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선균 음성보도, 혐의사실 뒷받침 절제된 내용”···삭제요구 거부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로 구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고 이선균과 관련한 보도를 한 KBS를 맹비판하자 KBS가 이에 대한 해명입장을 냈다.

KBS는 12일 “지난해 11월 24일 이선균 마약 투약 혐의 보도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다각적 취재와 검증 과정을 거쳤으며 관련 내용은 철저히 절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에 사용된 녹취는 혐의 사실과 동 떨어진 것이 아니라 관련 주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기에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S의 보도 시점은 고인이 사망하기 한 달여 전으로 이를 사망 배경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며 “연대회의가 성명서에 마치 KBS가 사망 전달에도 관련 보도를 한 것처럼 언급했지만 KBS 9시 뉴스에서 해당 일자에 관련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문화예술 관계자로 이뤄진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선균의 죽음과 관련해 경찰과 언론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경찰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해 부적합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길 요청한다”며 “KBS의 보도(11월 24일자)에는 다수 수사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된 것인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혐의사실과 동떨어진 사적 대화에 관한 고인의 음성을 보도에 포함한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KBS를 포함한 모든 언론 및 미디어는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내용을 조속히 삭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KBS는 지난해 11월 24일 ‘[단독]유흥업소 실장 “5차례 투약” 진술···이선균 측 “허위주장’ 제목의 기사에서 경찰이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심 시점과 횟수까지 특정했다고 전했다.

유흥업소 관계자 A씨는 이선균의 마약을 투약한 구체적 정황을 상세히 진술했고 이선균을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했다며 이선균과 A씨가 대화를 나누는 음성 파일을 보도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