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2024] AI에 꽂힌 매드트로닉, 비만 관리 진출한 애보트…당뇨 환자용 의료기기의 진화

김명지 기자 2024. 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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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의료기기 경쟁 나선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
애보트 “GLP-1 비만치료제와 시너지”
메드트로닉 “스마트 인슐린 주입기 평정할 것”
제프 마샤 메드트로닉 CEO(왼쪽)와 로버트 포드 애보트 CEO. /각사 제공

“10년 후에는 당뇨병 의료기기 시장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스마트 인슐린 펌프가 장악할 거에요”(메드트로닉 제프 마샤 최고경영자(CEO))

“5년 안에 연속혈당측정기 매출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달성할 겁니다”(애보트 로버트 포드 CEO)

지난 11일(현지 시각)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애보트, 덱스콤, 메드트로닉 등 글로벌 의료기기 대기업 CEO들이 당뇨병 환자용 의료기기 시장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당뇨병 관리 의료기기 시장은 손가락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의 개발 전 후로 나뉜다고 한다.

연속혈당측정기를 먼저 개발해 시장을 장악한 애보트는 비만관리 시장으로 확대를 노렸고, 후발주자인 매드트로닉은 AI와 결합한 자동 인슐린 펌프로 시장 확대를 모색했다.

◇ 매드트로닉 AI 인슐린 펌프 개발 도전장

원래 혈당측정기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기기다. 1970년대 손가락 끝을 찔러 측정해서 확인하는 방식에서, 동전 만한 패치를 팔뚝에 붙이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스마트폰에 기록해 주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기술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혈당측정기가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다고 알람을 하면, 그 양을 계산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요즘에는 인슐린을 담은 패치를 팔뚝에 부착하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기록하고, 이렇게 기록한 혈당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스마트 인슐린 펌프’까지 나왔다.

JPM에 발표자로 참석한 메드트로닉의 제프 마사 CEO는 “제1형 당뇨병 환자 시장은 매일 여러번 직접 투여하는 독립형 연속혈당기 위주에서 (AI가 알아서 인슐린을 투여하는) 스마트 기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메드트로닉만큼 스마트 기기로의 전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회사는 없다”라고 말했다.

메드트로닉은 최근 유럽에서 최신 자동 인슐린 펌프와 최신 혈당 센서 기술을 결합하는 기기에 대한 CE 승인을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피부 아래에 센서를 삽입해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을 주입하는 일회용 올인원 측정기다. 회사는 올해 봄부터 유럽의 7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 패키지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연속혈당측정기 제품들. 왼쪽부터 프리스타일 리브레(한국 애보트), 가디언커넥트(메드트로닉), 덱스콤G6(휴온스). /각사 취합

반면 연속혈당기측정기 선두주자인 애보트는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성인 당뇨병이라 불리는 2형 당뇨병, 건강한 성인으로 소비자를 확대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였다. 애보트의 로버트 포드 CEO는 이날 JP 모건 컨퍼런스에서 오는 2028년까지 회사의 연속혈당측정기 글로벌 매출이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 애보트, 비만 시장 공략해 글로벌 매출 13조

지난 2021년 기준 애보트의 당뇨병 부문 연간 매출은 43억 달러다.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연간 15% 이상 매출이 급증해야 한다. 포드가 매출 증가를 자신하는 것은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이 제1형 당뇨병에서 제2형 당뇨병, 나아가 비만치료를 원하는 일반인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측정기를 구입하려면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했다. 그런데 미국의 공보험인 메디케어에서 기초인슐린 투여 환자들에게도 기기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애보트가 궁극적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비만’이다.

애보트가 지난 9월 발표한 2019~2022년 미국의 약국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GLP-1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람들은 연속혈당측정기를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CEO는 “이를 두고 다양한 환자군으로 사용을 확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덱스콤도 지난 9월 미국 의약품관리업체 옵텀의 보험청구 건수를 분석해 “GLP-1 치료제를 처방받은 당뇨병 환자들의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보트는 올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혈당측정기 ‘링고’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애보트는 리브레 제품을 ‘렌탈’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데, 링고도 이런 형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혈당측정기는 기기값이 200만원 정도로 비싸다. 여기에 혈당 측정 패치 가격이 한 달에 10만~20만원 정도다. 이 때문에 2년 렌탈을 해서 소모품을 구입하면 기기값은 할인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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