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한 페이지를 장식한 '황금 손 세터'...그러나 발은? 배구하길 잘했어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4. 1. 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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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토스가 가장 쉬웠어요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배구하길 잘했어'

염혜선이 지난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정관장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에서 48개 세트를 성공시키며 프로 통산 14000개 세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8-2009시즌 1라운드 1순위로 V리그에 데뷔한 프로 16년 차 염혜선은 422 경기만에 14000개 세터를 성공시키며 한국도로공사 이효희 코치에 이어 역대 2호 선수로 등극했고 V리그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이날 염혜선은 베테랑답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양쪽 날개로 올려주는 토스가 상대 블로커들에게 읽히자, 중앙 토스로 위기를 헤쳐 나갔다. 염혜선의 안정된 토스를 받은 정호영과 박은진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73.68%와 72.73%였다. 결국 높이를 앞세운 정관장은 세트 스코어 3-1(25-21, 21-25, 25-16, 25-13)로 승리했다.

염혜선이 토스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염혜선이 헛발질을 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염혜선은 국가대표 세터답게 다섯 명의 선수를 골고루 이용했고 수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팀에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과 발은 완전히 달랐다. 염혜선의 손을 거쳐 간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강타하기 좋은 위치로 향했지만 발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1세트 18-16 정관장이 앞서고 있던 상황, 페퍼저축은행 박은서가 퀵 오픈 공격을 시도했고 정관장 정호영과 염혜선이 블로킹을 시도했다. 정호영은 공을 안고 떨어졌고 염혜선은 발로 살려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중심을 잃은 염혜선은 헛발질하며 넘어졌고 동료들은 염혜선의 헛발질을 보며 아쉬워했다.

수비 실패한 염혜선이 넘어지며 아쉬워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승리 후 염혜선과 이소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베테랑의 모습에 정관장 선수들은 힘을 냈고 정호영 20점, 지아 15점, 메가 14점, 이소영 10점, 박은진 10점 등 다섯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정관장은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16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정관장과 치른 16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프로 통산 14000개 세트를 기록하며 역대 2호 선수로 등극한 염혜선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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