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간절했었다, 촬영장서 오열" 워킹맘 수현, '경성크리처'로 화려한 2막 [TEN인터뷰]

태유나 2024. 1.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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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수현 인터뷰
"기모노 입는데만 1시간, 허리 못 굽혀 소화도 안 돼"
"일본어 너무 어려워 오열, 감독님 팔 붙잡고 엉엉"
"3살 딸과 시간 많이 못 보내, ♥남편이 육아 많이 봐줘"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있어도, 배우 수현에 대한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출산 후 첫 주연작으로 공개된 '경성크리처'에서 일본인으로 분한 그는 경성 시대 교토 사투리라는 생소한 일본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언어 천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수현은 경성 내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일본 귀족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아 옹성병원 비밀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1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수현은 마에다 캐릭터를 위해 기울인 노력들과 워킹맘으로서의 고충들에게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캐릭터를 위해 일본 교토 사투리를 배운 수현. 그는 "일본어 선생님이 세 분 계셨다. 장면 하나, 간단한 일본어라도 5번 이상 해야 말처럼 되더라. 기본 일주일에 2~3번 이상 공부했고, 전화로도 통화하면서 연습하고 현장에서도 기모노 입을 때 선생님들과 맞춰봤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어 선생님들이 연기하는 톤으로 녹음도 많이 해주고,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요즘 쓰는 말투가 아니라서 선생님들도 힘들었을 거다. 할머니께 여쭤봤다더라. 교토 사투리가 생각보다 정말 많이 어려웠다. 노래 같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지도 그리듯이 일본어 선생님이 발음을 듣고 그 말 위에 그림을 그렸다. 그걸 보면서 흉내내면서 공부했다. 일본어를 더 잘했을 수도 있는데 하는 욕심이 계속 들더라"고 덧붙였다. 

언어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수현은 "언어에서 질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일본어라는 과제를 줬을 때 어렵겠지만, 그런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서구 언어보다 동양권 언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호감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의 반응은 봤을까. 수현은 "개인적으로 일본 분들이 봤을 때 일본어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며 "기모노 입혀주는 일본 선생님이 제가 대사 연습하는 거를 보고 놀라셨다. 교토 사투리가 우리나라 제주 사투리처럼 일본인이 들어도 알아듣기 어려운 사투리라더라. 본인보다 간사이 사투리를 잘한다고 했을 때 기분이 좋긴 했다"고 뿌듯해했다.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수현은 최영준(가토 중좌 역)에게 나진을 물어보는 장면을 찍다 엉엉 울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장면이 일본어가 4~5페이지 됐다. 서로 NG도 많이 냈다. 그 장면 이후 조용히 오열했다. 감독님에게 보이기 부끄러워서 가토 방에서 촬영 감독님 팔을 잡고 엉엉 울었다. 너무 일본어가 어려워서. 욕심은 나는데 아쉬움이 남아서"라고 설명했다. 

기모노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대한 불편함도 컸다. 수현은 "촬영 장소가 다 멀었다. 밀양, 화천, 가까운 게 인천이었다. 그 머리를 하고 차량 이동 시간이 5시간이 넘을 때도 있었다. 기모노를 안 입어도 꼿꼿하게 있어야 했다"며 "기모노가 진짜 어려운 옷이다. 춥고 덥고 소화도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마에다가 계속 기모노를 입어 기쁘기는 했다. 캐릭터가 분명해지는 게 있었다. 기모노 자체가 막 입는 옷이 아니다. 입혀주는 데만도 1시간 이상 걸린다. 기모노는 본인이 못 입고  꼭 누가 입혀줘야 한다. 그 시간 동안 저는 캐릭터를 생각하고 자세도 더 바로 잡고 했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마에다에게 장태상(박서준 분)은 어떤 존재였을까. 수현은 "사랑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에다의 마인드로 보자면, 나와 동급인 유일한 사람이다. 경성에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본인의 것을 이루는 거에만 열중했던 장태상이 자기와 닮아보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채옥(한소희 분)에 대해 샘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나도 저사람에게 유일한 친구이고 싶은데 왜 내 말이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그래도 계속 보호해주려고 하고 진심으로 애쓰고 신경써줬는데 반응이 없을까, 저 여자는 뭘 가졌길래 저런 관심을 받을까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해석했다. 

박서준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대본 리딩 때 너무 준비를 잘 해왔더라. 이래서 박서준이구나 싶었다. 쑥쓰러움도 많이 타는 성격 같은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수현./사진제공=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수현의 출산 후 복귀작이다. 그는 2019년 세 살 연상의 기업인 차민근 씨와 결혼해 2020년 10월 첫 딸을 출산했다. 2021년 방송된 드라마 '키마이라' 임신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수현은 '경성크리처'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출산과 복귀, 코로나가 겹쳤다. 워킹맘이 여자들에게 여전히 쉽지는 않은 거 같다. 여자 배우로서 복귀에 굉장히 간절함도 있었다. 간절함이 느껴지셨죠?"라며 "연기가 많이 고팠냐고 하던데 실제로 그랬던 것 같다. 인생을 좀더 살면 덧붙여지는 배움이 있으니까. 배우로서 성장한 게 느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3살 딸 아이에게 '경성크리처'를 보여줬다는 수현. 그는 "극중 마에다가 장태상(박서준 분)에게 '죽으세요'하고 차에 타고 떠난다. 그 장면을 본 딸이 엄마가 저 차를 타고 자기에게 오는 거냐고 묻더라. 아무래도 워킹맘들은 시간을 쪼개기가 어려워서 그러나 싶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촬영하느라 육아 시간이 많이 없었냐고 묻자 수현은 "일반적인 엄마들보다는 시간을 많이 못냈다. 딸은 내가 TV에 나온다는 것만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를 촬영 하며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고 찍고, '보통의 가족'도 찍었어요. 하고 싶었던 게 많았고, 다양한 걸 계속 하고 싶거든요. 사극에도 욕심이 있습니다. 제가 영어를 하기 때문에 외국 작품이 어울린다고, 서구적이라고 하는데 저는 누구보다도 한국적인 색을 낼 수 있는 배우거든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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