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할 수도 있었는데, 테스트도 떨어졌는데…” 절망했던 그 인천으로, 38세 국대포수의 ‘소박한 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학교 졸업하고 (프로)지명 안 됐을 때 여기서 테스트를 받았는데 떨어졌다.”
이지영(38, SSG 랜더스)은 경성대를 졸업하고 2008년에 육성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2009년에 정식선수가 됐다. 그러나 프로에 미지명 되고 삼성에 입단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지영은 지난 12일 SSG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 위와 같이 얘기했다.
인천에서 좌절하고 대구로 방향을 틀었는데, 서울을 거쳐 16년만에 인천에 다시 입성한 셈이다. 더구나 이지영은 올 겨울 은퇴위기에 몰렸다. 벼랑 끝에서 SSG가 손을 내밀었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사인&트레이드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통산 1270경기서 3368타수 942안타 타율 0.280 16홈런 368타점 362득점 OPS 0.654다. 수비형 포수지만 컨택 능력이 상당히 좋다. 삼성 시절 막판부터 키움 시절에 극단적 오픈스탠스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수비력은 지금도 리그 탑클래스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포수 평균자책점 3.49로 2위, PASS/9 0.334로 리그 1위였다. 그러나 키움은 젊은 포수를 대거 확보한 상황서 이지영을 굳이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다.
이지영은 12일 SSG 구단 유튜브에 “은퇴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랜더스가 좋게 봐주셨다. 끌어주셔서 감사하다. 해준 만큼 보답해야 한다. 경기에 나가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한 단계 높은 곳에 오도록 이끌어가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지영은 “대학교 졸업하고 지명 안 됐을 때 (인천에서)테스트를 받았는데 떨어졌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인천으로 돌아왔다”라고 했다. 그 사이 국내 최고 수비형포수에 국가대표 타이틀까지 달았으니, 제대로 성공해 돌아왔다.
후배 포수들의 길잡이다. 이지영은 “많이 어리더라. 미리 찾아보니 98년생, 99년생, 2000년생이더라. 16살 이상 차이 나는데, 먼저 다가와주면 나도 다가가겠다. 팀이 베테랑 포수가 필요하고, 내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시너지를 내도록 돕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키움 시절 사용한 등번호 56번은 전의산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지영은 “얘기는 해보겠는데 굳이 뺏고 싶지 않다. 새로운 팀에 왔다. 번호는 의미 없다. 새로운 번호를 달고 새롭게 나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지영은 “어릴 때부터 봐온 팀이라 많이 기대된다. 긴장이 안 된다고 할 수 없는데 선수들과 융화돼 팀 우승을 돕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가 팀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고향에 와서 마지막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은퇴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열정적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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