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인천시의원들 '5·18 폄훼 논란' 허식 시의장 의장 불신임 결정

황남건 기자 2024. 1. 13. 17: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박용철 인천시의원(강화)이 13일 오후 시의회 의원총회의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열린 의원총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남건기자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5·18 폄훼’ 논란에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등 파문이 확산(경기일보 8·9·10일자 1·3면)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허 의장의 의장직 박탈에 나선다.

13일 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의원총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의장 불신임안을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18일 의장 불신임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불신임안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292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 제적 의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받으면 의결이 이뤄진다.

이봉락 제1부의장(국민의힘·미추홀3)은 “우리 당은 ‘5·18 정신’을 존중한다”며 “이를 명확히 나타내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위반 여부는 확정 판결 이전이지만, (허 의장의) 품위 유지에 문제가 있다”며 불신임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제62조는 지방의회의 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하지 않으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용철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부대표(강화)는 “허 의장 논란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결정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법률 검토를 한 뒤, 후속 절차 등을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미국 출장을 간 한민수 시의원(남동5), 이단비 시의원(부평3), 신성영 시의원(중구2)이 불참했다.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시의회 제공

시의회 안팎에선 국민의힘도 허 의장의 윤리특위 회부에 참여키로 중론을 모은 만큼, 윤리특위의 징계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허 의장을 윤리특위에 회부하면 추가 징계에 대해 동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징계 수위는 여야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의장 불신임 등 의장직 박탈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허 의장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윤리특위는 국민의힘 의원이 6명, 민주당 의원이 3명이어서 사실상 허 의장의 징계는 허 의장의 사과문 발표 등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김대영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허 의장이 시의회는 물론 인천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의원직 사퇴 등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이번 허 의장의 불신임안 의결을 종전에 같은 당인 허 의장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로 규정하고, 윤리특위를 통한 허 의장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결정은 ‘가제는 게편’을 선택한 것으로 허 의장의 탈당 꼼수에 버금가는 ‘꼼수 의총’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즉각 당윤리위원회 회부를 지시했는데도, 시의원들은 이런 심각성을 외면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허 의장의 행위는 5·18특별법 위반은 물론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부정”이라며 “인천시민을 대의하는 시의원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일보는 허 의장과 통화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

한편, 허 의장은 지난 2일 인천시의원 40명에게 특정 언론사의 ‘5·18 특별판’ 신문을 배포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신문에는 ‘5·18은 DJ 세력·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는 내용과 ‘5·18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는 등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주장이 담겨 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