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무리 짓자고 했는데…” ‘고척발 사·트’에 붕 뜬 김민식, 플랜 B 가동 가능할까 [MK이슈]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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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와 내부 FA 포수 김민식의 협상 테이블에 큰 변곡점이 만들어졌다. SSG 구단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FA 포수 이지영을 영입한 까닭이다. 김민식은 협상 테이블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에서 플랜 B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과연 김민식 측이 어떤 타개책을 찾을 수 있을까.

SSG 구단은 1월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현금 2억 5,000만 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조건으로 포수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키움 구단도 같은 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이지영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억 원(연봉 3억 5,000만 원, 옵션 5,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SSG 구단과 2억 5,000만 원,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밝혔다.

FA 포수 김민식. 사진=김영구 기자
SSG 구단에 입단한 포수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FA 포수 김민식. 사진=김영구 기자
SSG는 포수진 보강과 투수진의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이지영은 통산 1,270 경기에 출장해 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타자로도 통산 타율 0.280, 942 안타, 368 타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지영은 2013년 이후 매년 100경기 전후 게임을 소화하는 등 내구성이 좋고 꾸준한 기량을 갖춘 선수로 알려졌다.

이지영은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고 이후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해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2020년에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해 주전 포수로 선수단을 이끌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SSG 구단에 합류하게 된 이지영은 “먼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SSG에 감사드리며, 고향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돼 뜻깊다. 나를 믿고 영입해 주신 만큼 올 시즌 SSG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시즌 팀 승리에 많이 기여해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키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고척발 사·트’ 소식에 SSG와 내부 FA 협상 테이블을 이어가던 김민식이 붕 뜬 모양새가 됐다. 김민식은 올겨울 FA 시장에서 C등급으로 나와 SSG 구단 잔류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펼치고 있었다.

SSG 구단은 FA 시장 개장과 함께 김민식과 계속 잔류 협상을 이어왔다. 협상 초반부터 양 측의 격차는 계속 있었다. 조금씩 좁히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협상 정체 기간이 다소 길었다.

FA 포수 김민식. 사진=김영구 기자
SSG 김재현 단장과 포수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FA 포수 김민식. 사진=김영구 기자
SSG는 지난해 연말 김민식 측에 수정한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김민식 측에선 오랜 고민 끝에 1월 초 구단 계약 조건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했다. 하지만, SSG 구단은 최근 김민식 측이 제안한 계약 조건을 두고 ‘오버 페이는 어렵다’라는 뜻을 밝혔다.

SSG 관계자는 1월 9일 “여전히 양 측의 갭 차이가 있다. 선수 측에서 준 금액 조건이 우리 구단 생각과도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1년 전 다년계약을 제시했을 때와는 상황이 달라진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그때는 우리도 리스크를 안고 있었지만, 지금은 선수가 FA 시장으로 나간 상황이지 않나. 우리는 오버 페이를 하지 않겠단 생각이다. 다만, 협상이 결렬된 건 아니고 계속 선수 측의 피드백을 기다리고자 한다. 우리 구단도 빨리 협상을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민식 측은 근소한 보장 금액 차이를 좁히고 싶단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민식 측은 “협상 결과를 떠나서 김민식 선수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여론이 생기는 게 안타깝다. 우리는 서로 약간 생각의 차이가 있는 거고 여전히 조율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어쨌든 양 측이 잔류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2024시즌 SSG 홈 개막전 선발 마스크를 김민식 선수가 쓰고 있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SSG 구단은 새해 들어 김민식과 협상 테이블이 아닌 이지영 영입에 더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SG 김재현 신임단장도 김민식과 협상 테이블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사인 앤드 트레이드 소식 발표에 김민식 측은 당혹스러운 눈치였다.

이지영 영입 발표 뒤 김민식 측은 “1월 첫째 주 협상에서 우리 측 제안을 건네면서 SSG 랜더스와 계약을 잘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이 갑자기 벌어져서 당혹스럽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SSG 구단은 “지난 주 선수 측 최종 제안을 구단에서 판단했을 때 꽤 큰 보장 금액 격차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주 초 그 조건으로는 어렵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었다. 선수 측에서 이번 주중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왔는데 협상 실무자가 출장 일정 때문에 곧바로 조율이 어려웠다. 그 과정에서 1월 초부터 시작한 이지영 협상 상황이 진척돼 발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SSG 구단은 이지영 영입으로 김민식과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닫진 않겠단 뜻을 밝혔다. 하지만, 기존에 구단에서 제안했던 조건보다 훨씬 큰 폭으로 깎인 조건이 다음 협상에서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김민식 측도 플랜 B를 펼쳐야 할 때다.

문제는 올겨울 FA 시장이 중소형 FA 선수들에게 매우 가혹한 환경이란 점이다. 샐러리캡을 이유로 지갑을 꼭 동여맨 구단들이 대부분이다. 외부 FA 영입을 쉽사리 진행할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베테랑 포수에 대한 수요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스프링캠프 출발이 임박한 시점까지 계약이 지체되더라도 최대한 상황을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 향후 SSG 구단이 재수정해서 제시할 계약 기준점이 관건이다. 다른 구단들도 그 기준에 맞춰 김민식 영입을 두고 계산기를 두들길 전망이다. 한순간 퇴로가 막힌 김민식이 어떤 타개책을 찾아 생애 첫 FA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FA 포수 김민식. 사진=김영구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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