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난항? 국가대표 38세 포수면 어떻게든 데려간다…SSG의 선택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아직 스토브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베테랑 포수의 '깜짝 이적'이 이뤄졌다. SSG가 베테랑 안방마님 이지영(38)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포수진 강화에 성공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2일 FA 자격을 갖춘 포수 이지영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SSG 랜더스와 현금 2억 5000만원,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SG는 "포수진 보강과 투수진의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라고 이지영을 영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16년간 모범적인 선수 생활과 우수한 기량을 보유한 이지영이 구단의 투수진을 이끌어주고 젊은 포수진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는 SSG 구단의 말에서 그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이제 SSG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이지영은 "먼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SSG에 감사드리며, 고향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돼 뜻깊다. 나를 믿고 영입해 주신 만큼 올 시즌 SSG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시즌 팀 승리에 많이 기여해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키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벌써 올해로 프로 17년차를 맞은 베테랑 선수다. 이지영은 2008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 2009년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14 타점 4개를 기록했고 2012년 54경기 타율 .304 13타점을 남기면서 백업포수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갈수록 이지영의 비중은 커졌다. 삼성도 마침 진갑용의 바통을 이어 받을 선수가 필요했던 시기. 이지영은 2013년 113경기에서 타율 .239 18타점을 남긴데 이어 2014년 99경기에서 타율 .278 3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면서 조금씩 주전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124경기에 출전, 타율 .305 1홈런 55타점으로 주전으로서 날개를 편 이지영은 2016년에도 129경기 타율 .297 7홈런 50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이어갔다. 이후 2017년 105경기 타율 .238 26타점, 2018년 90경기 타율 .343 2홈런 19타점을 남긴 이지영은 2019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트레이드와 마주해야 했다.
삼성은 키움, SK(현 SSG)와 KBO 리그 역대 최초 삼각 트레이드에 합의했고 이지영은 키움으로 향했다. 당시 삼성은 SK로부터 외야수 김동엽을 영입했고 SK는 키움으로부터 외야수 고종욱을 데려왔다. 삼성, 키움, SK 세 구단이 선수 1명씩 주고 받는 삼각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다. 당시 키움은 포수 보강을 위해 3년 연속 3할 타율(2015~2017년)을 쳤던 외야수 고종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키움의 선택은 옳았다. 이지영도 키움이라는 새로운 팀에서 다시 날개를 달 수 있었다. 2019년 106경기에서 타율 .282 1홈런 39타점으로 활약한 이지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33(12타수 4안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64(11타수 4안타) 1타점,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00(10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면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마침 이지영이 FA를 앞두고 있어서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지영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도 FA와 관련한 물음에 "우승을 하게 된다면 감독님이 알아서 잡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한국시리즈는 키움의 준우승으로 끝맺음했지만 키움과 이지영은 잔류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었고 양측은 '속전속결'로 FA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당시 'FA 계약 1호'로 기록된 선수가 바로 이지영이었다.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이지영은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그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이지영의 활약은 계속됐다. 2020년 101경기에서 타율 .309 36타점을 쌓은 이지영은 2021년 108경기에서 타율 .275 31타점을 남긴데 이어 2022년 137경기에서 타율 .267 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영웅 군단의 안방을 사수했다. 역시 이때도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 빛났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만 안타 18개를 폭발한 것. 이지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21(19타수 8안타) 1타점,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50(16타수 4안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33(18타수 6안타) 2타점을 각각 남겼다.
무엇보다 이지영은 포수라는 극한의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가을야구 전 경기 선발 출전을 해내면서 베테랑의 책임감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당시 키움은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SSG와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향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이지영은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가슴에 태극마크까지 달 수 있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당시 대표팀은 국내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함께 양의지를 보좌할 백업 포수로 이지영을 선택했다.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던 이지영은 37세의 나이에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았다.
지난 해 리그에서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이지영은 81경기에서 타율 .249 8타점에 그쳤다. 다시 찾아온 FA의 시간. 사실 이지영의 이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지영은 FA 재자격을 얻으면서 B등급을 받았다. B등급인 FA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보호선수 25명을 제외한 1명을 보상선수로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래도 진짜 원하는 팀이 있다면 어떻게든 데려가기 마련이다. 이지영의 이적을 도운 것은 바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였다. 먼저 원소속팀과 FA 계약을 체결한 뒤 트레이드로 이적하는 방식이다. 좀처럼 계약 소식이 없었던 이지영은 결국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을 통해 SSG로 이적했고 또 한번 새 출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마침 SSG는 내부 FA이자 포수 자원인 김민식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외부에 시선을 돌리게 됐고 이지영이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키움은 지난 해 102경기를 뛰면서 경험치를 쌓은 2년차 포수 김동헌이 있고 김시앙과 김재현이라는 가용 자원도 있어 이지영이 떠나도 이들을 활용한다면 된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이지영은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을 원하는 팀이 있었고 마침 고향팀이라 기쁨이 더했다. 과연 이지영이 고향팀 인천에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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