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JP모건 헬스케어'…K바이오 "달라진 위상 체감"
美 샌프란서 8~11일 공식 일정 끝나
"K제약바이오 위상 높아진 것 느껴"
[샌프란시스코=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8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열린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가 막을 내렸다. 기업들이 글로벌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바삐 움직인 만큼 앞으로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PM은 지난 11일 기업들의 공식 발표를 마지막으로 4일 간의 행사를 마쳤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614개의 발표 기업이 참여했고, 일대일 미팅 신청 건수가 최근 20년 간 가장 많은 3만2000건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도가 반영됐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트렌드와 각 기업이 가진 유망 기술 등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JPM에서의 올해 키워드는 역시 ‘ADC’(항체-약물접합체)와 ‘비만치료제’였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과 같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를 출시한 일라이 릴리는 JPM에서 후속 비만치료제를 소개했으며, 위고비를 만든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짐에 따라 올해 물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바이오 기업들은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비만치료제를 소개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사업 글로벌 총괄인 마이크 가이토(Mike Gaito)는 개막식 오프닝 연설을 통해 “2023년은 헬스케어 성과 측면에서 힘든 한 해였으나, 우리는 자금조달 및 M&A 측면에서 좋은 반등을 보였다”며 “우울한 상황 속에서도 코로나 이전의 정상화 수준을 향해 꾸준히 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매우 조용한 한 해를 보낸 후 이제 금리가 인하되고 시장이 안정화되면 전반적으로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당뇨병, 비만, 자가면역 질환 및 CNS(중추신경계) 서비스와 같은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으로 M&A 활동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빅파마들은 JPM 개막날에 맞춰 M&A 소식을 발표했다. 존슨앤존슨(J&J)은 ADC 개발사 엠브렉스(Ambrx) 바이오파마를 20억 달러(한화 약 2조6350억원)에 인수했고, 머크는 이중항체 개발 기업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를 6억8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노바티스도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칼립소(Calypso)를 4억2500만달러(약 5600억원)에 사들였다.
K바이오, 글로벌 무대서 높아진 위상…“좋은 기회 잡아야”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카카오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 6개 기업이 JPM 초청을 받아 발표에 나섰으며, 다수 바이오 기업들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거나 부대행사인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여해 기술교류 및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협회에서 JPM 부대 행사로 진행하는 ‘글로벌 IR @JPM 2024’ 에서 보니 한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사들의 관심이 정말 컸다”며 “질문도 정말 진지했고, 작년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한국 기술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고, 금리인하 등에 따른 투자 기대 등이 나타나면서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막날 글로벌빅파마 다수는 발표에서 국내 기업을 거론한 바 있다. BMS는 오름 테라퓨틱을, 노바티스는 종근당을, 존슨앤존슨은 레고켐바이오와 유한양행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을 언급했다.
글로벌 IR @JPM 2024 행사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선 차백신연구소 정시영 전무는 “이번 행사에서 국내 기업에 대해 관심을 보인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며 “확실히 한국 기업 데이터 퀄리티에 대한 신뢰가 올라간 거 같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도 “다들 기본적인 생각은 여기(미국) 펀딩이 좀 열리고 있고, 작년에는 IPO(기업공개)를 거의 못했으나 올해는 조금씩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은 “여기와서 보는데 한국 기업이 미국, 유럽기업 하는 거 못할 게 없다”며 “전 세계에서 의약품을 팔아보니 느끼는 것인데, 바이오헬스케어 쪽에선 한국이 중요한 전진국가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바이오텍이 많은데, 성공한 듯이 이야기 하지 말고 정직하게 확률로 이야기 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신뢰를 잃으면 안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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