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약 끊으면 5년내 80% 재발…조기 치료 중요한 이유[생생 건강정보]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근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 부부를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병'은 발병 후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을수록 그 예후가 더욱 악화한다. 또 주요 증상들이 호전돼도 치료를 중단하면 5년 이내에 재발한다. 이와 관련 1월5일자(망상·환각·횡설수설…전세계 2000만명 앓는 조현병[생생 건강정보])에 이어 조현병 치료 방법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서영 교수와 함께 알아보도록 한다.
◇조현병, 망상·환각 호전된 '관해' 상태 도달·유지가 목표 조현병은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상적 소견을 근거로 진단할 수 있는데, 충분한 기간 임상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조현병의 증상은 우울증, 양극성 장애, 알코올 의존이나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첫 진단 시에는 뇌 MRI, 뇌파검사, 종합 심리학적 평가 등을 사용해 감별해야 한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약물로 개발된 중추신경계 자극제 투약 후 조현병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관련한 병력 확인 또한 감별 진단에 중요하다.
조현병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유지 치료로 나눠 볼 수 있다. 급성기 치료에서는 망상, 환각 및 와해된 행동 등의 주요 증상들이 호전된 '관해' 상태에 도달하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환자의 증상과 관련해 자신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전문의 판단하에 입원한 상태에서 치료받기도 한다.
유지 치료는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일반적으로 초발 환자의 경우 증상 소실 후 최소 1~2년, 여러 번 재발한 환자의 경우 5년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높은 재발률이 보고되고 있으며, 관해에 도달한 경우에도 치료 중단 시 5년 이내 재발률이 80%에 달한다.
모든 조현병 치료에서 항정신병약물을 포함한 약물치료는 필수다. 관해 도달과 재발 방지 모두 항정신병약물을 필두로 한 약물치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항정신병약물은 뇌 도파민 수용체 차단을 주된 기전으로 그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외 세부적인 효과는 약제마다 다양해 각 환자에게 맞게 처방돼 활용된다.
◇약물치료 받지 않을수록 예후 악화…정신사회재활치료 병행도 함께
조현병 발병 후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관해 도달이나 기능적 회복을 포함하는 장기적 예후가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발병 후 첫 5년은 환자의 기능적 변화가 가장 심한 시기로, 5년 이내에 관해 상태에 도달한 환자는 그렇지 못한 경우에 비해 현저히 나은 기능적 회복에 도달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조현병 치료에서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조현병 환자 중 40~60%가 약물 치료의 순응도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이는 다른 만성질환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높은 비율이다. 이러한 순응도 저하는 흔히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며, 치료 중단은 재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러 번 재발을 경험한 경우 다시 증상 관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보다 오랜 기간, 높은 용량의 항정신병약물 투여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적절한 치료 순응도의 유지가 중요하다.
항정신병약물의 장기지속형주사제는 조현병 환자에서 약물 순응도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개발된 약제다. 정기적인 근육 주사를 통해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완전한 치료 중단이 아닌 부분적인 순응도 저하도 정신병적 증상이 지속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심지어 수일 정도의 매우 짧은 치료의 공백도 재발률 증가와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발병 초기부터 장기지속형 주사제 사용을 고려하도록 적극 권장한다.
치료 외에 중요한 사항도 있다. 환자의 빠른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보완적으로 정신사회재활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는 잘못된 인식과 부적응적인 행동을 직접적으로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 증상과 약물 관리, 스트레스 관리, 대화 기술 등을 향상하는 사회 기술 훈련, 주 3회 이상 중간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환자 개인의 역량을 향상하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나아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발병 초기에는 병식 부족이나 증상 자체로 인한 현실 검정력 저하로 치료 개시 및 유지에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족들도 질병과 환자를 대하는 적절한 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환자의 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병을 이유로 환자를 지나치게 소외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환자의 상태에 맞는 기대치를 갖는 것 등이 포함된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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