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통령'·'소통령' 지원 사격 통할까 [취재여담]

우형준 기자 2024. 1.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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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 북카페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출마 행보를 본격화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행정부처를 이끈 경험을 두고 "스타트업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 첫 중기벤처부 장관으로 해외순방 일정을 함께 하며 K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Who Is?

광운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암호학·정보보안 관련 석·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 암호학 박사이자 국내 보안 1세대입니다.

대학원 시절 정보보안 스타트업 테르텐(티베트어로 ‘인류를 구원할 보물을 찾는 사람들’)을 창업해 20여년간 운영했습니다.

이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21대 국회의원, 윤석열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중기부 이영, 스타트업 영업사원
이 전 장관 재임 기간 중기부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시장 개척에 중점을 뒀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2억2천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 조성에 합의했고, 보스턴에선 바이오 허브 랩 센트럴과의 MOU도 체결했습니다.
 

이 전 장관을 지난해 1월 스위스에서 다보스포럼에서 만났을때는 특히 중동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중동 첫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개소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도 GBC를 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우리 정부는 GBC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사우디 정부가 부담하기로 해 더 의미가 큽니다.

이처럼 재임 시절 중소·벤처기업의 중동시장 진출에 화력을 집중한 이유는 중동의 풍부한 자금력 때문이었습니다.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기업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벤처·스타트업에 오일머니가 유입될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기반을 닦아 놨다는 평가입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의 가장 큰 목표는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 진출에 필요한 기반을 닦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4년간 중소기업계 숙원과제...'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 성공

이 전 장관이 중기부를 이끌면서 특히 입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지난 2008년 이후 14년간 중소기업계의 숙원과제였던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대금에 반영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어 복수의결권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벤처기업은 복수의결권 도입으로 대규모 지분투자를 받더라도 창업주의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은 이 전 장관의 임기 당시의 업적을 열거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중통령'(중소기업계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임기 동안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가업승계 문제 해결, 협동조합 담합 제거의 세가지를 꼭 바꿔야한다고 다짐했었다"며 "이 중 두가지인 납품대금 연동제와 가업승계 부분을 이 전 장관과 중소기업계가 같이 만들어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콘'으로 소상공인도 기업가형으로

이 전 장관은 MZ세대 소상공인들이 자신만의 성장스토리를 바탕으로 제품‧서비스를 혁신하는 사례에도 주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주맥주, 도레도레, 금옥당 등을 사례로 들며 "이들 기업의 매출‧고용을 분석해 보면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비해 뒤쳐지지 않았다"며 "소상공인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업과 창조적 신제조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탰습니다.

여러 대책 중 눈에 띄었던 부분은 규제개혁이었습니다. 

이 전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타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복합 규제 타파를 위해 범부처 규제혁신 토론회인 ‘규제 뽀개기’ 행사를 지난 네 차례 열었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닌 소상공인이 지역상권의 특장점을 활용해 로컬 브랜드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라이콘’(라이프스타일&로컬 이노베이션 유니콘)도 만들었습니다.

이벤트성으로 1년에 한 번 개최한 동행세일을 온 국민이 함께하는 동행축제로 확대 개편했는데, 지난해 두 차례의 동행축제로 2조9천억원, 12월에는 눈꽃축제까지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들도 과감하게 진행했습니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코로나19 시절에 손실보상 4조원에 재난지원금 22조6천억원 등의 재정 지원이 있었지만 이후 57만명에 대한 8천억원의 환수 부담이 있었다"면서 "이영 전 장관이 8천억원의 환수 면제를 제안해 소상공인에게는 단비가 내려 도움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의 시계는 미래로, 시야는 글로벌로"

이 전 장관은 북콘서트에서 중기부를 이끈 경험을 두고 "스타트업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창업해서 20년 기업을 운영했고 이후 국회에 가서 2년 국회의원을 했으며 중기부 장관으로는 20개월 일했다"며 "중기부에 갔을 때는 제가 행시출신도 아니고 해서 마치 스타트업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 전 장관이 총 6부로 쓴 '다르게, 탁월하게'는 소상공인 딸로서 살아온 성장기를 비롯해 대학원 시절 창업해 20년 간 운영해 온 스토리,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2년 간 이야기, 디지털 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이 전 장관의 비전을 담아냈습니다.

또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야기, 장관 시절 20개월 동안 거의 매일 새벽까지 보고서와 자료를 검토한 뒤 중소·벤처·소상공인 정책을 발표한 뒷 이야기 등이 담겼습니다.

이 전 장관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할 예정입니다. "4차 산업이라는 세계적 대전환기에 정치의 시계는 미래로, 시야는 글로벌로 옮기는 일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아직 그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계의 시계도 다시 돌릴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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