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 비공개 '10시간' 경찰 조사 받았다

조용운 기자 2024. 1.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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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연합뉴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13일 서울경찰철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황의조를 소환해 10시간가량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첫 조사를 받은지 두 달 만이다. 추가 소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라 조사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의조는 현재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측은 동의하지 않은 불법 촬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황의조는 촬영 사실은 인정했으나 불법 촬영을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의조 측은 휴대전화를 서로가 잘 보이는 곳에 뒀고, 피해 여성도 촬영 사실을 분명히 인지한 점이 명시적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영상 중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도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는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게재된 황의조를 둘러싼 폭로 영상이 발단이 됐다. 황의조 측은 사생활 유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의조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촬영한 부분에 의혹을 품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과 여성들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파생한 사건에서 황의조가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했다는 혐의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노팅엄 포레스트

진실공방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관련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겼던 것이다. 과거 황의조와 교체했던 여성의 모습이 담겼으나 분명한 건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지도, 유출한 사실도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지인들과 나눴던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고 있다.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시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과거 연인에 대해서도 황의조는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의조 입장에 피해자 여성 측이 반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싫다는 의사를 밝혔고 촬영 직후 삭제를 요청했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의조가 6월 말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다.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유포자를 고소해달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당황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는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의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라고 주장했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곽혜미 기자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곽혜미 기자

최근에는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사람이 친형수 A씨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A씨는 지난달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반포에 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사람이 친형수 A씨로 알려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지난달 8일 구속기소 됐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이중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한다.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공소사실에 관여한 바가 없고 전혀 모르는 사실이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A씨 역시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주장이 맞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이 사건에선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계된 사항이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다”며 "가능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고려해달라"고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판 전부를 비공개로 진행할 생각은 없다"며 "증거조사 등 특별히 필요한 부분이 있어 미리 의견을 주면 비공개를 고려할 수는 있다"고 기각했다.

이날 재판엔 온라인에 게시된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여성 피해자의 변호인도 참석했다. 그는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에 "피해자는 이 재판을 직접 볼 수 없는 만큼 신상에 관한 정보만 아니라면 공개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지 않는데, 피해자로선 어떤 영상이 또 유포돼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도 못 하는 입장"이라며 "피고인의 엄벌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노리치 시티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노리치 시티

황의조가 사생활 문제와 더불어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에는 장기 부상을 당해 노리치에서 임대 해지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노팅엄 포레스트는 "황의조와 알렉스 메이튼이 각가 KV 코트리크, 노리치에서 임대를 종료하고 팀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황의조의 임대가 도중에 종료된 건 부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부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으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황의조의 노팅엄 복귀를 전하면서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알렸다. 6주가량 재활에 매진해야 할 정도로 허벅지가 좋지 않은 것으로 진단을 받아 노리치가 임대 지속을 포기하기로 했다. 당장 활약이 필요해 임대한 자원이 부상으로 오래 누워있으면 손해라 판단한 결정이다.

노리치의 다비드 바그너 감독도 "황의조는 아쉽게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6주간 결장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임대 해지를 택했다. 노리치는 황의조를 떠나보내면서 "여름 이적 시장 막바지에 합류한 황의조는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노팅엄으로 돌아가게 됐다. 노리치 구단의 모든 일원은 황의조가 보여준 노력과 헌신에 감사한다. 앞으로 황의조 미래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의 프리미어리거 꿈이 저물고 있다. 황의조는 그동안 차근차근 스탭을 밟아왔다. 2013년 성남F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일본 J1리그 감바 오사카를 거치며 해외 진출에 매진했다. 오사카에서 활약과 함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어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고대하던 유럽 무대도 밟았다.

