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부인에 피해자측 "사전동의 입증할 증거 내놔야"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4. 1. 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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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피해자측 이은의 변호사, '황의조 2차 소환' 혐의 부인 주장에 반박
"상대 폰 늘 예의주시해야 하나…'친밀한 대화' 증거인 양 제시, 교활"
황씨 측 "포렌식 휴대폰 등에서 영상 발견 안 돼…여성이 찍은 영상도" 주장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경찰이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 선수(32·노팅엄 포레스트)를 2차 소환한 가운데 피해여성 측은 촬영의 불법성 자체를 일체 부인한 황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황씨가 경찰에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근거로 양측의 카카오톡 대화 등을 제출한 것을 두고, '사전 동의'가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직접 증거를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피해여성의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13일 기자단에 보낸 '황의조 비공개 소환조사 관련 보도에 부쳐'란 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낳고 큰 상처를 남길 황씨의 거짓말이 교묘히 '기사'라는 이름으로 열거된 것을 보며 경악과 분노를 금하기 어렵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불법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를 받는 황씨를 전날 2차 소환해 10시간 가량 비공개 조사했다. 한 언론이 황씨 조사 사실을 먼저 보도했는데, 이 변호사는 "단독 기사를 빙자한 황씨의 주장과 소식을 들었다"면서 기사에 나온 황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휴대전화가 잘 보이는 곳에 놓여 있었다며 피해 여성의 동의 없이 '몰래 찍었다'는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기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서 황씨가 이제 와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거나 사실을 말할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며 "그런데 혐의를 부인하는 황씨의 주장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고, 증거랍시고 제출한 자료가 어떤 차원에서 '소명'이란 단어가 쓰일 만한 자료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의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그 상황이 곧 피해자의 동의와 '같은 말'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상대방의 휴대폰 위치를 늘 예의주시하며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촬영임을 직감하고 대처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멋대로 (남을) 찍으며 사는 사람의 수준에서는, 사귀는 사람이나 사귀던 이와 방에 머물면서 휴대폰 위치를 파악하고 그 놓인 위치에 따라 촬영이라 판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런데 일반적인 사람들도, 평범한 여성들도 그러할까"라고 되물었다.

지난해 11월 황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받은 첫 경찰 조사에서 '촬영 때마다 사전에 매번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한 것을 들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도 짚었다.

이 변호사는 "(이후로는) 황씨가 변호인을 통해 '휴대폰이 보이는 데 있었으니 피해자가 알았다'라는 관심법 같은 주장을 펼쳐왔다"며 "동의를 구했다는 건가, 동의를 구하진 않았지만 알았을 것이란 말인가. 아니면 주장을 번복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황씨 말대로 상호 동의 아래 촬영된 영상이었다면,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대화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카톡 대화 등을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부분을 겨냥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황씨의 말이 사실이면 그런 (영상 관련) 대화가 오가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친밀한 대화'가 무엇을 입증할 수 있나"라며 "친밀한 대화 말고 그런 대화를 (수사당국에) 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황씨와 피해자는 과거 잠시간이나마 교제했고 헤어진 후로도 간헐적으로 만남을 이어온 사람들"이라며 "그럼 친밀하게 대화하지, 침 뱉으며 대화할까. 친밀한 대화가 (무혐의를 증명할) 증거인 양 말하는 것은 교묘하다 못해 교활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황씨가 수 년 전 교제 당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일방적으로 사용해 촬영했던 일이 있었고, 피해자는 몹시 당황해 그 영상을 즉시 삭제했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황씨가 해당 영상을 요구했을 때 피해자는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전언이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이 역시 (황씨로 인한) 피해라 생각하고 진즉 경찰에 진술했다. 다만 이 영상이 존재하질 않아 범죄혐의로 특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만약 현재 문제가 된 영상이 동의를 얻어 촬영된 것이었다면, 이 또한 황씨가 피해여성으로부터 이미 공유 받았을 거란 점도 지적했다. 또 피해자는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통째로 경찰에 제출했다며 "황씨처럼 초기화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는 휴대폰"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있으니 혐의를 부인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짓말을 반복하며 피해자의 명예에 상처 주는 행태는 우려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종래에 응분의 댓가를 법원에서 치르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씨 측 변호인도 이날 입장을 내고 "황 선수가 현재까지 사용하던 휴대폰과 노트북 등 9대 이상의 전자기기를 모두 포렌식했으나, 어떤 불법촬영 영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씨 측은 촬영은 합의를 전제로 이뤄졌으며 여성 측에서 촬영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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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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