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질병없이 오래 살고 싶다면… 새해엔 이것만 피하라” 美 최정상 장수의학자의 일침

김지수 작가 2024. 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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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녹말은 범죄, 노화 멈추려면 끊어야
나이 드는 것과 건강이 나빠지는 것, 구분해야
노화의 원인은 나이가 아닌 불균형
간단한 습관만 바꿔도 수명 최소 10년은 늘어
블루존 노인들, 100세에도 활동적인 이유
▲기능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마크 하이먼(Mark Hyman) 박사. 그는 신간 ‘영포에버’에서 우리의 세포가 늙어가는 방식을 철저히 매혹적으로 설명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260만 명의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하이먼 박사는 노화에 관한 최신 연구 ‘영포에버’로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비법은 분명하고 실행하기 쉬워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구글 전 CEO 에릭 슈밋

새해가 밝았고 우리는 한 살 더 먹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나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노년에 가까워질수록 쇠퇴와 질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보통 사람이 마지막 20퍼센트의 시간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낸다고 추정한다. 76세까지 산다면 60세부터 이미 죽어간다는 뜻이다. 따져보면 보건의료 역사를 통틀어 지출이 가장 큰 항목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앓는 질병이었다.

노인의 의존 상태가 길어지는 것은 나이듦 때문이 아니라 질병 때문이다.

‘영포에버’의 저자인 미국의 기능의학자 마크 하이먼은 “나이 드는 것과 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노화도 질병이며 질병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5세의 신체로 영원히 젊고 건강하게’라는 텐션 높은 카피를 달고 나온 책 ‘영포에버’에는 인체를 하나의 생태계 네트워크로 보는 기능 의학과 최신 생명과학 뉴스를 바탕으로 생활에 적용할 사려 깊은 건강 정보가 가득하다.

나는 하이먼 박사의 조언에 따라 식생활을 개선한 결과 3주 만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30이나 떨어졌고, 고지혈증 진단 범위에서 정상범위로 들어왔다.

마크 하이먼은 기능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의이자 권위자이며, 정부가 영양학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는 ‘인리치법’을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 그 자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근육통, 면역 기능 장애에 시달리다 50대에 체내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후 인체가 작동하는 방식, 재생하는 방식을 배웠다고 했다.

여러분의 새해 건강 결심을 독려하기 위해 美 최정상 기능의학자에게 연락해 이메일로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하이먼 박사는 “후성유전체는 시시각각 모든 환경의 변화에 반응하기에, 늦었다 생각 말고 좋은 습관을 들이면 질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염색체 끝에는 텔로미어라는 작은 보호용 캡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든다. 요즈음에는 실험실에 의뢰해서 자신의 텔로미어 길이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영포에버’라는 말은 마치 헬스케어 행사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들렸는데, 책을 읽고 보니 매우 혁신적이고 사려 깊은 의학 처방이더군요. ‘영포에버’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노화와 장수에 관한 최신 과학으로 신체 수명과 건강 수명을 모두 연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신체 수명은 목숨이 유지되는 기간, 건강 수명은 질병이나 쇠퇴 없이 건강한 상태로 사는 기간이죠.”

-수명은 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라는 통념이 있습니다만.

“타고난 유전자가 총이라면 환경은 방아쇠를 당기는 것입니다.”

-선생의 건강 나이는 어떤가요?

“저는 최근에 64세가 됐지만, 다시 25세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더 강하고 더 활력이 넘치죠.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 DNA 손상과 텔로미어 단축 등을 측정해서 노화 정도를 보여주는 테스트가 있어요. 58세에 검사했을 때 제 텔로미어의 생물학적 나이는 39세로 나왔습니다.

정기적으로 텔로미어를 측정하면 세포가 젊어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세포 변화와 파괴 속도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 등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건 말만 번드르르한 이론이 아니라 최신 연구 결과예요.”

-건강 수명과 신체 수명이 같아진다면, 오래 산다는 건 어떤 모습입니까?

“추측할 필요 없습니다. 오키나와나 사르데냐의 산악 지대처럼 세계 곳곳에 100년 이상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00살이 넘도록 활동적이고 명석한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제가 만난 그분들은 정원을 가꾸고 요리를 하고 계단을 오르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하며 지내요. 은퇴하지 않고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어나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지역사회에서 활동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다, 내일 죽음을 맞는 겁니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전 세계 블루존은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몸에 좋은 것은 많고 나쁜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상태를 노화라고 합니까?

