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수 이중키킹 힘들어" 하소연→NC 문 두들겼다... "압도적 파워의 정통 슬러거" 극찬, 홈런왕 판도 대격변

양정웅 기자 2024. 1. 1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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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맷 데이비슨.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맷 데이비슨. /AFPBBNews=뉴스1
일본프로야구(NPB) 출신이 거의 없었던 NC 다이노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일본을 거친 타자를 영입했다. 비록 NPB에서는 부진했지만, 오히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NC는 11일 "2024 시즌 새 외국인 타자로 맷 데이비슨(33·Matthew Glen Davidson, 등록명 데이비슨)과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데이비슨은 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 규모다.

임선남 NC 단장은 계약 발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1루수와 외야수를 물색했고 그 중에서 시장에 나온 가장 좋은 선수, 그리고 조건을 맞춰봤을 때 한국에 오겠다는 선수를 선택했다"고 기준을 밝혔다.

지난해 뛰었던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29)은 118경기에 나와 타율 0.283 17홈런 90타점 15도루 OPS 0.815를 기록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한때 0.045까지 타율이 떨어졌고, 시즌 시작 후 4경기 만에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래도 6월 타율 0.304, 7월 0.359, 8월 0.300을 기록하는 등 날이 더워지자 기록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9월 들어 조금씩 부진에 빠지기 시작했고, 내야플라이와 땅볼이 많아졌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메커니즘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여기에 NC의 포스트시즌 9경기에 모두 나왔지만, 타율 0.147(34타수 5안타) 1홈런 7타점 OPS 0.483에 그쳤다.

2023시즌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난 강인권(52) NC 감독은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났다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다"며 "한 시즌 하면서는 본인의 것을 잘했다고 보여지지만, 임팩트가 크지 않아 아쉬움이 부각되는 면은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타자 시장이 한파를 맞으면서 재계약 가능성도 나왔지만, 결국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타자 영입을 완료한 NC의 선택은 '새 얼굴'이었다.

제이슨 마틴. /사진=NC 다이노스
데이비슨은 누구? 마이너 홈런왕+메이저리그 한 시즌 26홈런→일본리그 처절한 실패
오클랜드 시절의 맷 데이비슨. /AFPBBNews=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데이비슨은 190cm, 104kg의 신체조건을 갖춘 우투우타 내야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311경기에서 타율 0.220(1003타수 221안타) 54홈런 157타점 109득점 출루율 0.290, 장타율 0.420, OPS 0.720의 성적을 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233경기에서 타율 0.257(4618타수 1189안타) 226홈런 797타점 680득점 505볼넷 1404삼진 6도루 장타율 0.341, 출루율 0.466의 성적을 거뒀다.

데이비슨은 지난 2009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35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4년 동안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그는 긴 마이너리그 생활과 발목 부상으로 3년간(2014~2016년) 빅리그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7년 26홈런, 2018년 20홈런을 터트리면서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데이비슨의 모습을 메이저리그에서 보긴 쉽지 않았다. 2019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고, 2020년 신시내티 레즈에서는 개막전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불운도 있었다. 2021년에는 마이너리그에서만 생활한 그는 2022년 친정 애리조나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치며 13경기에서 타율 0.147 2홈런 3타점 OPS 0.540에 그쳤다. 그런 와중에도 그해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32개의 홈런을 터트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뛰었던 데이비슨. /사진=히로시마 도요 카프 홈페이지 갈무리
이후 데이비슨은 시선을 아시아 리그로 돌렸고, 지난해 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112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210(348타수 73안타) 19홈런 44타점 34득점 OPS 0.698이라는 다소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볼넷이 22개에 그쳤던 반면 삼진은 무려 120개나 당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데이비슨은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했고, 한국으로 오게 됐다.
데이비슨은 NC 역사상 2번째로 NPB를 거쳐 입단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앞서 지난 2022년 웨스 파슨스(32·현 토론토)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맷 더모디(34)가 전년도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바가 있다. 타자로는 최초의 일이다.
NPB 실패? 희망 본 NC "日 투수 이중키킹 타이밍 맞지 않았을 뿐"
맷 데이비슨. /AFPBBNews=뉴스1
데이비슨의 가장 큰 장점은 파워다. 트리플A에서 두 번이나 30홈런 이상 시즌을 만들어내며 이미 마이너리그에서는 더 이상 증명할 방법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2022년 PCL에서는 공교롭게도 전임자인 마틴과 함께 32홈런으로 1위에 올랐는데, 마틴(544타석)보다 훨씬 적은 382타석에서 낸 결과였다. 임 단장 역시 "파워는 압도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마틴은 중장거리 타자인데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면, 데이비슨은 전형적인 슬러거 스타일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석에서 참을성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볼넷 비율이 7.9%로, 같은 기간 리그 평균(8.2%)에 비해 낮다. 하지만 통산 타석당 투구 수가 4.2개일 정도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임 단장은 "미국에서는 공도 많이 보고 출루도 잘 됐다. 콘택트가 됐을 때는 굉장히 좋은 파워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맷 데이비슨. /사진=히로시마 도요 카프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에서도 데이비슨은 힘 하나는 인정받았다. 어깨 통증으로 3주 동안 이탈했음에도 기록한 19홈런은 히로시마 팀 내 최다 기록이었고, 특히 8월에는 월간 9홈런으로 몰아치기 능력도 과시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타율이 0.121로 곤두박질치며 결국 제대로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일본 매체 주간 베이스볼에 따르면 그는 매일 같이 타격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슬럼프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임 단장은 "타격 능력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일본 투수들의 투구 동작에 적응을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키킹 동작이 다소 특이한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타이밍을 잘 잡지 못했던 것이다. 데이비슨 본인 역시 임 단장에게 "(타이밍 적응에) 힘들었고, 거기에 맞춰 타격폼을 계속 바꾸다 보니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미 지난해에도 영입 후보 1순위였던 데이비슨을 주시해 온 NC는 능력 자체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영입에 나서게 됐다.

