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파간첩에 지령 보내던 라디오 '평양방송' 중단… 대남기구 정리 연장선인 듯

평양방송 홈페이지 '민족대단결'도 접속 불가능

북한 김정은, 중요군수공장 시찰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1.10

북한의 대남 라디오 ‘평양방송’이 13일 현재 수신되지 않고 있다.

평양방송은 북한의 대남 기구가 운영해온 것으로, 1960년대부터 남측 주민을 겨냥해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 왔다.

과거 자정에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亂數)를 읽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렸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난수 방송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 2016년 재개됐다.

전날 평양방송의 홈페이지인 ‘민족대단결’ 접속 중단과 함께 북한의 대남기구 정리작업의 연장선에서 방송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남측과 민간교류를 위한 각종 기구·단체의 정리에도 착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하신 대남 정책 전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대적 부문 일군들의 궐기 모임이 12일에 진행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편 북한 국가 도메인(.kp)을 이용하는 대외 선전 웹사이트 ‘내나라’에서는 통일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던 ‘우리는 하나’ 코너가 사라졌다.

닷컴 도메인을 쓰는 우리민족끼리·통일의메아리·류경·조선의오늘·려명 등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들도 지난 11일부터 접속 불가 상태인데, 대남 기구 정리와 맞물려 폐쇄 등 개편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