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규제' 본격 시동… IT 업계 우려 '고조'
[편집자주]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제정 추진에 정보통신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발목만 잡는 역차별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과거 판도라 TV 등 국내 동영상 플랫폼 기업이 저작권법 등의 규제를 받는 동안 해외 기업인 유튜브가 몸집을 키운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들도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결국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①'플랫폼 규제' 본격 시동… IT 업계 우려 '고조'
② '유튜브' 몸집 키운 역차별법 반복될까
③中알리·테무 배만 불린다… 국내 기업 발목 잡는 플랫폼법
④플랫폼법, 혁신 생태계 살리고 독과점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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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법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끼워팔기·자사우대·최혜요구 대우·멀티호밍 등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기업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시장 지배력이 큰 국내 플랫폼들에 적용될 전망이다. 지배적 사업자는 매출액, 이용자 수, 시장 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령을 통해 지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불공정 경쟁을 우려하지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월1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입법 추진을 확고히 했다. 그는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함에 따른 소비자·소상공인·스타트업의 피해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디지털 경제의 어두운 단면을 방치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플랫폼법 제정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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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IT 업계는 법안의 실질 적용이 국내 기업에 치중될 수밖에 없어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기업엔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제(공정거래법)에 더한 이중 규제로 작용해 시장이 위축되고 관련 행정이 낭비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규모가 크지만 아직 매출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성명서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에 유리천장을 만드는 공정위의 플랫폼법 추진에 반대한다"며 "규제 대상이 광범위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예측 가능성도 현격히 떨어뜨려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플랫폼법이 토종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봉쇄하고 향후 기업들의 투자 동력을 상실케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암참은 "근거 없는 섣부른 사전규제는 불필요한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영세 사업자의 판로를 잃게 해 소비자 후생 후퇴를 유발할 것"이라며 "새로운 사전규제 논의보다는 기존 법을 활용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해외 플랫폼의 법인세 회피 등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국내에서 수 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해외 IT 기업들은 매출 대비 세금이 턱없이 적다는 비판의 중심에 있다.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회피가 대표적이다. 2022년 구글이 한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약 170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8605억원을 낸 네이버의 50분의1 수준이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은 2022년 3449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지만 해당 수치에는 구글의 주 수입원인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수수료 매출(한국미디어경영학회 추산 최대 6조4000억원)이 빠진다. 구글코리아는 앱 마켓 매출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싱가포르 법인(구글아시아퍼시픽)에 귀속돼 국내 매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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