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뿐→169㎞ 힉스 영입'에도 불안... SF, '결국 RYU 합류 가능성' 제기됐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하며 "샌프란시스코가 자유계약선수(FA) 조던 힉스(28)와 4년 4400만 달러(57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많은 FA 자원들을 노린다는 이야기만 무성했다. 제대로 된 영입은 사실상 이정후 하나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지에서도 FA 선수들의 거취를 논할 때 샌프란시스코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그만큼 거액을 장전했지만 이렇다 할 영입은 이정후 외엔 없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번 스토브리그를 평가할 때 늘 나오는 이야기가 "이정후 하나 뿐이다"라는 것이었다.
이번 오프시즌 선발 투수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밀워키 브루어스 내야수 로우디 텔레즈도 포지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샌프란시스코 매체 SF게이트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12년 동안은 정말 나쁜 도시였다. 깨끗하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 계약을 이끌어낸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반기를 들었다. 어쩌면 더 쓰라릴 문제를 짚었다. 그는 "자이언츠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다저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선수들은 그들이 여기에 왔을 때 '다저스와 경쟁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다. 지금은 애리조나가 그렇다. 이게 샌프란시스코가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고언을 했다.
이유야 어쨌든 샌프란시스코의 올해 전망도 어두워보였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강팀 다저스는 10억 달러(1조 315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더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입단식에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냈는데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 8회, 특히 2010년부터 2년 주기로 3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통의 명가였다.
지난 시즌엔 세인트루이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었다. 65경기 65⅔이닝 3승 9패 4세이브 7홀드 ERA 2.63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08, 피안타율도 0.207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다만 100점짜리 영입이라고 평가하긴 어려운 이유가 있다. 200경기를 넘게 등판하며 그 중 단 8경기에만 선발로 나선 힉스를 선발로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힉스의 계약엔 매년 200만 달러의 옵션이 포함돼 있는데 MLB닷컴은 이는 투구 이닝에 따른 보너스라고 전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가 선발진을 보강할 필요가 있는 건 사실이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로비 레이를 시애틀 매리너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지만 그는 지난해 5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개막전부터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힉스의 선발 변신이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미지수다. 디 애슬레틱은 힉스의 선발 기용 계획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며 "부상으로 오랜 기간 빠져 있던 힉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 등록되지 않으며 지난해 시즌 내내 건강을 유지했다. 강속구를 뿌리는 힉스가 샌프란시스코에 뛰어난 선발 투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힉스는 202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선발로 8경기에 등판했다. 승리는 없었고 4패를 떠안으며 ERA 5.47에 그쳤다. 5이닝을 소화한 건 단 한 차례(3실점) 뿐이었다.
빅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빠른 구속을 자랑하지만 당연스럽게도 제구력엔 의문 부호가 달리는 투수다. 긴 이닝 꾸준히 안정감 있게 공을 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구나 부상도 잦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오타니, 야마모토 등에 투자하려 했던 금액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기에 누구라도 충분히 데려올 수 있는 재정 상황의 샌프란시스코다. 다만 잉여 자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콥과 레이가 돌아온다면 선발진이 포화상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당장 활용할 선발이 필요하고 힉스가 선발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엔 의문 부호가 달려 있다.
류현진은 매우 적합한 자원이 될 수 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186경기에서 185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78승 48패 ERA 3.27로 매우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두 차례 수술 이력이 있지만 부상으로 빠진 시즌을 제외하면 크게 부진한 적이 없었다. 2019년엔 14승 5패 ERA 2.3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빅리그 전체 ERA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해 1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3승 3패 ERA 3.46으로 준수했고 떨어진 구속을 만회하기 위해 신무기인 초저속 커브로 화제를 모을 만큼 노련함이 돋보이는 투수다. 선발진이 불안한 팀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백전노장의 투수다.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한다면 이정후와 시너지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이미 김하성과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가운데 같은 지구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류현진과 이정후가 결합한다면 국내 야구 팬들에겐 더욱 볼거리가 풍성한 2024시즌이 될 전망이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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