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 높이는 고혈압만 잡아도[뇌졸중 극복하기]

이지현 2024. 1. 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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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편]
뇌졸중 환자 70% 이상 고혈압
수축기혈압이 20mmHg↑ 뇌내출혈도 2배↑
저염식 체중관리 유산소 운동하면 위험도 ‘뚝’
서울대 의대 학사, 석·박사를 거친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현재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뇌졸중 극복하기’ 연재 통해 뇌졸중이 치료 가능한 질환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전체 80~85%) 터져서(뇌출혈 15~20%) 발생하는 필수 중증 응급질환이다. 뇌졸중의 위험인자에는 나이, 성별, 유전적 요인,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이상지질혈증, 심장질환, 비만 등이 있다. 하지만 나이, 성별, 유전적 요인은 스스로 조절과 관리가 어려운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고, 그 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 등의 혈관성 위험인자와 흡연, 음주,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 교정이 가능한 위험인자는 적극적인 조절을 통해서 뇌졸중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女보다 男이 더 ‘위험’

고혈압은 가장 중요한 혈관 위험인자이다. 2021년 질병관리청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 25.2%, 여성 17.1%였다.
연간 국내 고혈압 유병률 변화(표=질병관리청)
고혈압은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지고 뇌졸중 환자에서 70% 이상은 기저 질환으로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고혈압은 뇌경색과 뇌출혈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뇌졸중 인구집단 기여위험도가 30%로 가장 높은 질환이다. 수축기혈압이 20mmHg 높으면 뇌경색의 위험도는 1.7배, 뇌내출혈의 위험도는 2.8배, 지주막하출혈의 위험도는 2배 정도 높아진다. 혈압이 높은 경우가 지속될 경우 혈관 벽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며 혈관에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도 있고 혈관벽의 구조 변화로 인하여 출혈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한 군에서 수축기 혈압이 10mmHg 낮아지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약 40%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혈압을 치료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1년 연령대별 고혈압 유병률(표=질병관리청 제공)
고혈압 치료의 목표 혈압은 나이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동반질환에 따라 다르다. 2022년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의 경우 수축기/이완기 혈압 140/90mmHg 이하를 목표로 하지만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경우, 당뇨병, 알부민뇨가 있는 경우 130/80mmHg 이하를 목표로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

뇌졸중 환자도 마찬가지로 목표 혈압은 140/90mmHg이지만, 소혈관질환으로 인한 뇌경색의 경우에는 130/80mmHg 이하를 목표로 하고 조절한다. 다만 노인인 경우 지나친 혈압 강하는 2차적 장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고, 뇌혈관의 만성적 협착 혹은 폐색으로 인한 뇌혈류 저하가 있는 환자는 지나친 혈압 강하로 뇌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여 목표 혈압을 수정해야 한다.

습관만 바꿔도 혈압 낮추는데 도움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꾸준한 고혈압 약물 복용 이외에도 여러 생활습관 교정이 혈압 강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첫번째는 소금 섭취 조절이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약 1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WHO(세계보건기구)의 하루 소금 섭취 권고량인 5g에 비해서 2배나 많은 양이다. 하루 소금을 10g 정도 섭취하는 고혈압환자가 소금 섭취를 5g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4~6mmHg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혈압이 있고 특히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들은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소금의 권장 섭취량은 1티스푼 정도인 하루 6g 이하이다.

두번째는 체중조절이다. 과체중, 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이 발생하고 역시 고혈압의 위험인자가 된다. 고혈압환자가 표준체중을 10% 이상 초과하는 경우 5㎏ 정도의 체중만 감량해도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 BMI(체질량지수)를 25㎏/㎡까지 감량하는 것이 권고된다.

세번째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다. 일주일에 5~7회, 한 번에 30분 이상 유산소운동(걷기, 뛰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추천되며, 운동의 강도는 최대 심박수(220-연령)의 60~80% 정도 또는 그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추천된다. 네번째는 금연과 금주이다.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의 인지율, 치료율 및 조절률은 1998년에 비해서 향상되어 현재는 고혈압환자에서 고혈압 조절률은 1998년 23.8%에서 2018년 73.1%까지 개선되었다. 이에 현재 고혈압성 뇌내출혈의 발생률은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 약 30% 환자에서는 관리가 잘되지 않고 있고, 아직도 고혈압은 뇌졸중 및 허혈성 심장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고혈압을 진단받았다면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서, 뇌졸중 발생 후에는 뇌졸중의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한 약물 복용,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가능한 목표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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