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치 임대 종료’ 황의조, 비밀 귀국...불법촬영 혐의로 10시간 조사, 유럽 커리어 이대로 끝?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1. 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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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 시티와 임대계약이 조기에 종료된 황의조(31)가 한국으로 귀국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2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황의조를 소환해 약 10시간 동안의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은 이후 약 두달만이다.

앞서 경찰은 이같은 조사를 위해 황의조를 한국으로 소환하려 했다. 하지만 황의조는 햄스트링 부상 등을 이유로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왔다. 그러다 최근 부상으로 노리치와의 임대 계약이 조기 종료되자 비밀리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황의조가 11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은 이후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피해자에 대한 조사 등이 진행됐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주력했다는 입장이다.

황의조의 입장은 지난해 11월과 거의 동일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황의조는 불법 촬영 사실은 인정했지만 서로가 동의한 내용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동시에 상대 측이 인지할 수 있었기에 불법 촬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서 피해자는 언론을 통해서나 경찰 조사에서 ‘동의한 적이 없는 불법 촬영’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사건이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지난해 중순이었다. 2023년 6월 황의조는 동영상 유출 피해를 호소하며 유포자를 고소했는데, 지난달 불법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미 황의조는 SNS를 통해 유출된 폭로 영상으로 문제의 중심에 섰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밝힌 A씨는 동영상, 사진 등을 공유하며 황의조에 대해 폭로했다. 황의조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후 이와 관련한 협박을 받았다며 A씨를 고소했다. 이후 강경 대응을 펼쳤으나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구속된 A씨는 황의조의 형수로 밝혀졌다.

경찰은 SNS를 통해 유포된 자료를 분석, 추적하면서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불법 촬영 정황이 있어 피의자 신분으로 전한되어서 2차례의 소환 조사가 진행됐다. 황의조 측과 피해 피해자 여성 측은 서로 다른 입장을 밝히며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황의조 개인으로도 부상으로 임대 이적이 조기 종료되면서 강제로 팀에 복귀한 상황이다. 앞서 프리미어리그의 노팅엄 포레스트는 9일 “알렉스 마이튼과 황의조가 각각 KV 코르트레이크(벨기에)와 노리치 시티(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에서 임대 생활을 마치고 복귀했다”고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노팅엄은 추가로 “황의조는 지난 9월 (임대 이적으로) 노리치에 합류해 18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며 짧은 코멘트를 덧붙였다. 시즌 전 노팅엄은 전력외 자원으로 분류한 황의조를 잉글리쉬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 시티로 1시즌 간 임대 이적 시킨 바 있다.

하지만 임대 이후 불과 4개월여만에 갑작스럽게 계약이 조기에 종료되는 형식으로 팀에 복귀한 것이다. 이후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황의조가 약 6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장기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임대 기간 상당히 많은 공백이 예상되면서 임대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일에도 노팅엄의 지역 언론 노팅엄포스트 역시 “노팅엄 포레스트의 잊혀진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면서 “황의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2024년을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맞이하게 됐다”며 노리치에서의 위기상황을 언급했다.

노리치가 앞선 계약에서 황의조의 주급 일부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 기간 적지 않은 이탈이 생기면서 조기에 계약을 종료한 것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와그너 노리치 감독 또한 황의조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공격 옵션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황의조의 입장에선 사실상 유럽 무대에서의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심각한 위기다.

앞서 감바 오사카 등 J리그에서 활약하며 해외 리그에서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황의조는 지난 2019년 프랑스 리그앙 지로댕 보르도로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

사진=지롱댕 보르도 공식 SNS
입단 초기 부진했던 황의조는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2020-21시즌 리그앙 36경기서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황의조는 이듬해인 2021-22시즌에도 32경기서 11골 2도움을 올리는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보르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보르도가 최악의 부진을 겪는 가운데 2부리그로 강등 당해 재정 상황마저 악화되면서 이후 행보들이 꼬였다.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앙의 낭트, 올림피크 마르세유 등 좋은 대우와 안정적인 환경을 보장한 리그내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또 다른 국외로의 이적을 택했다. 결국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한 노팅엄으로 이적하며 세계 최고의 리그에 입성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동시에 거의 스쿼드 전체를 갈아치울 기세로 선수들을 끌어모은 노팅엄에 황의조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황의조는 이적과 동시에 노팅엄에서 뛰어보지도 못하고 같은 구단주가 운영하는 그리스 수페르리그의 올림피아코스로 재임대를 떠났다.

그러나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에서도 리그에선 5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는 6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결국 올림피아코스와의 임대 계약도 종료된 이후 황의조는 K리그1 FC 서울로 단기 임대를 떠나 2023시즌 전반기 18경기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다소 끌어올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시즌 종료 후 원소속팀인 노팅엄으로 복귀한 황의조는 프리시즌 경기 등에 출전하며 프리미어리그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결국 시즌 초반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노리치로 임대를 떠났다.

황의조는 노리치에서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교체로 시작해 점차 역할을 늘려간 이후 2023년 11월 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점차 골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2023년 11월의 마지막 경기였던 왓포드와의 리그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흐름이 다시 꺾였다.

결국 챔피언십 19~22라운드까지 황의조는 내리 4경기를 연속으로 결장했다. 이후 리그에서 다시 복귀했지만 전과 같은 몸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새해 들어 치른 경기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면서 노리치와의 인연마저 조기에 끝나고 말았다.

불법 촬영 혐의로 국대 자격도 박탈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황의조의 국가대표팀 자격을 일시박탈했다. 유무죄가 가려질 때까지 대표팀에 황의조를 발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노리치시티 공식 SNS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되면서 황의조의 커리어 자체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2부리그라도 상당한 수준의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았던 황의조였는데, 법정 다툼을 통해 자신이 주장하는 무죄를 입증하기 전까지 대표팀 소집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입장이다.

잉글랜드 등 다른 유럽리그에서의 워크퍼밋이 나오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더군다나 소속팀에서의 입지도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입지적으로 반등을 만들기 어렵다.

황의조의 소속팀에서의 처지도 더욱 암담해졌다. 최소 1월을 꼬박 재활에 매달려 2월 초중순 복귀하더라도 노팅엄에서 현재 황의조가 뛸 수 있는 자리는 사실상 없다.

공격 옵션에서 이미 6~7순위 이상으로 선택지가 밀린데다 노팅엄은 영입 이후 2시즌 간 황의조를 1군 전력으로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프리시즌을 제외하면 현재 선수단과 거의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황의조가 2월 이후 복귀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현재로선 매우 희박한 확률의 일이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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