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와 교토의 지배층은 종교유산으로 정통성 확보
백수진 기자 2024. 1. 13. 05:41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로버트 파우저 지음 | 혜화1117 | 336쪽 | 2만4000원
이탈리아와 일본의 고도(古都), 로마와 교토엔 공통점이 있다. 로마제국 최초의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즉위 첫해에 로마 내 신전 80여 개를 보수했고, 고대 그리스 문명과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전국시대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천황이 머물던 센토 어소를 복원하고 성곽을 다시 지어 교토가 처음 건립됐을 당시의 분위기를 되살렸다.
수세기에 걸쳐 옛 모습을 간직해 온 세계 여러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로마와 교토의 지배층은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종교적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결과 도시의 역사적 경관을 보존할 수 있었다. 때로는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때로는 사회적 저항을 위해 각기 다른 이유로 역사와 문화를 지켜온 도시들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미국인 언어학자이지만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저자의 이력도 눈에 띈다.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서울부터 도쿄·런던·뉴욕 등 자신이 거쳐온 도시 열여섯 곳에 대해 쓴 ‘도시 독법’도 함께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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