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부터 크록스까지 ‘비상등’…홍해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물류 전문가 “홍해 항로 정상화까지 최소 2개월”
미군, 예멘 반군 추가 공격...레이더 시설 겨냥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새벽 예멘에 있는 또 다른 후티 반군 시설을 추가 공격했다. 추가 공격은 미국이 전날 영국과 함께 예멘 수도 사나 등에 있는 후티 근거지에 대규모 폭격을 가한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예멘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3시45분께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 레이더 시설 한 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 이번 공격이 상선을 포함해 해상 선박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 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으로,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을 이용해 USS 카니호가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제 주요 무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세계 무역로를 위협한 데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면서 전날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등을 동원해 후티 시설 수십 곳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문제는 홍해발 물류 위기가 단기간 내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는 않다는데 있다.
빈센트 클럭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홍해 항로의 안정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이는 잠재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사 퀴네 앤드 나겔의 해상물류 부사장인 마이클 알드웰은 로이터에 “알만다브 해협이 오늘 당장 안정을 되찾더라도 선박 항행이 정상화하는 데는 최소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해 항로가 위협받으며 생산 중단, 배송 지연 등 글로벌 경제가 대혼란에 빠지고 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영국 의류업체 넥스트,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 등 주요 소매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2주 이상의 배송 지연 가능성을 통보했다. 앞서 테슬라는 독일 내 전기차 공장의 생산을 대부분 중단했고, 일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운송 항로를 변경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물류 동맥인 홍해 항로와 그 관문인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10~15%를 담당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특히 중앙아메리카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의 통항량 감소와 맞물려 해운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일부 선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계속된 파나마 운하의 운항 제한에 따라 상당수 항로를 수에즈 운하로 변경해 놓은 상태였다.
홍해 항로가 막히면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해야 한다. 이 경우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중국 상하이항까지 화물운송에 8~10일이 더 걸리게 된다.
세계 10대 컨테이너 선사 중 머스크, MSC, 하팍-로이드, CMA CGM, ZIM, ONE 등 6개사가 후티의 위협 탓에 홍해 항로에서 완전 또는 대부분 철수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후티의 공격 탓에 지금까지 2000여 대의 선박이 홍해 항로를 우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우려와 함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컨설팅업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컨테이너 운임비가 현재처럼 유지된다면 세계 물가가 약 0.6%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춘절 연휴를 앞두고 선사들이 서둘러 물량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선박 수요가 더욱 늘고 있으며, 이는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2206포인트를 기록해 전주보다 16% 이상 올랐다. 지난달 이후로 상승률은 114%에 달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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