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코커스 덮친 역대급 혹한…이변 기대하는 디샌티스 “코커스까지 전력질주”
디샌티스 캠프 “조직력 강한 후보가 유리”
압도적 승리 목표 세웠던 트럼프 캠프 ‘비상’
“플로리다주 사람들은 1월엔 북쪽으로 올라오지 않죠. 그래도 저는 아이오와 코커스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갈 겁니다.”
12일(현지시간) 오전 7시 15분 미국 아이오와주(州) 앵커니시에 마련된 론 디샌티스 플로라다 주지사의 선거 유세장. “차기 미국 대통령을 맞아달라”는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주지사의 소개에 단상에 오른 디샌티스 주지사가 농담을 던지자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눈 폭풍이 덮친 아이오와는 이날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30도가량으로 떨어지고 밤새 내린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였다. 하지만 한 보수단체가 주최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유세에는 50여 명의 아이오와 주민들이 눈 폭풍을 뚫고 자리를 채웠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나는 공화당이 계속 패배하는데 지쳤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어 “비록 내가 전직 대통령과 많은 정책을 공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너무 많은 이들이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표를 낭비할 수 없다. 내가 여러분의 최고의 선택인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아이오와를 덮친 역대 최악의 혹한이 이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날 유세장을 찾은 칼슨 오들 씨(22)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수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앞서지만 눈 폭풍 때문에 디샌티스가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 캠프 관계자는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를 모두 찾은 후보는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혹한으로 투표율이 떨어질수록 조직력이 강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500개 이상의 당원대회 장소에 당원들이 모여 토론과 지지연설을 거쳐 지지 후보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코커스가 열리는 15일 기온이 최저 영하 27도, 체감온도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대 최악의 혹한 속에 열리는 코커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미국 중부를 덮친 혹한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사흘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선 공화당 경선 후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느라 아이오와주를 비운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일주일 만에 재개될 예정이었던 공개 유세를 취소하고 전화 유세를 갖기로 했다. 헤일리 전 대사 역시 이날 예정됐던 3곳의 선거 유세를 모두 ‘전화 타운홀’ 유세로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혹한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향한 후보들의 경쟁까지 꽁꽁 얼렸다”고 지적했다. 눈 폭풍에도 오전 일정을 강행한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결국 오후 유세를 취소했지만, 예정에 없던 야외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가장 큰 무기인 ‘젊음’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혹한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초기 전략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 역대 최대 득표율 격차(12.5%포인트)를 넘어선 큰 승리로 23일 열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를 꺾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아이오와주 농촌 지역과 노년층 투표율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수석고문은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이미 승리할 표를 확보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지자들이 투표하도록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온 만큼 대역전극의 이변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아이오와 주민 미셸 딜런 씨(56)는 “헤일리는 아직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모르는 것 같고, 디샌티스는 트럼프에 비해 보여준 것이 없다”며 “농촌 어디를 가봐도 모두 트럼프 지지자”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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