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용현지의 파트너 ‘기 살리기’…“언니는 이미래야!”

김창금 기자 2024. 1.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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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짝은 없다.

하이원리조트의 여자복식 듀오인 용현지(23)와 이미래(28)가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웰컴저축은행 피비에이(PBA) 팀리그 5라운드 NH농협카드와 경기에서 환상호흡을 과시하며 팀의 4-1 승리를 도왔다.

경기 뒤 만난 이미래는 "현지가 잘 해줘 이길 수 있었다. 내가 더 잘 받쳐줘야 한다. 너무 미안하다"며 용현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용현지는 오히려 언니에게 기를 팍팍 불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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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팀리그 끈끈한 여자복식 단짝
하이원리조트의 이미래. PBA 제공

“언니는 이미래야! 알지.”(용현지)

“어떨 땐 내가 동생 같아요.”(이미래)

이런 단짝은 없다. 나이 차는 5살이 난다. 하지만 둘 사이의 거리는 없다. 언니가 “내가 못 쳐 미안하다”고 말할 때는, 동생이 “자신감을 가져”라며 호되게 질책한다. 왜냐고? 둘은 팀이기 때문이다.

하이원리조트의 여자복식 듀오인 용현지(23)와 이미래(28)가 1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웰컴저축은행 피비에이(PBA) 팀리그 5라운드 NH농협카드와 경기에서 환상호흡을 과시하며 팀의 4-1 승리를 도왔다.

둘은 2세트 여자복식에서 김민아-김보미 짝을 6이닝 만에 9-1로 제압했다. 1세트틀 선점한 하이원리조트는 4~5세트도 잡아내며 승패를 갈랐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5라운드 2승째(4패)를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 뒤 만난 이미래는 “현지가 잘 해줘 이길 수 있었다. 내가 더 잘 받쳐줘야 한다. 너무 미안하다”며 용현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 이날 복식에서 용현지는 하이런 6점을 비롯해 8점을 해결하며 세트를 거머쥐는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용현지는 오히려 언니에게 기를 팍팍 불어 넣었다. 용현지는 “당구가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 너무 미안해하는 게 언니의 문제”라며 눈을 흘겼다.

하이원리조트의 용현지. PBA 제공

둘이 여자복식 호흡을 맞춘 지는 2시즌 반이 됐다. 첫 해에는 언니 이미래가 주요 고비에서 점수를 올렸고, 올 시즌엔 급성장한 용현지가 해결사 역할을 많이 한다. 하지만 서로 존중하고, 챙겨주는 게 친자매보다 더 하다.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용현지는 “지난 시즌엔 언니가 너무 잘해서 고마웠다. 올 시즌엔 언니가 낙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4라운드 뒤에 ‘자책하지 말라, 자신감을 가지라’며 강하게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언니는 이미래야!”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 주입했다.

이미래는 개인 투어에서 통산 4승을 일군 여자당구의 간판 스타다. 올 시즌엔 일시적인 침체를 겪으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득점 성공률이 떨어지니, 장기인 장타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애버리지도 낮아졌다. 그는 “무언가 많이 꼬여 있다는 느낌이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멘털이나 경기력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낙 저력이 있고, 이름 그대로 ‘미래 지향적’ 성격이어서 슬럼프가 길어질 것 같지 않다. 더욱이 팀리그 동료인 용현지가 큰 힘이 된다. 용현지는 “팀리그 경기에서 언니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양손으로 총을 쏘듯 ‘콕콕’ 찌르기도 하고, 손잡고 장난도 많이 친다. 언니랑 함께 경기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하이원리조트의 이미래와 용현지가 주장 이충복의 조언을 듣고 있다. PBA 제공

주말 팀리그가 종료되면 둘은 다음달 재개되는 개인 투어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이미래는 “올 시즌 개인전 투어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월드챔피언십까지 남은 3개의 개인전 투어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즌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상권 실력을 갖춘 용현지도 “스트로크를 최종적으로 다듬고 있다. 시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서 개인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둘도 없는 단짝이 개인전에서 맞부닥치면 어떻게 될까. 용현지는 “당연히 최선을 다해 싸워 이길 것”이라고 했고, 이미래도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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