“인체는 오래된 세포와 단백질을 치우고 복구하며 새로운 분자, 세포, 조직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됐습니다. 노화는 몸 여러 곳에 쇠퇴가 진행되는데 재생되는 부분은 너무 적은 상태입니다.”

-나이가 들면 노화는 자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이 아닐는지요?

“그렇지 않아요. 나이가 드는 것과 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노화와 관련된 기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닙니다. 허약함, 만성 질환, 기억력 및 거동 능력 저하 등 우리가 노화와 동일시하는 많은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근본적인 과정이 잘못되어 발생하는 결과죠.

노화의 원인은 나이가 아니라 불균형입니다.

일례로 알츠하이머, 심장 질환, 암, 당뇨, 우울증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모두 혈당 불균형과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생합니다. 노화는 설탕과 녹말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앉아서 생활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노화는 질병이죠.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근본 원인을 해결하면 되돌릴 수도 있어요.”

-질병을 치료하듯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군요!

“이제까지 의과대학에서는 증상에 맞춘 진단과 치료만 가르쳤지만, 이젠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우리 인체는 강력한 치유시스템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간단히 말해 나쁜 것을 빼내고 좋은 것을 집어넣으면 됩니다.”

-기존의 주류의학과 달리 기능의학은 인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본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7개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한국인들은 최근 면역과 순환, 염증과 활력에 관심이 많습니다.

“만성 질환의 90%는 우리 몸의 상호 연결된 7가지 시스템의 불균형으로 발생합니다. 7가지 시스템은 다음과 같아요. 1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소화 시스템 2 면역 염증계 등의 방어 복구 시스템 3 미토콘드리아 등의 에너지 생산 시스템 4 해독 시스템 5 호르몬 신경전달 물질 등의 전달 시스템 6 림프계 등의 순환 시스템 7 세포 근골격계 등의 구조적 시스템이죠.

서양 의학은 분리해서 치료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령 우울증을 뇌 기능 장애로, 심장 질환을 심장 기능 장애로. 하지만 우리 몸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이나 심장병을 없애려면 뇌나 혈관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살펴보고 불균형을 유발하는 요소를 제거해서 신체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몸 전체를 연결된 네트워크로 보는 기능의학은 개별 치료를 하지 않는다. 불균형을 유발하는 요소를 제거해서 신체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돕습니까?

“예를 들어 보지요. 저를 찾아온 49세의 임원급 비즈니스 코치가 있었어요. 그 남자는 비만, 우울증, 당뇨 전 단계,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렸죠. 전문의들이 항우울제 혈당강하제를 투여하면서 증상은 ‘관리’됐지만 질병은 그대로였고 환자는 괴로워했어요.

저는 이 문제를 염증으로 풀었습니다. 우울증도 뇌에 염증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어요. 환자의 면역계는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잃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는 가공식품, 유제품, 글루텐이 포함된 식품을 전부 끊게 했고, 항염 작용을 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어유, 비타민D 등을 추천했어요. 항진균제를 처방해서 몸속 나쁜 요소를 없앴죠.

제가 질병을 따로 치료한 게 아닙니다. 환자의 장내 생태계를 초기화하고 복구했을 뿐인데, 6주 후 그 사람은 9kg이나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났어요. 우울증, 역류성 식도염, 당뇨병 전 단계, 건선성 관절염까지 사라진 상태로요. 노화로 인한 모든 질환이 똑같은 원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전문의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겁니다.”

-모든 이야기가 ‘증상이 아닌 시스템 치료’로 모이는군요!

“간단한 습관 몇 가지만 바꿔도 인간의 수명은 최소 10년 혹은 20년 늘어납니다.”

-좋은 습관은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말에 큰 위로를 받았어요. 열 살이든 백 살이든 효과는 마찬가지라고요. 70세에 지중해 식단과 걷기를 시작해도 조기 사망 위험률이 65% 감소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다행히도 그렇지 않아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유럽 11개국의 70~90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자주 걷고,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고, 알코올 섭취를 적당히 제한하는 것만으로 암, 관상동맥 심장 질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어요.

물론 10세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70세 이후에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현대인들은 나쁜 음식이나 음식 비슷한 물질을 먹고 있다고 지적하셨어요. 예컨대 어떤 음식이 나쁜가요?

