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는 나"…민주당-이낙연, DJ 100주년 '적자 쟁탈전'

박종홍 기자 2024.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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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야권 내부에선 'DJ 후계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와 민주당이 서로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이 전 대표 본인"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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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 기싸움…DJ 정신 두고 "실종" vs "안 떠나"
"야권 통합" "행동하는 양심"…생전 발언 입맛대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 '하나로 미래로'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올해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야권 내부에선 'DJ 후계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와 민주당이 서로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14일 야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며 김 전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졌고 1인·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말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밝혔으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정부의 원칙을 되살려 '제2의 한류'가 더 확산하도록 돕겠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즉각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이 전 대표 본인"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위해 헌신했다. 두 분의 정신과 민주당의 역사를 욕되게 하지 말라"며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 및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양측이 김 전 대통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DJ가 야권 내에서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정통성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며 민주당계 정당에 최초로 정권을 안긴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에게도 김 전 대통령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 전 대통령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의 이 전 대표를 아꼈다는 일화는 유명하며 정치권에 입문하면서부터는 'DJ 키즈'라는 꼬리표가 줄곧 따라다녔다. 이 전 대표는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줄곧 김 전 대통령을 꼽아왔다.

이 전 대표가 탈당하면서 김대중 정신을 강조한 것도 탈당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김대중의 비서로 통하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합류한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양측은 김 전 대통령의 서로 다른 발언을 인용하며 기싸움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이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라'고 했다며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김 전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 발언을 거론하며 "정치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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