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스트라이트 상습폭행’ 전 기획사 PD, 위증 혐의도 유죄

10대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전직 연예기획사 소속 PD가 이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 군이 2018년 서울 종로구 변호사 회관에서 소속사 프로듀서 등의 멤버 폭행 피해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조선일보DB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지난 11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문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증은 그 자체로 사안이 중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피고인의 위증이 관련 사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앞서 문씨는 연예기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소속 PD로 근무하면서 더이스트라이트에서 활동한 이석철·이승현 형제를 2015년부터 약 3년간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아동학대)로 2019년 기소됐다. 문씨는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확정받았다.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된 김창환 대표도 폭행 방조와 미성년자였던 이승현씨에게 전자담배를 강요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런데 당시 재판 진행 도중 문씨는 김 대표의 증인으로 나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문씨는 법정에서 “피해자를 체벌하는 과정에서 ‘너 팔로 막으면 베이스 못 쳐, 그냥 엉덩이 맞아’라고 말하며 팔이 아닌 엉덩이를 때렸다”고 진술했지만, 실제 발언은 ‘베이스를 부러뜨려 줄까, 팔을 부러뜨려 줄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대표의 폭행 방조 혐의와 관련한 허위 증언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씨는 자신이 도망치는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김 대표가 봤는데도, “당시 머리채를 잡았다가 놓아준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문씨는 20여 차례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지난 2022년 다시 기소됐고, 재판부도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은성씨와 정사강씨는 무죄를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말 이석철·이승현 형제가 폭행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반박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던 멤버다. 이들은 법정에서 ‘이승현이 아닌 형 이석철이 전자담배를 피워보고 싶어 해 김 대표가 전자담배를 줬다’며 김 대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고인들은 문씨로부터 수차례 체벌을 당한 피해자이기도 했다”면서 “고소인들 간 다툼 과정에서 기억이 변경·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