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수현 "교토 사투리 어려웠지만…언어에서 질 수 없었어요"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배우 수현이 언어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1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경성크리처'의 주역 수현을 만났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다.
지난달 22일 파트1을 공개한 '경성크리처'는 하루 만에 한국을 비롯해 44개국에서 넷플릭스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또 83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며 가파른 인기 상승을 보여줬다.
수현은 경성 내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일본 귀족 마에다 유키코를 연기, 옹성병원 비밀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특히 항상 단정한 기모노 차림에 꼿꼿한 자세로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마에다를 표현해 비주얼과 섬세한 연기, 일본어 구사 등 완벽한 삼위일체로 호평을 얻었다.
이날 수현은 작품 공개 후 쏟아지는 긍정적인 평에 대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코멘트 많이 해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 주셔서 기쁘다"며 "일본어에 관한 게 제일 긴장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의외로 한국말에 대한 코멘트가 많았다. 어눌한 한국어에 대해 반응이 좋더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어에 대해서는 "수업을 많이 했다. 일본어 선생님 세 분이 계셨다"면서 "장면 하나에 아무리 간단한 일본어라도 평균 세 번에서 다섯 번 이상은 해야 말처럼 되더라. 그래서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연습했고 전화로도 많이 통화하면서 연습하고. 일본어 수업 시간이 좀 많았다"고 회고했다.
"언어에서 질 수 없다. 언어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이라는 그는 "일본어라는 과제를 줬을 때 어렵겠지만 그런 과제를 좋아하는 편이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수현은 "서구 언어보다는 동양권 언어를 한다는 자체도 호감이었다"면서도 "그런데 교토 사투리가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노래 같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처음에는 지도 그리듯이 일본어 선생님의 억양을 듣고 그 말에 그림을 그렸다. 그걸 보면서 흉내 내고, 그렇게 공부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수현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우려가 없었는지 묻자 "시대적인 거에 집중해서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작품을 만든 거에 대한 창의적인 도전에 대해 좋게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의 시대적인 배경과는 별개로 정말 작가님과 감독님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감독님이 처음에 캐스팅할 때 마블 얘기를 좀 하셨다"면서 "제 마블 캐릭터를 좋게 보셨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래서 이 역할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하시더라.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현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유전 공학 분야의 천재과학자 닥터 헬렌 조 역을 맡아, 임팩트 있는 강렬함을 남긴 바 있다.
이에 최근 영화 '더 마블스'로 할리우드에 데뷔, 마블 후배가 된 박서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그는 "('더 마블스'에 대해) 말 못할 줄 알고 안 물어봤다. 말 못하게 되어있으니까"라면서 "해외 촬영할 때 어땠는지, 외국에 살 때 힘들지 않았는지 그런 것만 물었다. 다른 외국 작품을 할지 그런 게 궁금하다. 앞으로도 한국분들이 계속 진출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너무 준비를 잘해왔고, '이래서 박서준이군' 했어요. 감독님도 그렇고 이 친구한테 많이 의지를 하겠다 싶을 정도로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장태상 같았어요."
지난 2020년 첫째 딸을 출산한 수현. 워킹맘의 고충은 없는지 묻자 "아직도 여자들에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여자 배우로서 저도 복귀에 간절함도 있었고, 간절함이 느껴지시지 않았냐"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촬영한 걸 보시고 작가님이 연기가 많이 고팠구나라고 얘기해 주셨는데 실제 그랬던 것 같다"며 "뭔가 내가 조금이나마 배우로서 성장한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말 새롭다. 이미지가 진짜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저도 그런 초점으로 역할을 선택하고 있기도 하고. 조금 더 연기를 할 때 과감해지는 저를 발견하는 것 같다. 그런 걸 알아봐 주시면 좋겠고 한국 작품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연기를 향한 열정을 이야기했다.
"다행히 한국 작품을 했을 때 외국에서도 많이 알아봐 주셔서 좋은 부분도 있어요. 외국 작품도 욕심은 나지만 한국 스케줄 때문에 외국 일을 포기한 것도 있긴 해요. 그렇게 올인할 만큼 한국 작품에 신경 쓰고 있어요."
한편, '경성크리처'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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