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만 팔로워 가진 SNS 셀럽, 수상한 과거가 드러났다

CBS 오뜨밀 2024. 1. 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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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서정암 아나운서

◇ 채선아>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SNS 팔로워 86만 명이 열광했던 셀럽 강아지 백호. 그 중심에는 지극정성으로 백호를 돌본 견주 백호 누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백호가 숨을 거두고 백호 누나를 둘러싼 제보가 쏟아지는데요. 오늘은 2023년 6월, 논란에 휩싸인 백호 누나의 이야기, 서정암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서정암>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가져온 사건은 <백호 누나의 수상한 과거>라는 제목입니다. 오늘 사건의 단서 2가지 먼저 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채선아> 첫 번째 단서는 인형, 두 번째 단서는 글씨인데요. 바로 오늘의 사건 속으로 가보겠습니다.


◆ 서정암> 셀럽 강아지 백호는 넘치는 애교와 친화력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뿜으면서 SNS 86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웰시코기입니다. 첫 번째 단서는 인형. 인형과 함께 찍힌 이 백호의 사진을 여러분 잘 기억해 주시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시 백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강아지 산책회라는 걸 해요. 팬미팅 같은 건데 400명이 옵니다.

그리고 백호의 모습을 담은 굿즈도 종류별로 판매가 되고 있고요. 또 백호의 일상을 책으로 엮기도 했고 또 심지어 백호가 한국관광공사 명예홍보대사까지 맡게 됩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이렇게 엄청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견주인 백호 누나의 덕이 아주 컸다고 보는데요. 백호에게 지극정성일 뿐만 아니라 백호의 일상을 SNS에 올리면서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했기 때문이죠.

◇ 채선아> 사랑스러운 백호의 존재를 백호 누나가 널리 알려줬기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고 덕분에 내가 힐링한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 서정암> 그렇죠. 견주인 백호 누나가 참 멋진 게 백호를 절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백호의 굿즈를 만들어달라고 팬들이 하도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했대요. 수익금을 좋은 곳에 다 썼다고 합니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기부도 하고요. 상업 광고 안 찍었고 어쩔 수 없이 광고를 찍더라도 광고비 받은 것을 다 기부하거나 공익 광고만 찍었다고 합니다.

◇ 채선아> 멋지네요. 견주의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팬들 입장에서는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우리 백호를 이렇게 아껴주는구나', '백호 누나 너무 좋다'는 감사함을 표했을 것 같아요.

◆ 서정암> 그렇죠. 그런데 2022년 12월, 백호에게 갑자기 불행이 찾아오게 됩니다. 전이성 악성 형질세포 종양, 일종의 희귀병 같은 건데요. 사람으로 치면 4기암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병이에요. 백호가 이 병에 걸리게 됩니다. 아무래도 희귀병이다 보니까 병원비가 만만치 않았겠죠. 그래서 백호 누나가 "굿즈의 판매 수익금을 백호의 수술비로 써도 될까요?"라며 팬들에게 허락을 받게 됩니다. SNS에는 백호를 향한 응원의 댓글들이 이어졌어요. "굿즈 제가 더 구입할게요.", "돈이 모자라면 더 모금해도 됩니다." 아니면 "괜찮아요. 마음껏 쓰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2023년 5월 백호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 채선아> 숨을 거뒀는데 그래도 백호 누나가 끝까지 백호를 치료해 주려고 노력했잖아요. 여기까지는 별 논란이 없을 것 같은데요.

◆ 서정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백호가 숨진 시점 이후로 백호 누나에 대한 의문이 하나둘씩 제기 되는데요. 의혹이 많았지만 제가 세 가지 정도로 추려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백호의 치료비로 막대한 비용이 들었어요. 그 금액이 3개월 동안 무려 8천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치료비 내역이 좀 이상한 게 치료비 영수증도 올렸는데 날짜가 빠져 있거나 팬들에게 알리기 이전 날짜의 치료비 내역도 있던 겁니다.

◇ 채선아> 허락을 구하기 전이요?


◆ 서정암> 그러니까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두 번째 의혹은 아까 굿즈가 나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굿즈의 품질이 설명된 내용과 조금 다르다는 의혹이 생겼어요. 직접 제작한 상품이라고 했는데 기성 상품을 그대로 판매한 경우도 있고요. 또 코튼 30% 혼용이라고 명시해 팔았는데 실제로 원단 검사를 해보니까 폴리에스테르 96% 이런 경우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 채선아> 치료비 내역도 이상하고 굿즈의 품질에도 문제가 있었던 건데요. 그래도 제가 백호 팬이라면 '이거 다 백호 치료비를 위해서 사용한 건데 눈 딱 감아주고 싶다'는 생각은 할 것 같아요.

