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캐릭터의 神' 최동훈 감독 장기로 역전 이룰까 [N초점]

정유진 기자 2024. 1.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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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CJ ENM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캐릭터의 신' 최동훈 감독이 자신만의 장기로 역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외계+인' 2부가 성공적이지 못했던 1부의 뒤를 잇는 2부라는 핸디캡을 깨고 호평에 걸맞은 최종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베일을 벗은 '외계+인' 2부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를 잇는 작품이다. 모든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마침내 시간의 문을 열고 무륵, 썬더, 두 신선과 함께 현재로 돌아온 이안이 외계인에 맞서 하바의 폭발을 막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과정을 담았다. 류준열과 김태리,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등이 출연했다.

전작인 1부는 지난 2022년 여름에 개봉해 기대를 깨고, 불과 154만명 남짓한 관객을 모았다. '도둑들'과 '암살'이라는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배출한 '쌍천만 감독'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 낸 의외의 성적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외계+인' 1부의 흥행 실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했으나, 전반적으로는 감독의 이름값에 대한 기대치에 걸맞지 않은 완성도와 재미라는 평이 많았다.

'외계+인' 1부와 2부는 하나로 붙였을 때 비로소 완결성이 생긴다. 1부는 이야기의 여러 가능성들을 심기어진, 이른바 '떡밥'이라고 부를만한 요소들이 나열된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떡밥의 회수는 1부 안에서 이뤄지지 않고 2부를 기약하며 끝났다. 그 때문에 1부는 '산만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예컨대 무륵(류준열 분)의 정체나 이안(김태리 분)의 반전, 스쳐 지나가는 캐릭터인 줄 알았던 민개인(이하늬 분)의 활약 등은 모두 2부에서 풀어지는 이야기들이다. 더불어 SF와 판타지, 사극 등 이질적인 장르가 뒤섞여 있고 방대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점도 이 '산만하다'는 평으로 수렴되는 특징이었다.

'외계+인' 2부 포스터

물론 최동훈 감독의 장기라고 여겨지는 특유의 '캐릭터 플레이'는 1부에도 존재했다. 얼치기 도사 무륵과 미래에서 과거로 떨어진 소녀 이안,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로봇 가드(김우빈)는 매력적인 배우들을 만나 안정적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코믹한 시퀀스들을 견인하는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의 활약 또한 영화의 주요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장르물의 재미는 '떡밥 회수'에 있기에 '떡밥'이 뿌려지기만 하고 회수되지 못한 1부는 한 편의 영화로 흥행하기는 어려웠다.

2부가 1부와는 사뭇 다른 평을 듣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2부는 1부의 반쪽이기에 분명한 완결성을 갖는다. 그 뿐 아니라 1부의 내용을 요약한 부분을 초반이 넣어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도 영화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떡밥의 회수로 미스터리는 해소되며 그 덕에 1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최동훈 감독 특유의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무륵과 이안, 이안과 썬더 사이의 드라마가 살아나고, 흑설과 청운의 감초 활약은 효과가 배가 된다. 1부 보다 더 돋보이는 민개인과 새 캐릭터 능파의 매력도 돋보인다. 비로소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 확실히 1부보다 2부가 영화로서의 경쟁력이 높다.

최동훈 감독은 누구보다 장르물을 맛깔스럽게 만들어내는 연출자다. 그는 기존 장르물 특유의 매력들을 살리면서도 한국적이고 개성 있는 캐릭터와 대사로 관객들에게 '어필'되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타짜'나 '도둑들' '전우치' '암살' 등 대표작들은 모두 그의 이 같은 능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외계+인' 2부는 1부보다 최 감독의 이 같은 장점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2부에 대한 호평이 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 감독은 개봉 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부는 매혹에 대한 영화로 생각했다, 영화가 어떻게 매혹적으로 보일지 신경썼다면 2부는 몰입에 대한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2부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몰입감이다, 오랫동안 영화를 (손) 본 이유가 그런 것이다"라면서 "나는 감독이 아니라 관객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영화를 보면서 관객의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1부와 차별화되는 2부의 장점을 밝힌 바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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