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왜 자동차보험은 생보사에서 가입이 안되지?

사람의 생명 보장하는 생명보험
재산상 손해 보장하는 손해보험
생보·손보 특징 모두 가진 제3보험도

#최근 첫 직장에 합격해 신차를 출고한 회사원씨. 자동차보험 가입을 위해 그동안 실손 보험을 들었던 A생명보험사에 자동차보험 가입 방법을 문의했는데요. 돌아온 답변은 "생명보험사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는 손해보험사에 부탁드립니다"였습니다. 다 같은 보험사 인 줄 알았는데, 왜 생명보험사에서는 자동차보험 가입이 안 될까요? 생명보험사과 손해보험사, 둘 다 보험회사인데 어떤 점이 다를까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생명 보장 '생명보험', 사고로 인한 손해 보장 '손해보험'

우선 생명보험은 크게 사람의 생존 및 사망에 관련된 항목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입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암이나 뇌혈관 질환 등 중증 질병이 발생했을 때나 피보험자 사망의 경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생명보험은 생명보험사에서만 가입 가능한 상품입니다. '종신연금'과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면 생명보험사를 찾아가야 하죠. 저축성 보험인 종신연금은 말 그대로 가입한 사람이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금을 의미하고,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험입니다. 

특히 생명보험에는 평생 보장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종신보험의 경우 가입 후 2년 내 고의적 자살이 아니면, 평생 사망보험금을 보장합니다. 생명보험사에서 가입 가능한 또 다른 상품인 연금보험의 경우에도 종신연금형 선택 시 나이 제한 없이 평생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요. 즉, 생명보험사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과 중대한 질병을 보장하는 CI보험이 있습니다. 

손해보험은 보험자의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보험이에요. 손해보험사에서는 '재산의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을 가입할 수 있죠. 손해보험은 재산상의 손해를 기준으로 하고 실손 보상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크게는 여행자 보험처럼 단기간의 소멸적 성격이 있는 일반보험이 있습니다. 또 차주가 가입해야 하는 의무 보험인 자동차 보험이나 의료비나 화재 배상 책임 등을 보장하는 장기보험도 있습니다.

손해보험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동차로 인한 피해나 사고에 대해 보상해 주는 '자동차보험'과 아파트나 주택, 빌딩 등의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 주는 '화재보험'이 있는 것입니다. 

보장범위도 의무보험 유무도 다르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차이 / 그래픽=비즈워치

아직까지 알쏭달쏭하시다고요? 쉽게 설명하면 두 보험사가 취급하는 상품 차이 외에 가장 큰 차이는 사망에 대한 보장 범위입니다. 손해보험은 사망의 원인이 질병이나 상해일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또 80세까지 보장, 100세까지 보장하는 등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보험은 사망의 원인과 관계없이 2년내 고의적 사고 또는 자살이 아닐 경우, 원인 관계 없이 사망보험을 지급합니다.

또 의무보험 유무도 있습니다. 생명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 상품이 없습니다. 암보험이나 종신보험 모두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필요 여부에 따라 가입이 가능하죠. 하지만, 배상책임 보험, 자동차 보험 등 손해보험에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 상품들이 있습니다. 금융소비자가 원하지 않아도 차가 있다면 반드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죠.  

아울러 대표적인 차이점 이외에도 설계 방식이나 주계약 구성, 상속·증여 활용 등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예시로 생명보험의 경우 상속·증여가 가능하지만, 손해보험의 경우 상속·증여가 불가능하죠. 

질병보험은 손해보험에서 가입이 가능하다고?

두 보험사 차이는 알았는데, 문뜩 어머니가 손해보험사에서 질병 관련 보험을 들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낸 회사원씨. 암이나 뇌혈관 등 질병 관련 보험은 생명보험사에서만 들 수 있다는데, 회사원씨 어머니는 어떻게 손해보험사에서 질병 관련 보험을 가입한걸까요? 정답은 바로 '제 3보험'에 있습니다.

과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경계가 명확할 때엔 두 보험을 구분할 수 있었지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닌 제3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구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제3보험이란, 질병이나 상해, 간병 등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닌 보험을 말해요. 그래서 제3보험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 둘 다 판매할 수 있어요.

제3보험은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사람의 질병·상해 또는 이에 따른 간병에 관하여 금전 및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대가 수수를 계약한 방식입니다. 제3보험에 속하는 상품으로는 △우연하고 급격한 외래 사고로 인한 상해치료 등을 보장하는 상해보험 △질병에 걸리거나 그로인해 발생한 입원·수술·통원 등을 보장하는 질병보험 △상해·질병으로 인한 활동불능 등 간병을 필요로 하는 상태를 보장하는 간병보험 등이 포함됩니다. 즉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 판매하는 건강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간병보험 등이 제3보험에 속하는 것이죠.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유진아 (gnyu4@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