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도 이지영도 그렇게 떠났다…시대를 풍미한 안방마님들, 영웅들은 챕터2를 준비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34, LG 트윈스)도 이지영(38, SSG 랜더스)도 떠났다. 영웅들은 이제 챕터2를 준비한다.
키움 히어로즈가 안방마님 완전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12일 이지영의 사인&트레이드를 완료하면서 그렇게 됐다. 이제 키움 안방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포수는 1군 통산 408경기의 김재현(30)이다. 2023시즌 중반 이후 주전으로 올라선 2년차 김동헌(20)에 김재현, 김시앙(23)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현재지만, 과감하게 미래를 내다보는 키움의 결단이다. 고형욱 단장은 12일 전화통화서 “(단장은)현재도 봐야 하고, 미래도 내다봐야 한다”라고 했다. 박동원과 이지영이 국가대표급 포수들이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만 바라볼 수 없다는 현실론이다.
박동원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올라섰다. 이지영은 2019년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2022시즌 초반까지 약 3년간 공존했다. 이때 키움 안방은 리그 최강이었다. 구단 통산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중 한 차례가 이 기간(2019년)에 나왔고, 포스트시즌은 꼬박꼬박 나갔다.
2022년 4월 박동원 트레이드는 전략적으로 진행됐다. 박동원이 해당 시즌을 진행하기에 앞서 고형욱 단장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한 상태였다. 이지영이 삼각트레이드로 2019년 입단하면서 자신의 출전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포수가 절실한 KIA 타이거즈에 박동원을 넘겼다. 이때 얻어낸 2023년 2라운드 지명권으로 김동헌을 뽑았으니, 키움의 수완이 보통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반면 박동원은 반 년만에 LG 트윈스로 떠났다. 그리고 단장 교체사건까지 일어났다. KIA로선 가슴 아픈 이름이 된 상태다.
또한, 키움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 좋은 포수자원이 많이 나오는 걸 감안, 무려 5명의 포수를 뽑았다. 굳이 이들에게 포수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김건희의 경우 사실상 다른 포지션으로 옮길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안겸, 박성빈 등이 남아있다. 고형욱 단장은 육성선수 출신 박준형의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박동원은 결국 LG에서 우승포수가 됐다. 꿈에 그리던 우승포수다. 이지영도 SSG에서 행복야구가 가능하다. 김동헌과 출전시간을 나누지 않아도 된다. SSG에서 사실상 주전을 꿰찰 가능성이 크다. SSG는 김민식과의 FA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 베테랑 국가대표급 포수를 배려하면서, 젊은 선수들로 미래를 본다. 그렇다고 현재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김동헌은 데뷔 첫 시즌에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가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다치지 않는다면 FA 획득 전까지 탄탄대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김동헌이 키움 안방의 상수 역할을 해줘야 한다. 김동헌의 성장 과정에서 다른 포수들이 돕고 경쟁하는 체제를 갖추며 부작용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동헌이 성장통을 겪더라도 보완할 장치는 갖춰졌다.
사실 야구계에선 향후 신인드래프트의 씨가 마를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코로나 시국 전후로 아마추어에서 좋은 유망주 육성이 어려웠고, 결국 프로가 그 데미지를 맞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때문에 지금부터 부지런히 유망주를 모으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키움이 거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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