황의조는 2019년 프랑스 리그앙 보르도에 입단했다. 그동안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었던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윙어로 뛰는 고충을 이겨내면서 프랑스 무대에 연착륙했다. 워낙 슈팅에 감각이 좋고, 감아차는 스킬이 빼어나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며 시도하는 양발 대포가 곧잘 골로 이어졌다. 몸에 딱 맞는 옷이 아니어도 기량을 입증한 황의조는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황의조는 프랑스에서 더 오래 뛸 수도 있었다. 다만 보르도가 2021-22시즌 리그앙에서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거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리그앙의 스타드 브레스투아가 영입을 희망했다. 황의조를 데려오기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비롯해 스트라스부르와 낭트 등도 황의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잔류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황의조는 평소 원하던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프랑스의 강한 구애에도 프리미어리거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만 보고 30대 나이에 큰 도전을 결심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노팅엄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노팅엄 입단부터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했다. 노팅엄은 황의조를 크게 반기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를 뛰게하기 보다 같은 구단주가 운영하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냈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는 첫 시즌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량을 인정받아 2년차부터 노팅엄에서 뛰는 청사진을 그렸다. 생각만큼 그리스 무대가 쉽지 않았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보여준 기량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는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컨디션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팬들의 우려대로 무리한 이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스스로 실망한 황의조는 2023년 새해가 밝고 그리스를 떠나기로 했다. 다만 유럽에 잔류할 수는 없었다. FIFA 규정상 한 시즌에 같은 대륙의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다. 시즌 개막 후 보르도에서 잠시 뛰고 올림피아코스에서도 경기에 나섰기에 유럽내 이적은 불가했다. 고심 끝에 K리그로 돌아왔다.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를 맺고 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황의조는 예전 같은 득점력은 보여주지 못했으나 서울에서 강한 압박과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점차 컨디션을 회복했다. 여러 부침을 이겨내고 자신감이 붙은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으로 돌아갔다. 제대로 된 경쟁에 불을 붙였다. 프리시즌에서 골맛도 봤다. 지난 7월 노츠 카운티를 사대로 후반 교체로 들어가 벼락같은 골로 승리를 안겼다.

눈도장을 찍었는지 이어진 발렌시아와 친선전에서 바로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발렌시아전에서 공격수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뛰기도 했다. 연속 출전에 의미를 둘 만했기에 황의조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올 시즌 개막하고 프리미어리그 2경기, 영국 풋볼리그(EFL)컵 1경기서 벤치에 앉았다. 그러나 투입에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거 데뷔를 하지 못한 채 노리치로 향했다.

한 차례 더 임대를 통해 기량을 시험받고 프리미어리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노치리에서는 출전 시간을 꽤 확보했다. 버밍엄 시티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며 적응을 시작했고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17라운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왓포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바그너 감독도 황의조에게 만족한 듯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기를 잘 이해한다. 황의조는 이런 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70분 동안 증명했다”라고 칭찬했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노리치의 바람과 달리 황의조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주 부상을 당하면서 임대 해지를 택했다. 이제 노팅엄으로 돌아갓으나 그라운드를 누빌지는 알 수 없다. 이미 노팅엄은 두 시즌이나 황의조에게 불합격 점수를 줬다. 지난 시즌에는 여러 팀을 전전하게 했고, 올 시즌도 프리시즌에 기용해본 뒤 노리치로 임대를 떠나게 했다. 자리가 없다는 분명한 신호인데 가뜩이나 부상을 안고 돌아왔기에 더욱 입지가 좁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의조는 태극마크도 반납했다. 양 측이 법정 다툼을 하면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이런 상황에 9월부터 10월까지 A매치에 출전하자 국가대표 자격 논란까지 퍼졌다. 성적인 논란이 있는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줄 수 있냐는 여론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무죄 추정 원칙을 고수하며 황의조를 감쌌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 차출을 두고 긴 회의에 들어갔다.

지난해 연말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의 태극마크를 잠정적으로 박탈했다.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단을 비롯한 협회 주요 임원을 필두로 한 시간 반이 넘는 긴 논의 끝에 국가대표 잠정 퇴출을 결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황의조는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됐다.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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