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낙계 행사서 이재명에 ‘칼빵’ 막말···이낙연 “대단히 잘못된 일” 직접 사과
민주당 “엄정 조치를”…이낙연 “품위를 지켜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탈당 기념행사’를 하고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지지자의 ‘막말’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이 논란이 되자 이 전 대표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직접 사과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을 포함해 지지자 300여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민주당을 떠나며’에서 “이재명 때문에 탈당한다”고 밝혔다. 이 전 국회부의장과 최 전 시장은 이 전 대표가 추진 중인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전 부의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민이던 송영길 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고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에 이재명 씨가 들어선 걸 보고 ‘당이 망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최 전 시장은 “이 대표는 제가 두려운가 보다”라며 “(이 대표) 꿈이 청와대 가는 것(대통령 당선)일 텐데, 저 때문에 절대 못 갈 것”이라고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칼럼니스트 등 활동을 하는 프로레슬러 출신 김남훈씨는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살다 보니 목에 ‘칼빵’을 맞았는데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이 대표의 주요 일정이 ‘병원, 법원, 병원, 법원’이다. 남의 당 대표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트로트 곡 ‘무정 부르스’를 개사해 ‘이재명 애원해도 소용없겠지, 과격했던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발길을 막아서지만 상처가 아름답게 남아있을 때 미련 없이 가야지’라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당 지도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저질 혐오 발언에 대해 엄정 조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 전 대표의 지지자가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정치테러 사건을 두고 ‘목에 칼빵을 맞았다’는 반인륜적 망언을 했다”며 “국민의힘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조롱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탈당 명분으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강성 발언을 문제 삼던 당사자들이 한솥밥을 먹던 동지들을 비난하고 극우 유튜버도 쓰지 않는 극언을 쏟아내는, 인륜을 저버린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저질·혐오 발언에 엄정히 조치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지지자들의 주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제 지지자들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행사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폭언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의 발언을 하신 분께 강한 유감을 표한다. 이 대표와 민주당에도 사과드린다”며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지지자들의 주의를 바란다. 어느 경우에도 품위를 지키는 것이 옳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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