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카푸어' 아닌 '찐부자' 인증"…대반전 [이슈+]

김영리 2024. 1. 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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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이야말로 '카푸어' 아닌 '찐부자' 인증 번호판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법인 차 연두색 번호판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과 억대 고가 차량의 법인 구매를 막기 위해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반응이 심상찮다.

올해부터 법인 차량을 신규·변경 등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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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1월 1일부터 시행
곳곳서 "위화감 조성" 우려 목소리 나와
차량가액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량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이 붙은 제네시스 GV80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연두색 번호판이야말로 '카푸어' 아닌 '찐부자' 인증 번호판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법인 차 연두색 번호판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 작성자는 "차량 외부에 법인명까지 커다랗게 적게 해야 했나"라며 "법인 차 번호판이 자연스레 '부의 상징'이 된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과 억대 고가 차량의 법인 구매를 막기 위해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반응이 심상찮다. 올해부터 법인 차량을 신규·변경 등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취득가액 8000만원이 넘는 법인 업무용 승용차다. 취득가액은 신차의 경우 제조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는 출고가액이 기준이고, 중고차는 취득세 산정 시 사용되는 과세표준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기존 차량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가 법인 차 전용 번호판은 '하', '허', '호'가 붙는 장기렌트카와 전기차 및 수소차에도 적용된다. 전기차는 이미 일반 번호판과 다른 파란색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지만, 1월 1일부터는 새롭게 구매하는 8000만원 이상의 전기차에도 파란색 대신 연두색 번호판을 붙여야 한다.

 尹도 "법인 명의 슈퍼카 잡겠다"…"효과는 앞으로 지켜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월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법인차 구분 번호판' 공약 소개 영상의 일부. /사진=윤석열 대통령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연두색 번호판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억' 소리 나는 슈퍼카의 대부분이 법인 명의로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회삿돈으로 값비싼 승용차를 몰 경우 번호판 색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취득가액 3억원 초과 승용차 중 법인 소유 차량은 74.8%에 달했다. 차량이 고가일수록 법인 소유 비중이 높아지는 셈이다.

법인 명의로 차를 사면 유류비를 업무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무용으로 구매한 차라며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업무와 관련 없이 가족이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외관으로는 법인 차량인지 아닌지 식별이 불가능하다 보니,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을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연두색 번호판' 공약 소개 영상을 통해 "탈세 목적의 법인 차를 구분하려면 택시처럼 번호판을 눈에 띄게 만들면 된다"면서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통해 손쉬운 단속과 법인 승용차 이용자의 사적 이용을 자율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번호판 색만 달리한 게 본 취지대로 작동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자동차 관리법 관련 자치 단체 공무원들과 합동 단속의 형식으로 연두색 번호판 관련 단속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도로에 연두색 번호판이 많지 않아 연두색 번호판의 효과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를 위반한 이들에 대한 비용 처리 규정 등은 추후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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