데이비슨이 미국에서 보여준 파워를 살릴 수 있다면, 외국인 우타자로는 무려 26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도 있다. 역대 KBO 외국인 타자 홈런왕은 1998년 OB 타이론 우즈(42홈런), 2005년 현대 래리 서튼(35홈런), 2016년 NC 에릭 테임즈(40홈런), 2020년 KT 멜 로하스 주니어(47홈런)다. 이중에서 우즈만 우타자고, 서튼과 테임즈는 좌타자, 로하스는 스위치히터다. 노시환(한화)의 등장으로 토종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홈런왕 경쟁도 대격변이 일어나게 됐다.
1루수 채운 NC, 외야진은 '국가대표 듀오+젊은 백업' 믿는다
오영수. /사진=NC 다이노스
NC는 그동안 외야수와 1루수 자리를 외국인 선수로 채우기 위해 물색했고, 결국 내야수인 데이비슨이 들어오면서 1루 자리의 구멍을 메우게 됐다. 지난 시즌 NC는 오영수(24), 윤형준(30), 도태훈(31) 등이 돌아가며 1루수로 나섰지만, 어느 한 명이 확실히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데이비슨은 3루수도 볼 수 있지만, 이미 NC에는 서호철(28)이 붙박이 주전으로 등극했기에 데이비슨은 1루수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국인 선수로 시간을 벌면서 오영수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임 단장도 "3루에는 서호철이 있기 때문에 1루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슨은 한때 투타겸업까지 고려할 정도로 어깨가 좋기 때문에 3루수로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임 단장은 "송구가 좋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수비 범위가 좁아져서 1루수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필요할 때는 3루수로 나올 수 있어 라인업 구성에서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맷 데이비슨의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제이크 스몰린스키(이상 2019년)-애런 알테어(2020~2021년)-닉 마티니(2022년)-마틴(2023년)으로 이어졌던 NC의 외국인 외야수 영입은 올해로 끝나게 됐다. 이는 국가대표 출신 외야 듀오 박건우(34)와 손아섭(36)이 굳건하기 때문이다. 박건우는 130경기에 출전, 타율 0.319(458타수 146안타) 12홈런 85타점 70득점 7도루 OPS 0.877의 성적으로 생애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손아섭 역시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타격왕에 등극했다.

여기에 권희동(34)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주전급 백업 외야수인 김성욱(31)도 버티고 있다. 여기에 임 단장은 현재 호주 프로야구(ABL) 경험 중인 박시원(23),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최정원(24)의 이름도 꺼냈다. 임 단장은 "최정원은 2루수와 외야수 둘 다 생각할 것이다. 2루수 박민우의 백업 역할도 하면서 팀 사정상 중견수로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NC 박건우(왼쪽)와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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