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선균 녹취 보도, 최대한 절제”…사실상 삭제 거부
배우 고 이선균씨의 사생활 녹취를 보도한 KBS가 최대한 절제해 녹취를 사용했고 KBS 보도와 이씨 사망 간 인과관계를 부인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의 보도 삭제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KBS는 13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 성명서에 대한 입장문에서 “작년 11월24일 이씨 마약 투약 혐의 보도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다각적인 취재와 검증 과정을 거쳤으며 관련 내용은 최대한 절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보도에 사용된 녹취는 혐의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관련 주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기에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KBS의 보도 시점은 고인이 사망하기 한 달여 전으로 이를 사망 배경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언론의 자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배우 최덕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견에는 영화감독 봉준호·장항준, 배우 김의성,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등 문화예술계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윤종신은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내용을 조속히 삭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지난달 27~30일 치러진 이씨의 장례 및 발인 당시 모인 대중문화계 관계자들이 문제제기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결성됐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단체 29곳이 참여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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