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하흐 감독, 산초 질문에 '모르쇠' 일관..."맨유 복귀? 도르트문트에서 잘 지내길"
[포포투=김아인]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불화를 일으켰던 제이든 산초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입단했다.
도르트문트는 1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시즌 종료 전까지 산초를 임대로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 6월 30일까지다"고 공식 발표했다. 산초는 임대 기간 등번호 10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산초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유스 시절을 거쳐 2017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기량은 만개했다. 2018-19시즌 34경기에 출전해 12골 14도움을 올렸다. 꾸준히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산초는 도르트문트에서만 137경기에 50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로 거듭났다.
2021-22시즌 맨유에 8500만 유로(약 1200억 원)로 합류했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하면 입지가 달라질 거란 예측이 있었지만, 2022-23시즌에도 주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하면서 산초는 41경기 7골 3도움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개막 후 충격적인 항명 사태가 발생했다. 맨유와 아스널의 4라운드에서 산초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기 종료 후 텐 하흐 감독은 산초가 훈련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산초는 자신의 SNS에 스스로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감독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제시했다.
불화설이 점화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텐 하흐 감독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산초를 1군 훈련에서 제외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후 산초는 현재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군 선수들이 사용하는 시설조차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주변에서도 나섰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맨유에서 완전히 추락한 산초의 이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성기를 보냈던 도르트문트행이 강력하게 떠올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제이든 산초가 이동한다. 맨유와 도르트문트 간 임대 거래가 진행 중이며 완전 이적 조항은 없다. 산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오늘 늦게 도착한다. 도르트문트는 400만 유로(약 57억) 안에서 급여의 일부와 임대 수수료를 부담한다. 비행기 탑승 완료”라고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친정팀으로 복귀한 산초.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텐 하흐 감독과의 불화 이후 삭제했던 SNS 계정을 복구했다. 프로필 사진도 맨유 시절이 아닌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은 사진으로 교체했다. 입단 영상에서는 도르트문트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산초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탈의실에 들어갔는데 집에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이 팀을 잘 알고 있고, 팬들과 가깝게 지냈다. 구단 담당자들과 연락을 끊은 적도 없다. 얼른 동료들을 다시 만나고 싶고, 웃으며 축구하고 싶다. 골, 어시스트를 올려서 구단이 목표를 이루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일단 도르트문트에 합류하지만, 산초가 완전히 맨유를 떠날 수는 없다. 영국 매체 '미러'는 “산초는 도르트문트에 임대로 합류할 예정이지만, 임대를 마치면 맨유 복귀할 것이다. 도르트문트가 산초를 완전 영입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도르트문트의 재정 문제를 언급했다.
한편 텐 하흐 감독도 산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산초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잘 지내고 성공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초가 맨유에 복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이미 대답했다. 이 정도 답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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