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 텍사스서 시동…“전기차 충전기 공장 가동” [CES 2024]

年 1만대 생산 가능…급속 충전기 집중
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둬

LG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시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오른쪽)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텍사스 공장을 찾은 매티 파커 포트워스시 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LG전자>

LG전자가 미국 텍사스주(州)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세우며 ‘질주’ 준비에 나섰다.

LG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텍사스주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거점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세워진 5500㎡ 규모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에선 연간 1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즐비한 북미 시장을 겨눈 셈이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해외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선 자회사인 하이비차저(HiEV Charger)의 평택 공장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물류 효율성뿐 아니라 기존 유휴시설 활용 등 시너지를 고려해 텍사스를 미국 생산기지로 낙점한 것”이라 “전기차 충전 사업 영역을 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지속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11kW 완속 충전기를 시작으로 175kW 급속 충전기, 350kW 초고속 충전기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상업용·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급속 충전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북미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적으로는 충전기 판매에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관제·광고 등 솔루션 사업자로 입지를 다져 나가겠다는 것이 LG전자 목표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품질 보증과 신뢰성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기업간거래(B2B) 등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생산거점 구축으로 미국 전기차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안정적인 품질 기반의 충전기와 고도화된 관제 솔루션이 결합된 최적의 충전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을 조(兆)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도 인수·합병(M&A)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CES 기자간담회에서 “M&A 대상 기업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B2B나 신사업 부문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30년에 1860억달러(약 24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북미·유럽 등 선진국에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충전 인프라·솔루션 시장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