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국 통일 압박? 민생이 더 중요하죠"…만만치 않은 집권 민진당 심판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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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통일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금 대만에서는 민생이 더 중요하다." "대만은 대만인의 땅이다. 현상 유지를 원한다."
그는 "(집권) 민진당이 당선되면 중국은 더욱 대만인들을 억압할 것이고, 국민당이 정권을 잡게될 경우 중국과 대만간 관계는 민진당 정권 때와 다르게 급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다 같이 상호 평화롭게 지내는게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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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과 통일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금 대만에서는 민생이 더 중요하다.""대만은 대만인의 땅이다. 현상 유지를 원한다."
13일 2300만 대만인의 향후 4년을 이끌 총통 선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날 정오 시간을 넘겨 찾은 타이베이 중산국립학교의 한 투표소는 일찌감치 시민들이 투표를 마치며 한적한 모습이었다.
이번 선거의 주요 현안은 양안 관계와 민생 문제로 축약된는데, 국민들 대다수는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을 인지하고 있지만, 어떤 후보가 국민들의 피부에 더 와닿는 민생 대책을 제시했는지에 보다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듯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여성 자영업자는 자신을 국민당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집권) 민진당이 당선되면 중국은 더욱 대만인들을 억압할 것이고, 국민당이 정권을 잡게될 경우 중국과 대만간 관계는 민진당 정권 때와 다르게 급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다 같이 상호 평화롭게 지내는게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중당(제2야당) 역시 살짝 녹색 진영(민진당)에 치우쳐 있다고 생각한다. 커원저 후보는 천수이볜 전 총통(민진당, 2000년~2008년 집권) 주치의였기 때문이다. 중국과 통일이 된다면 중국의 영토로 간주될 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독립을 한다고해도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중국과 경제가 좋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는 양안 관계의 안정과 중국과의 경제 협력 등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역시나 국민당에 표를 던졌다고 자신을 밝힌 한 50대 부부는 "민진당은 부패와 스캔들로 국제적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언급했다. 또 이들은 "대만이 미국이란 보호 세력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것은 대만에 더욱 더 도전을 제기하고 재난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표장을 벗어나던 50대 남성 지지자는 자신이 누구를 선택했는지 밝히기를 거부하면서도 "대만은 현재 민진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주머니에는 돈이 없다. 과거보다 경제상황이 안좋아졌다"면서 "대만 경제를 위해 한 게 없는데 이들을 왜 지지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타이베이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60대 남성은 출근하기 전 아침 일찍 투표를 마쳤다면서 "국민들간 이념 대립이 심하지만, 결국 대만은 대만 국민들의 것이다.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다"며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 지지자임을 시사했다.
라이칭더 후보는 과거 자신을 "대만 독립을 위한 실용주의적 노동자"라 소개해 중국을 격분하게 했고 미국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국과 "현상 유지"를 원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차이잉원 현 총통과 같은 노선이다.
라이 후보가 최근 "양안 교류 협력에 있어서는 대등하고 존엄성이 있다면 대만의 문은 영원히 열려있다"고 말하자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을 전쟁과 쇠퇴에 점점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올해 대만 유권자 1950만명이 참여하는 총통 선거는 현지시간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께 종료된다. 첫 개표 결과는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대리전'으로도 평가받는 이번 선거에서 대만 정권이 8년만에 친미·독립 성향을 버리고 친중 노선을 선택하게 될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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