◆ 서정암> 그렇죠. 그 정도는 실수로 넘어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참을 수 없는 세 번째 의혹이 터집니다. 백호를 학대한 것 같다는 겁니다.

◇ 채선아> 백호를요? 이거는 못 참죠.

◆ 서정암> 그렇죠. 백호 팬미팅이 열렸던 적이 있는데요. 이때 백호가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지 10일밖에 안 지났다고 합니다.


◇ 채선아> 10일 지나고 나서 팬미팅을 연 거예요?

◆ 서정암> 그러니까 아직 회복도 잘 안 됐는데 팬미팅한 거죠. 2022년 겨울에 백호가 수술을 했는데요. 백호 누나가 "2022년 겨울 팬미팅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손글씨를 썼죠. 그러니까 이게 얼마 안 돼서 했다는 얘기예요.

◇ 채선아> 이 손글씨가 혹시 두 번째 단서인가요?

◆ 서정암> 그렇죠. 아까 말씀드린 두 번째 단서, 손글씨입니다. 백호 누나는 팬미팅을 치르고 나서 백호의 투병 사실을 밝힌 거거든요. 그러니까 팬들은 나중에 안 거죠. 심지어 이런 말을 하는 팬도 있었어요. "어쩐지 그날 백호가 좀 이상하더라. 팬미팅 끝날 때 백호가 힘도 없고 갑자기 주저앉았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좀 이상했었고요. 그리고 수술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했는데 샴푸 광고도 촬영한 사실이 발견됩니다. 이 정도의 사실이 알려지니까 학대 의혹이 일어났고 논란이 급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결국 견주인 백호 누나는 이 논란 이후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런데 잠적한 후에 팬들 사이에 또 하나의 수상한 소문이 돌게 됩니다. 10년 전쯤 인터넷에서 거짓말로 많은 사람들을 속였던 '비단꽃 강양'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요. '비단꽃 강양'이 백호 누나와 동일 인물이 아니냐는 소문이 돈 겁니다.

◇ 채선아> 이건 무슨 얘기죠? 백호 누나까지는 알겠는데 '비단꽃 강양'은 누구예요?

◆ 서정암> '비단꽃 강양'은 블로거였는데요. 2004년부터 블로그의 공부 비법을 쓰고 청소년들이 롤모델로 여길 정도로 굉장히 인기 있었던 사람입니다.

◇ 채선아> 한 20년 전의 일이네요.


◆ 서정암> 그리고 이 블로그에 적힌 강양의 인생 스토리를 들으면 팬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비단꽃 강양'은 공부를 매우 잘했대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자퇴하고 독일에 있는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 유학길에 올랐는데 한국이 너무 그리웠던 거예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검정고시를 보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합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부터 꿈이 요리사였대요. 그래서 경희대학교 의과 대학에 합격했는데 진학을 포기하고 재수를 해서 안양과학대 호텔조리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인물입니다.

◇ 채선아> 여기까지는 눈물 날 정도로 감동 스토리는 아닌 것 같고 그냥 꿈을 찾아서 움직였다는 이야기에요.

◆ 서정암> 대단한 사람이라는 느낌인데요. 이제부터 슬픈 내용들이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실습을 하고 있는데 사고를 당했대요. 그래서 오른손 신경이 마비가 된 거예요.

◇ 채선아> 요리사인데 손이 마비가 됐어요?

◆ 서정암> 그렇죠. 그래서 요리사라는 꿈을 접게 됐고요. 일본에 유학 가서 레스토랑 경영을 도전할 거라고 결심했고 블로그를 시작해서 공부 비법들을 공유하게 됐는데요.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공부 비법 글을 스크랩한 사람이 무려 6만 명이 넘는 파워 블로거였습니다. 조회 수가 아니라 글을 저장한 스크랩이에요. 그러니까 조회 수는 훨씬 많았던 거죠. 어떤 중학생은 '비단꽃 강양'이 너무 좋아서 학교도 따라서 자퇴했다고 하고요. 또 이 사람의 손글씨로 비단꽃체라는 폰트까지 생겼습니다. 블로그 운영회사인 네이버에서 꼽은 3대 공부 블로그에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한 엄청난 사람이었어요.

◇ 채선아> 이름을 딴 글씨까지 생길 정도면 엄청 유명한 거네요.


◆ 서정암> 그런데 5년간 파워 블로거 활동을 왕성히 하다가 2009년에 갑자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사라지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제가 블로그에 밝힌 학력과 신상 나이 등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 채선아> 자기 따라서 학교 자퇴한 친구도 있었는데 오른손 신경 마비된 거 다 가짜였던 거예요?

