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기대작, 새해부터 줄줄이 출격 대기 중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화제작이 3편에 불과했던 2023년과 비교돼
(시사저널=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팬데믹 이후 빠르게 시장 회복에 나선 뮤지컬 업계가 새해를 맞아 연간 라인업을 발표했다. 매년 꾸준히 매출 확장을 이뤄내고 있는 공연예술계의 대표 장르이니만큼 올 한 해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많은 작품이 대기 중이다.
올해 키워드는 '다양함 속 새로움'
올해의 키워드는 '다양함 속에 새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작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화제작이 3편에 불과했던 2023년과 비교해 올해는 훨씬 많은 숫자의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인기작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K뮤지컬 시장을 이끄는 주요 제작사들의 올해 공연 계획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살펴본다.
지난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힌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에스앤코는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로 새해를 시작한다. 이 작품은 2003년 개봉한 동명의 미국 영화를 무대로 옮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실현된 투어 공연으로 1월12일부터 3월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후, 4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로 이어진다. 영화에서의 어린이 록밴드 연주 장면을 뮤지컬에서는 재능 있는 어린이 배우들이 실제로 라이브 연주로 선보이는 것이 작품의 백미다.
따뜻한 봄과 함께 많은 뮤지컬 팬이 기다려온 브로드웨이의 화제작 《디어 에반 핸슨》이 드디어 국내에서 초연된다. 2016년 토니상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수상,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 수상 등 완성도 면에서 인정받았다. 영화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의 작사·작곡 콤비 벤지 파섹&저스틴 폴의 음악, 《넥스트 투 노멀》 《렌트》의 마이클 그라이프의 연출로 동시대 사회화에 부담을 가진 한 소년의 거짓말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역에는 김성규, 박강현, 임규형 3인이 캐스팅됐다. 3월28일부터 6월2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이후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이 열린다.
디즈니 뮤지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알라딘》도 올가을에 드디어 한국 초연을 갖는다. 디즈니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으로 따뜻한 마음에 순수하고 의리 있는 '좀도둑' 알라딘과 술탄왕국의 공주 자스민의 러브 스토리다. 무대 위를 나는 양탄자 장면과 웃음 버튼 캐릭터인 지니의 쇼타임은 작품의 볼거리다. 2014년 초연 이후 3000회 이상 공연하며 브로드웨이 최장기 뮤지컬 톱20에 든 히트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기반으로 2019년 만들어진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 버전도 먼저 소개돼 큰 인기를 끌었다. 11월 서울 샤롯데씨어터 개막 이후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이어진다.
또 한 편의 브로드웨이 화제작 《하데스타운》도 2년 만에 공연한다. 2019년 토니상 작품상 등 8개 부문과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 수상작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내 초연 당시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7월 서울 샤롯데씨어터 이후 부산 드림씨어터로 이어진다.
신시컴퍼니는 15년 만에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개막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 남녀 커플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 5년의 시간을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 2인극이자 대사 없이 노래만으로 이뤄진 성스루 스타일 작품이다. 뮤지컬 창작자들이 교과서로 삼는 작곡가 중 한 명인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박지연·민경아가 캐시 역으로, 이충주·최재림이 제이미 역으로 참여한다. 2014년 제레미 조던, 애나 켄트릭 주연의 영화를 먼저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1월17일부터 4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다.
1년 내내 볼거리 풍성한 2024년 뮤지컬 시장
지난해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열렸던 뮤지컬 《시카고》가 올여름에는 라이선스 무대로 다시 찾아온다. 6월부터 9월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이후 지역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마스트인터내셔널은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드 파리》를 이번 달 하순에 6년 만의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한다. 주인공 콰지모도는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이 맡았다.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역에는 유리아, 정유지, 솔라가 캐스팅되었으며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역에는 마이클리, 이지훈, 노윤이 출연한다. 1월24일부터 3월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열린다.
매년 많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EMK뮤지컬컴퍼니에서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오랜 기간 개발 과정을 거친 창작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7~10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한다. 또 다른 동명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의 라이선스 초연도 올린다. 불운의 신동 피아니스트 소년과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소녀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일본에서 초연됐으며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았다. 4~6월 CJ토월극장, 5~6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열린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2~5월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스테디셀러 《프랑켄슈타인》도 10주년을 맞아 6~8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또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각색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창작뮤지컬로 초연된다. 조광화 연출가가 오랫동안 개발해온 작품이다.
오디컴퍼니는 이번 시즌 한국 프로덕션 10주년을 맞은 《드라큘라》를 지난해 12월 개막한 이래 3월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괴짜 노인 알론조의 모험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는 《맨오브라만차》도 2년 만에 공연 예정이며 올해로 초연 20주년을 맞은 《지킬 앤 하이드》도 연말에 만나볼 수 있다.
쇼노트는 열네 번째 시즌을 맞은 《헤드윅》을 처음으로 샤롯데씨어터에서 3~6월 공연한다. 2021년 초연 당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연출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던 《그레이트 코멧》도 다시 한번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3~6월 공연한다. 1인 9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유쾌한 웃음을 안겨주는 《젠틀맨스 가이드》도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7월에서 10월까지 만나볼 수 있다.
CJ ENM의 대표작 중 하나인 유쾌한 쇼뮤지컬 《킹키부츠》가 1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공연된다. 9~11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영훈 작곡가의 불후의 명곡을 담은 주크박스 창작뮤지컬의 신화 《광화문 연가》도 10월~내년 1월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CJ와 RG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시라노》도 5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12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독특하고 개성 있는 소재의 창작 초연작부터 한국 관객이 오랫동안 기대려온 화제작에 이르기까지 라이선스 초연작, 스테디셀러 재연작, 창작뮤지컬까지. 볼거리가 많은 2024년 대형 뮤지컬 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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