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성지’ 고양갑 탈환 나선 여전사 [금배지 원정대]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위원장
‘4선 터줏대감’ 심상정에 도전장
여군 출신…‘한국 여성의집’ 운영
“진보정당, 12년간 해준 것 없어
3호선 연장 등 교통해결 최우선”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21세기 들어 18대 총선에서 손범규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빼고는 이곳 의석은 모두 민주당 또는 진보 정당의 몫이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현재 4선인 심 의원은 고양갑에서 진보정당 출신 최초로 5선 고지에 도전할 전망이다. 심 의원 외에도 문명순 민주당 당협위원장, 이재준 전 고양시장,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 등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만 4명에 달한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심 의원의 정치적 기세가 약해지자 민주당 정치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진보계열 정당의 아성에는 최근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21대 총선 이후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과 이를 감싸려는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하고, 이재명 대표의 수사 방탄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각을 세웠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정의당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커졌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도 정의당 소속 고양시 의원 후보들이 모두 낙선하는 등 민주당과 정의당 간 교차투표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위원장은 원래 ‘국가에 인생을 바치겠다’는 생각으로 1990년 여군사관 35기로 임관했다. 그러나 지상 공수훈련 교육용으로 쓰이는 11m 모형탑 목타워(Mock Tower)에서 강하하다 대퇴부 골절상을 입은 뒤 후유증으로 1993년 제대했다.
군 훈련 중 입은 부상(공상 군경)을 인정받아 현재 국가유공자 신분이다. 그는 “군에 평생 몸 담을 생각으로 입대했는데 불의의 부상으로 제대했다”며 “2~3년은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권 위원장은 이후 경북대와 숭실대에서 사회복지정책 학·석사 학위를 받은 경력을 살려 사회복지시설인 ‘한국 여성의 집’ 원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본인도 부상으로 국가유공자가 된 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15년 동안 가출 청소년, 성폭력 여성 자활을 지원하다가 지난 2004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입당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고양시의원 시절에도 꾸준히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4년 연속 ‘장애인 정책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고양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16만 명인데 진보 정당이 집권한 12년 간 지하철 노선 하나 새로 깔린 게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지하철·광역버스 등 교통불편을 많이 호소하시는데 관련 공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교통 소외 지역인 고양·관산·원신동 등을 관통해 서울과 연결되는 지하철 노선 유치를 공약하고 있다. 삼송·파주·금촌을 잇는 ‘통일로선’을 신설하거나 해당 지역으로 3호선을 연장하는 방안 등도 고려 중이다. 고양병에서 고양갑으로 선거구 변경 가능성이 있는 교통 소외지역 식사동에는 ‘트램(노면전차)’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 들어 68%에 달했던 고양시 덕양구 내 그린벨트가 상당 부분 해제됐고, 삼송지구 등 택지 개발에 탄력이 붙은 점은 호재다. 권 위원장은 “지역구 내 개발 규제는 속속 풀리고 있는데 교통과 대형병원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 아직 따라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구 관련 공약인 ‘수도권 30분 출근’을 꼭 실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시의회 장악력을 기반으로 최근 우리 지역구로 고양시청을 이전하는 방안을 원안대로 추진하도록 힘을 쏟고 있다”며 “시의회와 ‘원팀’으로 움직여 숙원 사업들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전직 군인으로서 책임감을 길러왔고, 사회복지 현장에서 오래 일하며 희생하는 정신이 몸에 배어있다”며 “슬로건인 ‘첫 믿음 끝까지’처럼 서민과 약자에게 꾸준히 다가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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