“지방(수소화라는 단어가 들어간 모든 것), 고과당 옥수수 시럽, 초가공 식품(발음하기 어려운 45가지 성분이 들어간 모든 것)은 극도로 나쁩니다.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식품이죠. 초가공식품이 식단의 10%를 차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이 14%씩 증가합니다.

저는 이것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썼어요. 부디 이런 식품은 부엌에서 치우세요. 적당히 즐겨도 될 음식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절대 입에 대지 말아야 할 음식입니다.”

▲설탕과 녹말은 DNA를 교란시킨다.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한 가지만 처방한다면 무엇을 금하시겠습니까?

“식단에서 설탕과 정제 녹말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버리세요!”

-설탕과 녹말이 그렇게 나쁜가요?

“백해무익합니다. 녹말과 설탕은 DNA를 손상해요. 설탕과 녹말의 홍수 때문에 우리의 췌장은 혈당을 통제하려고 인슐린을 더 많이 생산해 냅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심장병, 암, 당뇨병, 치매, 뇌졸중, 고혈압, 염증 등 거의 모든 노화 관련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설탕과 녹말이 단백질에 들러붙어 당화 반응이 일어나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장수 스위치가 꺼지고 노화의 모든 징후가 나타납니다.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미토콘드리아와 마이크로바이옴이 망가집니다. 염증을 촉진하고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죠. 설탕과 녹말을 줄이고, 통곡물과 저혈당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늙는 것을 멈출 수 있어요.”

-선생이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미토콘드리아를 위한 식사법을 소개해 주시지요.

“우리 몸에는 수조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어요. 미토콘드리아는 음식물을 생명 에너지로 전환하는 미세 발전소이자 하이브리드 엔진입니다. 지방과 탄수화물이라는 두 가지 연료로 돌아가죠. 깨끗하게 연소되지 않는 탄수화물보다는 깨끗하게 연소하는 지방이 더 좋습니다. MCT오일은 미토콘드리아를 위한 훌륭한 연료예요.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체내의 정원을 가꾸는 데 도움을 줍니다.

미토콘드리아에 치명적인 설탕과 녹말 대신 저는 매일 신선한 채소, 과일, 콩을 충분히 섭취해서 항산화제와 식물성 영양소를 공급해 줍니다. 연어, 고등어, 치아시드, 아마씨, 호두도 자주 먹어요. 미토콘드리아 막을 형성하는 데는 건강한 오메가3가 필수거든요.”

-노력 대비 효과 면에서는 무엇을 권하시겠어요?

“간헐적 단식이요. 단식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 염증 감소, 에너지 생산 증가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즐거운 경험은 아니죠. 다행히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2~16시간 동안 식사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모든 이점을 얻을 수 있어요.

12시간 단식은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어요. 저녁을 6시에 먹고 아침을 다음 날 아침 6시~8시에 먹으면 12~14시간 동안 금식 효과가 납니다. 그 시간 동안 몸은 스스로 휴식하고 회복하는 거죠.”

▲하이브리드 엔진인 미토콘드리아를 위한 식단.

-무엇보다 식사 한 끼나 조깅 한 번으로 후성유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니, 경이롭습니다. DNA메틸화, 후성 유전체, 엑스포좀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우리의 DNA는 키보드나 피아노의 건반처럼 고정되어 있습니다. 후성유전체는 이러한 건반이 어떻게 연주되는지, 어떤 유전자가 비활성화되고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는지를 결정합니다.

요컨대, DNA에 메틸기를 추가하면 유전자가 꺼지고 메틸기를 제거하면 유전자가 켜집니다. 이 과정을 DNA 메틸화라고 해요. DNA 메틸화는 우리의 식단, 스트레스 수준, 수면 및 운동 습관, 심지어 인간관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엑스포좀(행동과 환경 등의 외부 영향인자)을 구성합니다.

즉, 우리가 먹는 음식, 운동하는 날, 생활에 허용되는 스트레스 등 엑스포좀을 변화시킴으로써 염증을 유발하는 나쁜 유전자를 끄고 종양이나 동맥 손상을 억제하는 좋은 유전자를 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7~8년 전 인터뷰했던 마크 E 윌리엄스라는 노인의학자는 영양보충제를 줄이라고 했습니다. 비타민은 비싼 소변일 뿐이라고요. 하지만 선생은 의견이 다르더군요. 영양보충제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습니까?

