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수 실종, 위기의 男농구

이영빈 기자 2024. 1. 1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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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라운드 연속 외국 선수가 MVP

국내 프로농구 수원 KT 패리스 배스(29·미국)가 지난 8일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세 라운드 연속 외국인 선수가 MVP에 선정된 건 KBL(한국농구연맹) 리그 역사상 처음. 1라운드는 원주 DB 디드릭 로슨(27·미국), 2라운드 창원 LG 아셈 마레이(32·이집트)였다. “외국인 선수만이 빛나는 프로농구를 누가 보겠느냐”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높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는 1997년 KBL 출범과 함께 따라온 숙제다. 1997시즌 경기 평균 득점 10위 안에 든 국내 선수는 9위(23.1점) 전희철(51) 현 서울 SK 감독뿐. 상위 10명 중 국내 선수가 절반을 차지한 건 2010-2011시즌이 유일했다. 그나마 3명은 귀화 혼혈 선수(문태영·문태종·이승준)였다. 올 시즌엔 6위 고양 소노 이정현(25·20.3점), 10위 수원 KT 하윤기(25·16.3점)가 전부다. 프로농구에서 국내 선수가 득점 1위를 차지한 시즌은 없다. KBL 감독들은 1년 중 시즌이 끝난 직후인 5월엔 무조건 일정을 비워둔다. 유럽과 미국에서 다음 시즌 데려올 외국인 선수를 직접 찾아야 하기 때문. 한 프로농구팀 전 감독은 “이때 바짝 일하는 게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고 했다.

올 시즌 1위를 질주하는 원주 DB(25승 6패)는 외국인 선수 로슨 덕을 톡톡히 본다는 평가다. 로슨은 지난 시즌 고양 캐롯(현 소노)을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시킨 공신. 올 시즌에는 DB로 옮겨 평균 22.3점 10.2리바운드 4.8어시스트로 활약 중이다. DB가 지난 시즌 7위에서 1위로 올라선 원동력이란 분석이다. 로슨을 잃은 소노는 공동 8위(10승 20패)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프로농구(B리그)는 2026년부터 동시에 뛸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최다 4명으로 늘린다. 종전엔 2명이었다. 시마다 신지 B리그 사장은 “억지로 일본 선수를 많이 뛰게 한다고 일본 농구가 강해진다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프로농구는 옛 NBA 스타들을 영입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상윤 SPOTV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 위주로 전술이 이뤄지니 결국 국내 농구 스타가 거의 없어지고 국가대표 팀 실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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