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버렸을까…26년 전 쓰레기통 있던 이 대본, 3700만원에 팔렸다

이은 기자 2024. 1.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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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원본 대본 두 권이 영국의 한 경매에서 2만2000파운드(한화 약 37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회사 측은 "('프렌즈' 대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며 "이런 발견의 영향력과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입찰자들이 대본에 그야말로 열광하더라"면서 경매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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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대본 발견 수십 년 보관, 촬영 英 스튜디오 직원
/사진=핸슨 옥션

26년 전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원본 대본 두 권이 영국의 한 경매에서 2만2000파운드(한화 약 3700만원)에 낙찰됐다.

12일(현지시간)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경매업체 '핸슨 옥션'의 경매에서 낙찰된 이 대본들은 1998년 방송된 '프렌즈' 시즌4의 마지막 에피소드 두 편 '로스의 결혼식1' '로스의 결혼식2'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초 경매업체는 이 대본의 경매가를 600~800파운드(한화 약100만원~135만원)로 봤다. 그러나 사전 입찰이 219건이나 이뤄질 정도로 전 세계 입찰 경쟁이 치열했고, 결국 2만2000파운드에 판매됐다. 낙찰자는 수수료까지 포함해 총 2만8864파운드(한화 약 4840만원)를 지불했다.

경매회사 측은 "('프렌즈' 대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며 "이런 발견의 영향력과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입찰자들이 대본에 그야말로 열광하더라"면서 경매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사진='프렌즈' 공식 페이스북

이 대본은 26년 전 '프렌즈' 제작진이 영국 웸블리에 있는 파운튼 스튜디오에서 시즌 4 촬영을 마친 뒤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엔딩 유출을 막기 위해 파기하고 떠난 대본 중 하나로 추정됐다.

이 대본을 발견한 사람은 스튜디오 관리직으로 근무했던 직원으로, 이제는 60대가 된 은퇴자였다.

그는 "촬영이 끝난 후 몇 주 뒤 쓰레기통에서 발견했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주변에 쓰레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냥 사무실 서랍에 넣어뒀다. 누구 대본이었을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또 "프렌즈 출연진을 한 명도 본 적이 없지만 엄청나게 바빴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 대본은 여러 차례 잊히고 버려질 뻔했지만 계속 우연히 발견되면서 위기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1999년 파운틴 스튜디오를 떠났다는 그는 "책상을 치우러 왔을 때 모든 것을 큰 상자에 담았다. 대본이 있었다는 걸 잊어버렸고, 서류 더미 속에 뒤섞여 있었다. 몇 달 후 상자를 살펴보고 나서야 대본을 발견했지만 다시 침대 옆 서랍에 넣어놨고, 그 이후로 계속 거기 뒀다. 이걸 아주 쉽게 버릴 수도 있었다. 최근 이사를 앞두고 집을 정리하다 또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본의 원 소유자는 '프렌즈'의 열렬한 팬은 아니라고 고백하며 경매에 내놓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나는 '프렌즈'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최근에야 내가 가지고 있었던 대본의 에피소드를 봤다. 미국 유머는 영국 유머와는 다르다. 이 대본은 열렬한 프렌즈 팬이 소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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