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공약에 소환된 과거 ‘문재인 딸’ 靑 거주 논란…이준석 “같이 다뤄야 한다고 생각”

김동환 2024. 1. 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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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MBC 라디오서 ‘영부인 역할의 법제화’ 공약 준비 언급
이준석 “영부인 역할 규정 제대로 된 게 없어… 가족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없다”
“김건희 여사만 염두에 둔 건 아냐… 문재인 대통령 따님 청와대 거주 상황 있었다” 강조도
2022년 5월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본관을 걸어 나오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공영방송 사장 임명동의제와 KBS 수신료 폐지 등 첫 번째 총선 공약에 이어 지역 책임교육학교 도입 등을 두 번째로 내세운 개혁신당(가칭)이 이번에는 ‘영부인 역할의 법제화’를 세 번째 공약으로 준비 중이다.

영부인의 역할과 지위 등을 법조문으로 명문화해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보이는데,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라디오에서 해당 공약의 의미를 설명하던 중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를 둘러쌌던 ‘청와대 거주 논란’ 등을 언급해 특히 주목됐다.

이 위원장은 12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영부인의 지위와 역할을 공약으로 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진행자 말에 “지금 ‘김건희 특검법’도 이슈화가 되어 있다”며 “영부인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대해 우리가 (현재) 규정이 제대로 된 게 없다”고 우선 답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한데 묶어 거부권을 행사했던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말한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은 본인도 능력자다 보니 여러 정책에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고, 특임을 줄 수 있다”며 “영부인이 받을 수 있는 의전을 규정한 법률이 있는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애매하다”며 현직 대통령은 임기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불소추특권’을 들어 “영부인이나 가족에게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는 없다)”라고 부연했다.

명문화의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이 위원장은 “꼭 김건희 여사를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지금까지 가족들의 지위에 대해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고 운을 띄웠다. 이 대목에서 이 위원장은 “지난 정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이 자식과 함께 청와대에 거주하는 상황이 있었다”며 “어떤 상황에서 허용되고 어떤 경우 허용되면 안 될지에 대한 것도 같이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의 청와대 거주로 논란이 일었던 2021년 일을 소환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2020년 말 입국 후 1년 가까이 자녀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 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었다. 이를 ‘아빠 찬스’로 규정한 허은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시 논평에서 “대통령의 집무와 주거, 외빈 접견 등을 위해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에, 미성년자도 아닌 대통령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었다.

허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2020년 12월 말 기준 재산 내역을 신고하면서 다혜씨와 그 아들의 재산 내역에 대해 ‘독립생계 유지’를 명목으로 고지거부했다”며 “수차례 주택을 매매하며 말 그대로 독립생계가 가능한 대통령 딸은 어떤 이유로 부모님 댁에 얹혀사는지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청와대는 ‘아빠 찬스’라는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다혜씨의 관저 거주 여부에 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무엇보다 가족 거주와 관련해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적절한 사항은 없다는 해명이었는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 시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는 인정하지만, 사적인 영역이나 보호받아야 할 영역은 존중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할 뿐이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부모 찬스’라는 표현이 그것도 대통령 가족을 둘러싸고 제기된 상황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야당의 정치 공세”라며 “야비하다”는 비판과 함께 “솔직히 말해 딸이 친정에 와서 있는 것 아니냐”라는 별일 아니라는 듯 반응해 비난 여론을 더욱 자극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고 관례적으로도 역대 대통령 가족은 청와대에 거주했다면서 행정비용 측면에서도 청와대 안에 같이 있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당시 윤 의원의 주장이었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이 위원장이 라디오에서 언급한 개혁신당의 세 번째 공약은 영부인뿐만 아니라 현직 대통령 가족의 역할이나 지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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