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원 미용실·350원 빵집서 ‘생존소비’…“부러워할 게 아닌데 부럽네”

송광섭 특파원(opess122@mk.co.kr),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4. 1. 1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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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과 소비·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이와 관련해 천중윈 중국정법대학 교수는 최근 공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초저가 상품은 본질에 맞게 소비하려는 고객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관심사를 직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인기에 대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중국인들의 위축된 소비 심리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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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모닝빵 단돈 350원
1800원 미용실도 큰 호응
2030선 ‘사재기 여행’까지
지출 줄이고 ‘생존 소비’만
소비·생산물가 동반 하락에
‘디플레 우려’ 다시 급부상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2위안 빵집 . 우유맛 기본빵은 개당 2위안이고, 팥과 블루베리, 딸기 등이 들어간 빵은 개당 3~4위안에 판매중이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내수 부진과 소비·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감소세도 심상찮다. 12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4.6% 줄어든 3조3800억달러(약 4442조원)를 기록했다. 중국 연간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이 각각 두 자릿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12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036억2000만 달러(약 39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베이징 북부 창핑구에 위치한 ‘쑤메이(苏昧) 2위안빵집’도 가봤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두세 평 크기 빵집에서는 주먹보다 큰 ‘중국식 모닝빵’을 2위안(약 350원)에 팔고 있었다. 딸기잼이나 초콜릿, 블루베리, 팥 등이 들어간 제품은 3~4위안(약 550~730원)이었다.

중국에서도 대중적인 빵집으로 자리잡은 ‘파리바게뜨’의 빵 가격이 보통 10위안(약 1800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맛도 꽤 괜찮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선호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을 찾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2위안 빵집은 하루에 600개 이상이 팔린다는 경험담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위안 빵집은 최근 2개월 동안 칭다오·따렌·난징·쿤밍 등 주요 도시에서 잇따라 문을 열었다.

10위안(약 1800원) 미용실도 인기다. 중국 SNS인 웨이보를 이용하는 한 네티즌은 “아이를 데리고 주말에 미용실을 갔다”며 “어린이는 5위안(약 910원), 성인은 10위안에 꼼꼼하게 잘 잘라준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어 “고객이 많아 머리르 자르려면 대기를 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20·30세대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최근 20·30대 사이에선 ‘사재기 여행’이 유행을 하고 있다. 당장 여행 계획이 없어도 특가로 나온 여행 상품을 미리 쟁여두는 행위를 말한다.

알리바바의 여행서비스 플랫폼인 ‘플라잉피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재기 여행 소비 규모는 1년 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11월 11일) 기간 내 사재기 여행 소비 규모는 1년 전과 비교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서는 ‘배낭 여행’과 같이 최소 비용으로 많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특공대식 여행(特种兵式旅游)’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천중윈 중국정법대학 교수는 최근 공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초저가 상품은 본질에 맞게 소비하려는 고객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관심사를 직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인기에 대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중국인들의 위축된 소비 심리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용 불안 등으로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소비자들이 지갑 끈을 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초저가 소비 열풍이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초기에는 고객들이 초저가를 신선하게 받아들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탓에 상품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거나 인근 매장 증가로 경쟁이 심해지면 지금의 인기가 오래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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