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광고 예산부터 음원 수익까지… AI로 예측하는 ‘임팩트AI’
광고 전략 AI 분석해 예산 최적화
음원수익, 금융상품 가치 예측도
“기업이 지출하는 광고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합니다. 그런데 감각적으로 광고 전략을 짤 때가 많아 1년 치 예산 중 2개월 치는 허비하고 맙니다. 임팩트AI는 이 분야에 인공지능(AI) 분석을 도입해 최적의 광고 전략을 제시합니다. 광고를 넘어 음원 수익과 금융상품 수익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임팩트AI는 기업이 광고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돕는 3년 차 스타트업이다. 구독형 서비스 ‘오아시스(OASIS)’를 통해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광고하려면 각 채널에 얼마의 비용을 얼마나 투입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 설루션은 미래 수요 예측 AI를 기반으로 하는데, 정확도는 90~95%가량이다.
임팩트AI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에서 정보 시스템을 연구하던 박성혁, 이민형 박사가 2022년 공동창업했다. 창업을 주도한 박 대표는 두 번의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경험이 있다.
첫 창업이었던 레코벨은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국산화했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의 메뉴 추천과 교보문고의 도서 추천을 비롯해 SSG, 티몬, 롯데면세점에 설루션을 제공해 FSN에 인수됐다. 이어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 기업인 아이겐코리아를 세웠고 테크랩스에 매각했다.
두나무앤파트너스 심사역, 더블유컨셉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내다 학교로 돌아온 박 대표는 이민형 박사와 ‘광고 전략 최적화’를 주제로 연구하다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음성 인식 비서 ‘시리(Siri)’ 개발을 이끈 김윤 박사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했다. 박성혁 대표와 이민형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패스트파이브에서 만났다.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엔 어떤 불편함이 있었나.
“광고 채널이 점점 많아지면서 광고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업들은 보통 유튜브, 메타, 카카오, 네이버(NAVER) 등 8~12개 채널에 광고를 집행하는데, 광고를 해보고 성과가 좋으면 비용을 더 넣고 안 좋으면 빼는 식으로 해 왔다. 어느 채널에 얼마만큼의 금액을 언제까지 넣을지를 공학적으로 알 방법이 없었다.
메타 등 플랫폼이 광고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일부 정보를 주지만, 소스코드 정도만 제공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데이터 가공과 분석이 있어야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 ‘오아시스’는 어떤 설루션인가.
“오아시스는 제품별 광고 전략에 맞춰 예산을 어떻게 최적화해 집행할지 분석한다. 광고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다. 노출량, 클릭 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수, 페이지 방문 수, 가입자 수 등인데, 제품별로 광고 목적이 다르니 어느 지표를 얼마만큼 달성할지도 달라야 한다. 오아시스는 미래 수익을 예측해 제품별 광고 전략을 짜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돕는다.
예를 들면 ‘배너 광고는 1억원까지 쓰지 말고 7000만원에서 멈추고 3000만원을 소셜미디어(SNS) 광고에 쓰세요’, ‘모바일 광고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에 몇 대 몇 비율로 하세요’와 같은 조언이 가능하다. 이 과정은 전부 자동화돼 있고,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된다. 광고비를 10~15%가량 줄일 수 있다.
제일기획 자회사 ‘펑타이’를 비롯해 여러 광고 대행사와 계약했고 유니세프에도 무상으로 설루션을 제공했다. 네이버 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에도 설루션을 제공했다.”
―미래 수요 예측 AI라면 활용 가능한 분야가 많아 보인다.
“연구실에서 초판 서적의 수요를 예측한 적이 있다. 수요를 미리 알면 재고비용을 아낄 수 있다. AI에 책을 읽히고 화면 표지를 보여주고 작가 이력과 출판사 정보를 학습시켰다. 45권이 팔릴 것으로 예측했는데, 39권이 팔렸다. ‘미래 수익 예측’이라는 원천 기술은 같다.
여기서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을 확신해 음원 수익 예측 서비스를 개발했다. 현재 음원 관련 수익은 67%가 스트리밍에서 나온다. K팝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로 뻗어나간다. 그래서 이 시장의 수익 예측이 가능하다면 K팝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AI에 노래의 파장과 노래, 가수, 음반 정보 등을 학습시키고, 각국의 모바일 사용자 수 등 거시적인 시장 정보부터 사용자의 음원 청취 데이터 같은 미시 정보까지 학습시킨다. 그러면 이 음원이 어느 시장에서 얼마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가 나온다. 사람이 예측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절반 정도로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현재 음원 지식재산권(IP) 투자 플랫폼 비욘드뮤직에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유튜브 채널의 가치를 매기고 동영상 콘텐츠의 흥행 여부를 예측하는 디지털 감정평가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또 어떤 설루션이 있나.
“금융 상품의 미래 가치를 예측해 거래 전략을 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교보증권과 하고 있는데,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을 앞섰다. 유가, 환율과 같은 경제 지표와 주식 가격을 예측하는 기술도 연구개발(R&D) 중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 수익을 예측하는 1등 설루션 기업이 되려고 한다.”
―많은 AI 기업이 수익을 못 내고 있다. 임팩트AI의 재무 상황은 어떤가.
“아직은 비용이 매출보다 많지만,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설루션은 1분기에 매출이 날 예정이고, 광고 설루션 계약을 더 이뤄내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투자금도 아직 넉넉히 남았다.”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올해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교환교수로 가면서 임팩트AI가 한국 기업 최초로 ‘스탠퍼드 US-ATMC센터(미국-아시아 기술 관리 센터)’ 회원사가 됐다. 스탠퍼드대가 아시아 기술회사 간 커뮤니티를 형성해주고 기술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원사 중엔 캐논, 미쓰비시 등도 있다.
현지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미국은 세탁소와 같은 중소상공인들도 광고비를 많이 써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크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에게도 특화된 예측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4년 안에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임팩트AI의 중장기 비전이 궁금하다.
“임팩트AI는 대기업만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음원 수익 예측의 경우 대형 기획사의 의사 결정을 돕는 데 쓰일 수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작곡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업의 가장 하단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미래 구독 서비스가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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