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승 경복고, 올해도 우승 고려대

조원규 2024. 1. 13.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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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준우승만 2번 경복, 올해는 다르다
고대에게 패배는 없다, 과제는 부상관리
빅맨이 없는 고교농구, 장신자 발굴 필요

[점프볼=조원규 기자]

 

지난 10일과 12일, 고려대와 경복고는 연습경기를 가졌다. 대학과 고등학교는 연습경기를 통해 예비 신입생의 테스트는 물론 정규시즌의 다양한 선수 조합과 가능성을 실험한다. 대학팀에게는 고등학교 유망주들을 관찰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수의 아마농구 지도자들은 경복고를 올해 고교 최강으로 지목했다. 이근준, 윤현성, 김성훈, 이병엽 등 작년 연맹회장기 준우승을 일궈낸 2학년들이 더 성장했다. 특히 맨발 203cm 윤현성과 205cm 김성훈의 높이는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작년 중고농구연맹에 등록한 1, 2학년 선수 중 2m 이상 빅맨은 4명에 불과하다. 그중 2명이 경복고에 있고 신장도 다른 2명에 비해 크다. 물론 아직 키가 크고 있는 고등학교 선수라 2m 이상 빅맨은 더 나올 수 있다. 그래도 두 선수의 경쟁력은 부족하지 않다.

 

임성인 경복고 코치가 말하는 윤현성의 장점은 운동능력이다. 점프를 하면 림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탄력이 좋다. 힘이 좋고 스피드 또한 신장 대비 뛰어나다. 김성훈은 장점은 성실함이다. 묵묵히, 꾸준히 훈련하고 집중력도 좋다고 임 코치는 말한다.

 

주장 이근준은 197cm의 장신 슈터다. 2023 연맹회장기 결선 4경기에서 모두 3개 이상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우수상을 받았다. 16세 대표팀 출신 송한준(1학년, 195)과 예비 신입생 김호원(삼선중 3학년, 197)까지 195cm가 넘는 선수만 5명이다.

 

백코트에는 2021년 연맹회장기 중등부 MVP에 이어 작년 고등부 어시스트상을 수상한 이병엽(2학년, 183)과 작년 삼선중 5관왕의 주역 윤지훈(삼선중 3학년, 183)이 있다. 슈팅능력이 좋은 정시후(1학년, 185)는 외곽에서 공격의 밸런스를 맞춘다.

 

임 코치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선수들의 과도한 자신감이다. 배우는 과정에 있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가 달갑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우승 경험이 많은 라이벌 용산고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전력이 성적과 비례하지 않은 사례도 많다.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임성인 코치의 눈은 우승컵을 향해 있다. 작년에 준우승만 두 번 했다. 두 번 모두 용산고에게 패했다. 올해는 한 경기도 지고 싶지 않다. 선수들이 강한 도전정신으로 대학 최강 고려대를 상대하길 바란다.

 

▲ 2년 연속 대학농구리그 통합 챔피언 고려대

 

지난 2년간 고려대의 대학리그 성적은 32승 2패다. MBC배를 포함하면 43승 2패다. 명실상부한 대학 최강자다. 12일 경기에서 그 저력이 드러났다. 뛸 수 있는 선수는 불과 6명이다. 그중 절반은 신입생, 2명은 입학 예정자였지만 전반을 51-22로 압도했다. 경복고는 고려대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문유현과 이동근은 대학과 고등학교의 차이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정기전과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한 선배들은 플레이에 여유가 있었다. 아직 대학 새내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주희정 감독이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문유현은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된 문정현의 동생이다. 작년 FIBA 19세 월드컵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연세대와의 대학리그 플레이오프 결승 종료 1초 전, 동점 상황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3점 슛을 성공했을 정도로 강심장이다.

 

이동근은 늦게 농구를 시작했지만 놀라울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 프로 감독은 “재질부터 또래와 다르다”며 “변수는 있겠지만, 향후 3년 동안의 드래프트에서 최대어일 것 같다”고 극찬했다.

 

198cm의 신장에 탄력과 스피드가 좋다. 준수한 볼 핸들링에 “공수 흐름을 알고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희정 감독 역시 이동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년에 문정현의 대표팀 차출로 인한 공백을 이동근이 잘 메워줬고, 올해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 고려대 이동근

 

주희정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전승 우승이다. 라이벌 연세대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패배를 작년에 상명대, 재작년에는 중앙대에게 허락했다. 올해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연세대의 전력이 좋아졌지만, 승리는 고려대의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고려대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 주에 김태훈과 유민수가 복귀하지만, 정상적인 동계 훈련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다듬어야 한다.

 

우승 경험이 많은, 두터운 선수층은 장점이다. 양준과 이도윤, 유민수와 이동근의 높이는 대학 최고 수준이다. 주장 김태훈과 박준형은 “어느 자리에 넣어도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두 고참이 들어오면 팀의 에너지 레벨이 상승한다.

 

기존의 김도은, 박정환, 문유현의 백코트에 크고 빠른 석준휘(193, G)가 가세했다. 강한 수비와 빠른 공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다. 주희정 감독은 공 소유 시간을 줄이고, 더 빠르게 슈팅 시도를 하는 농구를 원한다. 석준휘는 간결하게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경복고의 고민은 3학년 선수들의 ‘짧은 구력’이다. 5명의 선수 중 4명이 중학교 때 농구를 시작했다. 세기가 부족하고 실수가 많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것에도 아쉬움이 있다. 고려대에게 2쿼터 7-30으로 밀린 이유다. 그래서 임 코치는 첫 대회가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첫 대회에서 잘 풀리면 그 흐름을 시즌 내내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팀은 닮은 점이 많다. 강한 전력을 갖췄고, 만만치 않은 전력의 강력한 라이벌이 있다, 다른 것도 있다. 고려대는 수성, 경복고는 설욕을 꿈꾼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습경기지만 두 팀의 벤치는 진지했다. 겨울에 흘린 땀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조원규 chowk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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