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으로 물든 미래지향적 이상 공간…리만머핀 '원더랜드'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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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 서울은 게스트 큐레이터 엄태근의 기획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를 오는 2월24일까지 개최한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착안한 이번 전시에는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 작가가 참여하며 이들의 신작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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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리만머핀 서울은 게스트 큐레이터 엄태근의 기획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를 오는 2월24일까지 개최한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착안한 이번 전시에는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 작가가 참여하며 이들의 신작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전시의 회화와 조각은 찬란하고 비현실적인 풍광이 펼쳐지는 '원더랜드'처럼 원색으로 물든 미래지향적 이상 공간을 시각화한다.
유귀미는 과거 기억 속 일상 공간을 그린다. 한국을 떠나 영국 런던에서 유학을 마친 후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거주한 작가는 이민자이자 여성,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경험한 고립과 단절을 그림으로 승화한다.
그는 추억이 담긴 공간을 주요 소재 삼아 화면에 옮기는데, 이는 초현실주의 작가와 아들의 그림책에서 영감을 얻은 특유의 부드럽고 몽환적인 색감을 통해 꿈 같은 풍경으로 변환된다.
현남은 조각을 통해 동시대 도시 풍경과 가상 공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그의 예술적 실천을 관통하는 방법론은 광대한 자연경을 하나의 사물로써 구현하는 축경(縮景)으로 대표된다.
그에게 있어 현대의 축경은 폴리스티렌, 에폭시, 시멘트 등의 산업 재료를 통해 조성된다. 이런 재료의 화학반응으로 형성된 결과물은 거친 표면과 선명한 색상, 수직성이 강조된 비정형의 조각으로, 종말론적 미래의 도시 풍경과 폐허를 은유한다.
켄건민은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회화로 비애와 환희, 그리움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서울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취리히, 베를린,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이민자로서의 경험과 다문화적 관점을 자양분 삼아 수면 아래 간과되고 소외된 주제에 천착해 왔다.
이번 전시작에서 그는 1980년대 후반 경험한 개인의 유년기 경험을 다루면서도 이를 문화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환상적 이미지로 풀어내며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같은 범세계적 쟁점으로 연결한다.
임미애의 회화적 본질은 유동(流動), 즉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끊임없는 충돌과 규정 불가한 움직임에 있다. 화면에서 다채롭게 움직이는 중층적이고 파편화된 형상은 의인화된 생명체나 증식하는 유기체 돌연변이를 연상시키는 한편 작가의 유년기 기억과 환상을 형상화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은 팬데믹 기간 구상과 추상의 결합을 시도한 작가의 신작들로, 감미로움과 그 안에 내재한 공포감을 나란히 병치시켜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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