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해시태그 막고, 무력 시위까지···중국, 총통 선거일까지 대만 압박

‘독립·친미’ 성향인 민진당 라이 후보 겨냥해 비방전

대만 총통선거일인 13일 타이난의 한 투표소에서 대만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 당일까지 대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만 선거’ 관련 해시태그가 차단됐고,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 군용기를 띄웠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 SNS ‘웨이보’는 이날 대만 선거 관련 해시태그를 차단 처리하며 “관련 법과 규정, 정책에 따라 이 주제의 콘텐츠를 표시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날 오전 한때 대만 선거를 주제로 한 글이 누적 조회수 1억632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로 떠오른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웨이보에는 선거로 양안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게시글과 대만을 가능한 한 빨리 중국에 복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이 대만 선거 관련 보도를 다루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AFP는 “오전에 대만 선거 관련 해시태그는 사라졌다”며 “신화통신, 중국중앙TV(CCTV), 인민일보 등 중국 최대 뉴스 플랫폼들도 대만 선거 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대만에서는 오전 8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9시)부터 제16대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총통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반중친미 성향인 집권여당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현 부총통, 친중 성향인 제1여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 민중당의 커원저 주석 3명이다.

중국은 선거 당일까지 군용기를 띄우며 대만을 군사적으로 위협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8대와 군함 6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8대 가운데 윈(Y)-8 대잠 정찰기 1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부 공역에 깊숙이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되돌아갔다.

대만군은 또 전날 오전 3시29분과 오후 2시35분쯤에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 풍선 2개도 탐지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독립·친미’ 성향인 민진당 라이 후보를 겨냥해 비방전을 펼치면서 대만 총통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윤곽은 이날 밤쯤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