“환경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토양은 고갈되고 유전자 변형 식재료는 많아지고 저장 식품류도 만만찮아요. 여러 이유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식단에서 온전히 섭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대부분의 사람에겐 비타민 D, 엽산, 아연, 마그네슘, 오메가3 지방 등의 영양소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만능 해결책은 없어요. 각자 영양소 결핍 여부를 검사하고 신체 기능을 파악해서 맞춤형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질의 지방과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많이 먹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때론 장수가 과욕처럼 비치기도 하는데요. 의학자의 관점에서 장수는 왜 인류에게 개인에게 좋습니까?

“늙고 병들어 죽을 날을 기다리는 노인은 당사자 개인도 가족에게도 국가에도 엄청난 부담입니다. 고령화 사회는 재정적 부담, 돌봄의 부담으로 한 세대를 암울하게 짓누르죠.

하지만 최적의 노화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활동적이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가족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노인을 상상해 보세요. 국가적으로는 연간 수조 달러에 달하는 의료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장수지역인 블루존에서 만난 사람 중 누구에게 큰 영감을 받았습니까?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막 100세가 된 한 여성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가 장수에 대해 들려준 조언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질투하거나 화내지 말고 산책을 하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라”.

물론 수천 년 동안 그녀의 조상들이 살아온 방식이 장수에 더 많이 도움이 됐을 겁니다. 땅에서 염소와 양을 기르고 와인과 올리브유를 직접 만들고, 사교를 즐기고 와이파이나 SNS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죠. 몸에 좋은 걸 넣고 나쁜 걸 차단하는 블루존 주민들은 대부분 건강 수명과 신체 수명이 같아서 건강한 상태로 10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선생의 부모님은 몇 세까지 사셨습니까?

“아버지는 91세까지, 어머니는 88세까지 사셨습니다. 두 분 모두 젊었을 때 담배를 피우셨지요.”

▲30년 간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장수 분야의 최신 연구와 통찰을 제공하는 마크 하이먼의 ‘영포에버’.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딱 3가지만 택한다면 무엇을 권하시겠어요?

“첫 번째, 전분과 설탕에 작별을 고하세요. 두 번째, 명상, 가족과 시간 보내기, 바깥 활동, 요가, 뉴스 끄기 등 심리적 스트레스를 관리하세요. 세 번째, 매일 30분 동안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과 근력 강화를 위한 저항 운동을 번갈아 하세요.”

-수명과 운동도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운동은 텔로미어를 보호하고 길이를 늘입니다. 혈당 조절과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마이크로바이옴과 미토콘드리아의 수도 증가하죠.

법칙은 간단해요. 움직여라. 그렇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노력을 많이 할 필요도 없어요. 매일 20분씩 걷는 것만으로 수명을 몇 년이나 연장할 수 있습니다. 스쿼트나 플랭크 같은 근력 운동을 주 3~4회 추가하면 금상첨화죠.”

-노인과 건강에 대해 반드시 바로잡고 싶은 생각은 무엇이지요?

“노년기를 고통과 쇠퇴 속에서 보내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피할 수 없다는 생각.”

▲운동 법칙은 간단하다. 움직여라. 그렇지 많으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죽음은 어떤 과정으로 맞이하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동반 질환이나 장기간의 통증에 시달리지 않고 부작용이 있는 수십 가지 약을 먹지 않고, 외로움 없이, 지난 수십 년간 병원에서 보낸 시간 없이, 120세 또는 150세에 세상을 떠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것이 제 삶의 은퇴 계획입니다.

저는 개인의 쾌락만을 이유로 120세, 150세까지 살고픈 것이 아닙니다. 63세가 되어서야 이 세상, 가족과 지역 사회에 가치를 더해줄만큼의 지혜와 능력이 생겼을 뿐이죠.”

-마지막으로 노후에 대한 극도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노화에 대해 두려워하는 통증, 질병, 조기 사망은 피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장수의 90%는 유전이 아닌 생활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게다가 우리는 이제 막 노화와 장수 시스템을 이해하고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어요. 더 많은 좋은 뉴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는 사랑과 봉사를 위해섭니다. 죽기 전에 나 자신, 친구들, 가족, 일을 사랑으로 대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죠. 달빛 아래 춤을 추고 자전거로 세상을 누비고 새 언어를 배우고 더 많이 웃고 울고 놀기 위해서예요.

설탕과 녹말을 끊고 잘 자고 운동하고 관계를 튼튼히 하면, 아프지 않고 늙을 수 있어요. 단언컨대 나이 듦은 더욱 매력적인 일이 될 겁니다. 명심하세요. 노화는 나쁜 습관의 청구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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