 폭탄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남측을 주적이라고 하는 건 새로운 건 아닌데요.
하지만, 김정은이 직접 대한민국을 '주적'이라고 못 박은 건 처음이죠?
[기자]
그렇죠.
2년 전만 해도 김정은이 남한 자체가 주적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군사 위협이 주적이라고 했었거든요.
이번에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우리를 주적으로 규정한 겁니다.
주적이라는 표현이 김정은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조선중앙통신이 전원회의 결과 이행 차원에서 민족화해협의회 등 남북 관계, 교류 협력을 담당하는 기구들을 모두 정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죠.
15일에 우리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새해 예산 문제 등이 다뤄질 거로 보이는데, 파격을 좋아하는 김정은이 깜짝 참석해서 시정 연설을 할 수도 있습니다.
대남 문제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내거나, 후속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사실 주적이라는 표현을 공식화하는 건 한국에서도 민감한 문제잖아요.
김정은의 속내에 대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죠.
[기자]
북한의 주적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뀐 건데요.
과녁을 이동한 셈이죠.
말씀하신 대로, 우리도 집권 세력이 바뀔 때마다 국방 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냐 마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보통 국가 간 주적이라는 용어를 공개적으로 쓰진 않습니다.
외교상 운신의 폭을 좁히기도 하고, 대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거죠.
굳이 쓴다면, 최대 위협 뭐 이 정도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남북 간은 특수한 상황이긴 합니다.
체제 경쟁은 끝났지만, 현실적으로 이념 대치를 하고 있으니까요.
윤석열 정부가 "북한 정권과 군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일반 주민들과는 구분 지은 겁니다.
윤 정부에 대한 적개감이 강하고,
또한, 하노이 회담의 충격적인 실패 이후에 김정은이 군부 강경파를 의식하고 있고,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스며드는 남한 문화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제일꾼들 사이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동경, 신비주의가 퍼지고 있고, 6.25 전쟁을 잘 모르는 신세대들의 안보 의식 저하 속에 체제 단속, 사상 통제 목적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이런 말 폭탄에 더해 실제 행동으로 접경지역에서 무력시위까지 재개했습니다.
주민들이 많이 불안하실 텐데요.
그나마 안전판 역할을 하던 완충지대도 사라져서 위기가 일상화된 거 같습니다.
[기자]
작년 11월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이후에 9.19 남북 군사합의가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습니다.
새해 벽두 북한이 사흘 연속으로 연평도와 백령도 인근 지역에서 사격 훈련을 하자, 우리 군이 군사훈련 등 상호 간 적대 행위 중지 구역, 이른바 완충지대는 더 이상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발표 들어보시겠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 NLL 주변은 북한의 국지도발과 남북 간 충돌이 종종 발생했던 곳입니다.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이 있었고요.
3년 뒤 제2연평해전이 터집니다.
그리고 2010년에 있었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반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도 한반도 정세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예전에는 북한 도발로 일촉즉발 상황이 돼도 어떻게든 대화국면으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양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전술핵 자신감이 생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지켜봐서 상황 오판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시듯이, 1990년대에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고 그 많던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긴 바 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이런저런 해석이 나옵니다.
[기자]
최근 일본 지진 피해에 대해 위로 전문을 보냈습니다.
김정은이 기시다에게 이런 걸 보낸 게 처음이기도 하지만, 눈에 띈 건 '각하'라는 호칭을 쓴 겁니다.
성급할 수도 있지만, 북일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보통 남북대화를 발판으로 미국과 협상을 시도했는데, 이제 남한은 제치고 북일 대화를 거쳐 미국으로 가려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결국 한미일 공조에 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건데요.
북한이 우리 4월 총선을 앞두고 남남갈등뿐 아니라, 한미일 갈라치기 전술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 대선 결과를 봐야겠지만, 북한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데요.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북한이 러시아에 불법으로 제공한 탄도 미사일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하면서 북한이 제공한 탄도 미사일을 동원했다는 건데요.
6일이죠.
일주일 전 공격 때도 여러 발 썼다고 백악관이 전했습니다.
요즘엔 미국이 북한 핵 문제나 미사일 시험보다 러시아와 무기 거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니까요.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어서 속수무책인데요.
작년 대반격 실패 이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는 설상가상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대규모 공격을 퍼붓고 있거든요.
실탄이 부족한 거 같지 않은데, 북한이 도움을 주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처지에서는 북한이 복병인 셈인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사실이라면 안보리 결의 위반은 물론이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이라는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요즘 체면이 서지 않는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이 올해 11년 만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됐는데요.
안보리가 요즘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원래는 힘이 셌습니다.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거든요.
어쨌든 우리가 이번에 발언권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제 미사일이 460킬로미터를 날아갔다는 걸 지적했습니다.
북한 원산 미사일 기지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그 정도 되거든요.
실전 사용으로 성능 향상을 위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시뮬레이션 공격을 하는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북한 반응도 나왔죠
[기자]
김성 유엔 주재 대사가 성명을 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동진을 밀어붙인 미국의 대결 정책 탓이다, 북러 무기 거래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일일이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했습니다.
외교관 명의로 나온 성명이긴 하지만, 미국을 향해서는 비교적 절제, 순화된 표현을 썼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요즘 대남 위협과는 달리요.
[앵커]
한반도 정세가 막다른 길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충돌 전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 잘 들었습니다.
#북한 #주적 #초토화 #김정은 #우크라이나 #North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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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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