◆ 서정암> 그렇죠. 다 가짜고, 나이도 사실 2살을 속였고 아까 독일 유학을 갔다고 했었잖아요. 그것도 한 일주일 정도 친척집 놀러간 정도라고 합니다.

◇ 채선아> 그럼 처음부터 작정하고 속인 거란 생각이 드는데 굳이 갑자기 이걸 밝히면서 다 거짓이었다고 사과한 이유는 뭐예요?

◆ 서정암> 그렇죠. 자진해서 하지는 않았겠죠. '비단꽃 강양'과 친하게 지내던 팬들이 있었는데요. 팬들이 의심하기 시작한 거예요. 취업 사기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그래서 팬들이 직접 '비단꽃 강양'을 찾아가게 되고 결국엔 정체가 탄로 났다고 합니다. 자신이 한 거짓말에 부담이 좀 쌓이니까 자기가 진실을 고백하고 자취를 감춘 거죠. 그때 유명한 사건이었냐면 '비단꽃 거짓말' 검색어가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 채선아> 제기된 의혹이 어쨌든 이 백후 누나와 파워블로거 비단꽃 강양이 동일 인물이라는 거잖아요. 증거가 있어서 이런 의혹이 나온 거예요?

◆ 서정암> 그렇죠. 아까 제가 두 가지 단서 말씀드렸죠. 인형과 글씨체. 일단 두 사람의 글씨체가 너무 비슷하죠. 그리고 두 사람이 똑같은 인형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예요.

◇ 채선아> 제 생각에는 이런 글씨체 가진 사람이 또 있을 수 있고 인형이야 누구든 사서 가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서정암>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SBS의 <궁금한 이야기 Y> 팀에서 잠적 중인 백호 누나에게 연락해봤대요. 연락이 되자마자 "백호의 치료비로 사용된 8천만 원 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물어봤더니 "의료 수가가 공개가 되니까 병원에 피해가 갈까 봐 내가 다 밝힐 수 없었다."라고 답변했어요. 그리고 "날짜를 조금 실수한 건 알고 있었다. 수정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하도 뭐라고 하니까 어떻게 할지 모르고 패닉 상태여서 자기가 아무것도 안 했다."라고 했습니다.

◇ 채선아> 실수라는 걸 인정하는데 너무 뭐라 했다는 건 팬들 탓을 조금 하는 듯 하고 또 다른 의혹은 굿즈의 품질이 설명과 다르다는 거였잖아요.

◆ 서정암> 이것도 해명이 좀 특이합니다. 친구한테 판매에 관련된 걸 전적으로 맡겼는데 친구가 상품 페이지에 그렇게 쓰라고 해서 자기는 그냥 그대로 쓴 거고 이건 내가 오히려 피해자다. 나는 진짜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 채선아> 그것도 좀 핑계같이 느껴지긴 한데 학대 의혹에 대해서 뭐라고 했을지 궁금해요.

◆ 서정암> 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팬미팅 전 병원 의사한테 백호 상태를 자문을 받고 한 거래요. 그런데 어떤 팬이 직접 동물병원에 전화를 해봤대요. 그랬더니 병원에서는 "팬미팅 한 줄도 몰랐다. 그리고 의사가 과연 팬미팅 하라고 했겠냐"고 답했다고 합니다.

◇ 채선아> 마지막 의혹, '비단꽃 강양'은 본인이 맞는지 여기에 대해선 뭐라고 답했나요?

◆ 서정암> 백호 누나는 자기가 '비단꽃 강양'이 맞다고 이실직고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단서가 됐던 인형과 손글씨 보시면 거의 확실하겠죠. (비단꽃 강양) 블로그 운영할 때는 진짜 자기가 어렵고 실수를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백호 SNS를 시작하면서 "내가 옛날에 강양입니다" 것도 좀 웃기지 않냐, 내가 이제 앞으로 글 안 쓰면 되지 않냐 인터넷에 이렇게 말했대요.

◇ 채선아> 온라인상에 자유롭게 활동하는 거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단순 실수라고 하기에는 두 번 연속 거짓으로 누군가를 속였고 그로 인해서 피해 입은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 서정암> 그렇죠. 백호 누나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정작 제대로 해명된 거 없지 않냐면서 화를 냈고요. 그런데 갑자기 잠적을 해버려서 이제는 더 이상 백호 누나에게 어떤 입장도 들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서정암 아나운서와 함께 SNS를 떠들썩하게 했던 '백호 누나' 사건,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서정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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